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활성제

계면활성제

[ surfactant ]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해주는 두 가지 다른 성질을 가진 물질

목차

계면활성제란?

계면활성제는 이름 그대로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이 만나는 면(표면 또는 계면)에서 활성화된 물질이다. 계면활성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는 surfactant를 사용하는데, 이는 표면 또는 계면을 뜻하는 surface와 활성을 나타내는 물질이라는 뜻의 active reagent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이다. 즉,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은 경계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분자를 말한다.

계면활성제의 구조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것은 물은 극성을 가지고 기름은 비극성의 성질을 가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극성인 분자는 극성인 분자와 잘 섞이고, 비극성인 분자는 비극성인 분자끼리 잘 섞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계면활성제는 기본적으로 한 분자 내에 극성인 부분과 비극성인 부분이 함께 존재하는 분자에서 나타나게 된다. 즉, 분자 안에 물을 좋아하는 부분인 친수성(hydrophilic) 부분과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hydrophobic) 부분을 동시에 갖는 분자들이 계면활성제로 사용될 수 있다. 보통 통틀어 기름(oil)이라고 부르는 물질들은 물에 섞이지 않고 용해 측면에서 반대되는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 부분은 동시에 기름을 좋아하는 친유성(lipophilic)인 성질을 보여주고, 물을 좋아하는 친수성 부분은 기름을 싫어하는 소유성(lipophobic) 성질을 나타내게 된다. 일반적인 계면활성제의 경우 탄소 원자가 길게 연결된 사슬 형태가 소수성 부분을 구성하고 있고, 극성을 가지는 친수성 부분은 그 크기가 소수성 부분보다 현저히 작으므로, 친수성 부분을 머리(head)라고 부르고 소수성 긴 사슬 부분을 꼬리(tail)라고 부른다.

비누 등의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 되는 계면활성제인 소듐 스테아르산의 구조()

계면활성제의 종류

단순히 머리와 꼬리 부분이 상대적으로 다른 극성을 가지는 분자를 모두 계면활성제의 범주에서 생각할 수 있으므로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계면활성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를 분류하는 기준으로는 머리 부분의 구조와 성질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물과 상호 작용을 하는 머리 부분이 음이온을 가지고 있는 계면활성제는 음이온 계면활성제, 친수성 머리 부분이 양이온을 가지고 있는 계면활성제는 양이온 계면활성제로 구분하며, 그 외에도 양이온과 음이온을 동시에 머리 부분에 가지는 쯔비터 이온(zwitter ion) 형태의 계면활성제, 극성을 가지지만 중성인 부분을 포함하는 중성 계면활성제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계면활성제의 종류: 왼쪽 하늘색이 친수성(hydrophil) 부분 오른쪽 회색이 소수성(hydrophob) 부분. 머리 부분인 친수성 부분의 종류에 따라 계면활성제를 구별한다. ()

생활 속의 계면활성제: 세제

계면활성제의 주 사용처는 세제, 유화제, 습윤제, 기포제, 분산제 등인데, 공통으로 물과 물을 싫어하는 물질을 잘 섞이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 우리 생활 및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세제이다. 기름이 들어있는 요리를 담았던 식기 등을 물로만 세척하면 기름때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세제를 사용하면 기름때가 말끔히 제거되는 것은 바로 계면활성제의 역할 때문이다.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꼬리 부분은 기름때와 상호 작용을 하고, 기름때를 둘러싼 계면활성제의 머리 부분은 이 기름때-계면활성제 덩어리들이 물에 녹을 수 있도록 상호 작용을 하여 기름이 물에 의해 씻겨 나가도록 한다. 빨래에 사용되는 세제도, 옷에 진 기름 때들을 비극성 분자간 상호 작용으로 섬유로부터 떼어내고, 친수성 부분의 상호 작용에 의하여 물에 녹아서 씻겨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면활성제가 사용된 다양한 세제들 ()

세재에 주로 포함 된 대표적인 세 종류의 계면활성제 구조 ()

