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

마초(MACHO)는 massive astrophysical compact halo object의 약자로 은하의 헤일로(halo)에 존재하는 어두운 별, 갈색왜성, 행성, 중성자별, 블랙홀 등 천문학적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밀집(compact) 천체를 말한다. 또 다른 종류의 암흑물질 후보인 윔프(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 WIMP)라 불리는 소립자들과 대비되는 천문학적 천체들을 지칭하기 위해 천문학자 그라이스트(Kim Griest)가 처음 이 이름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영어로 윔프는 약골이란 뜻이 있고 마초는 남자다운 남자란 대비되는 뜻처럼 윔프와 마초는 물리적인 특성이 대비된다. 마초는 밀집된 천체여서 미시중력렌즈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데 관측으로 발견된 미시중력렌즈 사건의 빈도로부터 우리은하에서 마초의 총 질량이 헤일로 전체 질량의 20% 정도를 이루고 있음이 알려졌다.

그림 1.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확인된 마초. 화살표로 표시된 가운데 푸른 별이 대마젤란은하의 광원별이고 바로 옆 붉은 천체가 중력렌즈로 작용한 마초이다. VLT 관측으로 이 붉은 천체는 헤일로에 있는 붉은 왜성임이 확인되었다.(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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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다른 외부은하와 마찬가지로 우리은하 내 별이나 기체의 운동으로부터 추정되는 우리은하 헤일로의 총 질량은 천문학적으로 쉽게 관측되는 별이나 기체들의 질량의 총 합보다 훨씬 더 커서 천문학적으로 잘 관측되지 않는 암흑물질(dark matter)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이 암흑물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천체 또는 물질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헤일로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이 마초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일반적인 기체일 경우 스스로 빛을 내거나 다른 별이나 은하의 빛을 흡수하게 되어 그 존재를 알아낼 수 있지만 마초 같이 작고 어두운 천체라면 보통의 천문관측으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헤일로 질량 대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암흑물질의 또 다른 후보로 제시된 윔프는 아직 전혀 검출된 바가 없고 이론적으로만 제안된 입자들이지만 마초는 천문학적으로 이미 존재가 알려져 있는 천체들이란 장점이 있다.

마초는 전자기파를 이용한 관측으로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작은 크기를 가진 밀집된(compact) 천체이므로 이들의 중력에 의해 배경 별이 밝아지는 미시중력렌즈효과로 검출할 수 있다고 파친스키(Bohdan Paczynski)가 1986년 제안하였다. 다만 이런 미시중력렌즈는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작아서 많은 별들의 밝기 변화를 장기간 관측해야 확인될 수 있다. 미국과 호주 공동연구팀 마초연구팀(MACHO Collaboration)은 1992년 7월부터 5.7년 간 우리은하 헤일로 바깥에 있는 대마젤란은하의 1200만 개 별에 대한 측광을 수행하였다. 그림 2는 마초연구팀의 대마젤란은하 주위 관측 영역들을 보여주고 있다. 원으로 표시된 숫자들은 미시중력렌즈 현상이 발견된 별의 위치들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3은 이 미시중력렌즈 사건들에서 상의 밝기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시중력렌즈에서 예상되는 이론적 밝기변화(실선)과 관측 자료(점과 막대)가 잘 일치하고 있다.

그림 2. 마초연구팀이 관측한 대마젤란은하의 영역들.(출처: ; )

그림 3. 마초연구팀이 대마젤란은하의 별들을 관측하여 발견한 미시중력렌즈사건들의 광도곡선. 시간에 따른 상의 밝기를 보여주고 있다. 가운데 봉우리들이 중력렌즈에 의해 가장 밝아진 순간들이다.(출처: , )

이론적으로 기대되는 미시중력렌즈 사건의 총 수는 헤일로에 존재하는 마초의 총 질량에 비례하므로 이 실험으로 발견된 미시중력렌즈 사건 13~17개는 마초의 총 질량이 헤일로 전체 질량의 8% 이상, 50% 이하(95% 신뢰구간)여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헤일로 질량의 상당 부분은 미시중력렌즈를 일으키지 않는 암흑물질, 아마도 윔프 같은 특별한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마초 실험에서 발견된 미시중력렌즈 사건 일부분은 후속 관측으로 우리은하 헤일로가 아닌 우리은하 원반에 위치한 별에 의해 생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헤일로 내 마초의 총 질량은 더 작은 것으로 현재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