분화

분화

[ differentiation ]

분화 (differentiation)란 세포가 분열하여 만들어진 딸 세포들이 원래의 모 세포와 다른 기능을 얻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한 조직이나 세포에 특화된 기능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분화는 단세포였던 수정란이 수많은 세포 분열을 거듭하면서 성체로 자라는 과정에서 수없이 일어난다. 사람의 수정 초기에 수정란에서 만들어진 세포들은 특정한 기능을 갖지 않은 세포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점점 세포 분열을 해가면서 일부의 세포는 간의 기능을 갖게 되고, 어떤 세포는 피부의 기능을 갖게 된다. 이를 간으로 분화 혹은 피부로 분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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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 용어의 설명

분화는 한자로 分化라고 쓴다. 나눌 분 (分), 될 화 (化)이다. ‘나누어진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나누어진다는 것은 세포들이 분열 후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세포로 나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체가 분화없이 단순히 세포분열만 계속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생명체는 세포 수만 많아질 것이다. 생명체가 성체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세포 분열 후 분화가 일어나서 각각 전문화된 기능을 갖는 세포 혹은 조직을 갖춰야 한다.

분화

세포가 분화한다는 것은 성체로 발달해가는 과정 중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세포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물의 예를 들어보자. 암술과 수술이 만나 수정해서 만들어지는 수정란에는 잎, 뿌리, 물관 같은 조직이나 기관은 없다.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만들어진 초기 수정란에는 신경 조직, 근육, 콩팥 등 전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나 기관이 없다.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 혹은 조직들은 발달을 해가면서 나중에 생기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분화는 비가역적이다. 한번 특수한 기능을 갖는 조직, 기관 혹은 세포로 분화하고 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세포가 분열하고 나서 특수한 기능을 하는 세포로 분화하기 위해서는 두 딸 세포를 서로 다르게 분화시키는 조절자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하나의 모 세포에서 2개의 딸 세포가 만들어졌는데 이 두 딸 세포가 하나는 A라는 기관으로 분화하고 다른 하나는 B라는 기관으로 분화한다고 가정해보자. A라는 기관으로 분화해갈 세포에는 B라는 세포로 분화해갈 세포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조절자가 작용하게 된다. 이런 분화 조절에서 전사 (transcription)수준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전사조절인자 (transcription factor)의 발현을 잘 조절하는 방법으로 생명체는 분화를 통제하고 조절한다.

그림 1. 전능성을 가진 배아 줄기세포로부터 일어나는 세포 분화의 예 ()

예를 들어 전능성을 가진 배아 줄기 세포 (pluripotent embryonic stem cells)에서 일어나는 분화의 예를 들어보자. 전능성을 가진 배아 줄기 세포 (pluripotent embryonic stem cells) 하나는 세포 분열을 한 후 내배엽 라인 (endoderm line), 중배엽 라인 (mesoderm line), 외배엽 라인 (ectoderm line)으로 된다 (그림 1). 이들은 각각 다능성 줄기 세포 (multipotent stem cells)로 변화한다. 세포 분화가 더 진행되면 내배엽 라인 (endoderm line)으로부터는 폐와 췌장같은 기관이 형성되고, 중배엽 라인 (mesoderm line)으로부터는 심장근육이나 적혈구같은 것들이 형성된다. 외배엽 라인 (ectoderm line)에서는 피부나 뉴런같은 것들이 형성된다. 골수, 피부, 제대혈, 유치 (어릴때 나는 이빨)로부터 줄기 세포를 다시 만들 수 있는데, 이들을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라고 한다.  

탈분화 (dedifferentiation)

탈분화는 분화가 끝난 세포가 분화하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미분화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람의 피부 세포와 간 세포는 모두 수정란에서 비롯되었지만 각자의 기능에 필요한 일만 수행한다. 만약 사람의 세포를 탈분화시킬 수 있다면 분화가 끝난 간 세포를 수정란과 같은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다시 재분화 (redifferentiation) 과정을 거쳐서 수정란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조직이나 기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림 2. Pteris vittata라는 고사리류 식물의 배우체 (gemetophytes)에서 유래한 캘러스 (callus)()

식물은 동물에 비해 탈분화가 비교적 쉽게 일어난다. 잎이나 뿌리로 분화가 끝난 세포를 탈분화시켜 수정란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세포로 되돌릴 수 있다. 식물에서 탈분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호르몬 처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오옥신의 첨가가 꼭 있어야한다). 분화가 끝난 식물세포를 탈분화시키면 캘러스 (callus)라고 하는 세포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그림 2). 이 캘러스 (callus)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세포 덩어리에 불과하며 새로운 배지로 옮겨주면 계속 세포 분열을 하면서 무한 증식한다. 탈분화된 세포에 적절한 호르몬 처리를 하여 식물의 기관을 만들어내는 재분화 (redifferentiation)도 가능하고 (그림 3), 심지어 성체로까지 재분화 (redifferentiation)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그림 3. 적절한 호르몬 처리를 하여 담배 (Nicotiana tabacum)의 캘러스 (callus)로부터 잎을 재분화 (redifferentiation)시킨 사진 ()

참고문헌

  1. Hartwell, Hood, Goldberg, Reynolds, Silver, Veres (2008) Genetics: from genes to genomes. 3rd edition. McGraw-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