생활 속의 계면활성제: 식품

두 종류의 섞이지 않는 액체가 균일하게 혼합되어있는 것을 에멀션(emulsion)이라고 한다. 가령 식용유와 물을 한 컵에 따라 놓으면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지만, 열심히 흔들거나 저어서 두 층을 섞어 놓으면 물 안에 작은 기름방울들이 분산된 상태를 만들 수 있고, 이 상태를 에멀션이라고 한다. 다만, 물과 기름의 경우에는 가만히 두면 비극성인 기름끼리 뭉쳐서 점점 큰 덩어리를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다시 물 층과 기름 층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우유도 물과 단백질, 지방 등으로 이뤄진 액체 혼합물인데, 우유의 경우에는 오랜 시간 가만히 두어도 물과 지방 층으로 나뉘지 않는다. 우유의 경우에는 계면활성제에 의해 에멀션이 안정화되었기 때문인데, 이 경우 우유 안의 레시틴(lecithin)이 계면활성제의 역할을 한다. 달걀 노른자에 식용유와 식초, 향신료 등을 섞어주면 마요네즈(mayonnaise)를 얻을 수 있는데, 이때도 달걀 노른자 속의 레시틴이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며 식용유와 재료들 내의 물 또는 극성 분자들과의 혼합을 도와주고, 에멀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시틴에 포함된 인지질의 한 형태: 검정색은 글리세롤, 초록색은 불포화 이중 결합을 하나 가지는 지방산, 파란색은 포화 지방산, 빨간색은 콜린과 인산을 나타내고 있다. ()

우리 몸 속 계면활성제

생체의 중요한 계면활성제에는 데옥시콜산 소듐(sodium deoxycholate)처럼 쓸개에서 분비되어 지방의 분해를 돕는 물질이 있다. 이러한 생체 계면활성제는 세포로부터 특정한 물질을 분리, 정제할 때 중요하게 사용된다. 예컨대 1944년에 에이버리(Oswald Avery, 1877-1955) 등이 DNA가 유전물질임을 증명하는 실험 중 가열한 폐렴균에서 DNA를 정제할 때 일단 데옥시콜산 소듐을 가하고 세포막을 분쇄한 후 탄수화물, 지방질, 단백질, 핵산 등을 차례로 분리했다. 이렇게 해서 얻은 순수한 DNA의 원소분석 결과는 이론값과 잘 일치했다.

마이셀 구조

물과 같은 극성 용매에 계면활성제가 고르게 섞이고 계면활성제끼리 만날 수 있는 농도가 되면, 계면활성제끼리 물 안에서 뭉친 구조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일정하게 모여 있는 계면활성제의 배열을 생각해보면,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 꼬리 부분은 꼬리 부분끼리 모이고, 가능한 물과 직접 닿지 않는 모양을 이루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계면활성제 분자가 둥글게 모여서 꼬리는 안쪽으로, 동시에 물(또는 극성 분자)을 좋아하는 머리는 바깥쪽으로 위치한 구형 모양을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구조를 마이셀(micelle)이라고 부른다. 계면활성제가 기름과 같은 비극성 용매 내에 섞이게 되면 반대의 경향(머리가 안쪽으로 모이는 구조)을 보일 것이고, 이를 역마이셀(reverse micelle)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마이셀의 형성은 계면활성제가 어느 정도 자기들끼리 모일 수 있는 농도가 되어야 하므로, 마이셀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임계 마이셀 농도(critical micelle concentration)을 가지며, 그 외에도 온도, pH, 다른 이온이나 극성 물질의 영향 등의 외부 자극에도 영향을 받는다.

마이셀의 구조 ( )

수용액 내에서 계면활성제가 이루는 마이셀의 구조: 초록색 머리 부분이 친수성 부분으로 마이셀의 바깥쪽을 이루고, 노란색 소수성 사슬이 안 쪽을 향한다.( )

참고 자료

동의어

계면활성제, 계면 활성제, 계면 활성제(surfac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