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퓸

유로퓸

[ europium ]

유로퓸(Europium)
상태 고체
원자번호 63
원자량, u 151.96
녹는점, °C 826
끓는점, °C 1529
밀도, g/cm3 5.264
원자반지름, Å 1.98

1901년에 처음으로 분리되었고 유럽이란 이름에서 유래하여 명명된 유로퓸은 중간 정도의 강도를 지니는 은빛의 금속으로 대기나 물에 의해 쉽게 산화된다. 란타넘족 원소의 전형적인 구성 원소로써 주로 3가의 산화 상태로 존재하지만 2가의 경우도 흔하다. 유로퓸은 특별한 생물학적 특성을 보이지는 않고 다른 중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성이 덜하며, 그 활용은 대부분 광원 물질 제조와 연관되어 있다.

목차

유로퓸의 물리·화학적 특성

Eu()

유로퓸은 연성을 지니는 금속으로 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다. 유로퓸의 일부 물리적 성질은 전자 껍질이 반만 차있다는 특징과 관련되어 있으며, 란타넘족 원소들 중에서 끝에서 두 번째로 낮은 녹는점과 가장 낮은 밀도를 지닌다. 1.8 K 이하의 온도와 80 GPa의 압력 하에서는 초전도성을 띠는데, 이는 금속 상태에서 +2 산화 상태의 유로퓸이 이러한 조건에서는 +3의 상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2 상태에서는 국부 자기 모멘트(local magnetic moment)가 유로퓸의 초전도성을 억제하지만, 그보다 높은 산화 상태로 바뀌면 이러한 자기 모멘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희토류 원소 중 가장 반응성이 높은 유로퓸은 대기 중에서 빠른 속도로 산화되는데 센티미터 크기의 샘플이 단 며칠 사이에 완전히 산화될 정도이다.

과의 반응성은 칼슘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높으며 그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2 Eu(s) + 6 H2O(l) → 2 Eu(OH) 3(aq) + 3 H2(g)

이러한 고유의 높은 반응성 때문에 미네랄 오일 속에서도 고체 상태 유로퓸 표면은 금속 특유의 광채를 띠는 경우가 거의 없다. 유로퓸은 150 ℃과 180 ℃ 사이에서 발화하여 +3 상태의 산화물을 형성한다.

4 Eu(s) + 3 O2(g) → 2 Eu2O3(s)

유로퓸은 묽은 황산 용액 속에서 반응하여 옅은 분홍빛을 띠는 3가의 유로퓸 9수화물(nonahydrate) 용액을 만든다.

2 Eu(s) + 3 H2SO4(aq) + 18 H2O(l) → 2 [Eu(H2O)9]3+(aq) + 3 SO42−(aq) + 3 H2(g)

유로퓸의 가공 및 정제

유로퓸()

유로퓸은 주로 희토류광(Bastnäsite), 제노타임(xenotime), 모나자이트(monazite)와 같은 광물에서 다른 희토류 금속들과 함께 발견된다. 우선 이러한 광물들을 가열한 뒤 산으로 처리한 후, 기본적인 침출 공정을 거쳐 란타넘족 원소들을 따로 분리해낸다. 만일 이 추출물 내 세륨의 비중이 높다면 +4의 높은 산화 상태로 전환시킨 뒤 여과해 따로 분리해낸다. 그 후 이러한 추출물에 용매 추출법(solvent extraction)이나 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ion-exchange chromatography) 방법을 사용하여 유로퓸이 고농도로 포함된 별도의 추출물을 얻어낸다. 이러한 추출물은 아연아말감, 전기 분해, 또는 기타 다른 방법을 이용해 +3 상태의 유로퓸에서 낮은 상태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유로퓸은 알칼리 토금속과 유사한 반응성을 지니며, 탄산염 상태로 변환되어 여과되거나 또는 황산 바륨(BaSO4)과 함께 여과될 수도 있다.

유로퓸의 발견과 역사

드마르세이()

비록 유로퓸이 다른 희토류 금속들을 포함하는 다양한 광물들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긴 했지만,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오랜 기간 동안 순수한 물질을 얻지는 못하였다. 1800년대 후반 크룩스(W. Crookes)가 희토류 원소들의 인광(phosphorescence) 스펙트럼을 발견했고, 드부아보드랑(P. L. de Boisbaudran)이 1890년대 처음으로 유로퓸의 스펙트럼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유로퓸 원소에 대한 실질적인 확인은 프랑스의 화학자 드마르세이(E. A. Demarçay)에 의해 이루어졌다. 1986년 그는 당시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소였던 사마륨의 표본을 연구하던 중 그 때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 다른 원소가 표본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1901년에 이를 성공적으로 분리해낸 후 유로퓸이라 명명하였다. 유로퓸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 5×10−8%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원소이기도 하다.

유로퓸의 활용

Eu2O3()

유로퓸은 다른 희토류 원소들에 비해 여러 분야에 많이 활용되기보다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어 사용되는데, 주로 +2 혹은 +3 산화 상태의 유로퓸을 인광과 관련된 용도로 사용한다. 금속 자체를 특정한 종류의 유리나 레이저, 광전자 장비에 직접 활용하거나, 산화물 중 하나인 삼산화 이유로퓸(Eu2O3)을 TV의 모니터나 형광등에 사용되는 적색 인광체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트륨 기반의 인광체의 활성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3 상태의 유로퓸이 빨간색 인광을 발산하는 반면, 그보다 낮은 상태의 유로퓸은 결정 구조나 조성에 따라 자외선부터 빨간색까지 다양한 색과 파장의 빛을 발산할 수 있다. 또한, 형광 유리의 제조에도 쓰이며 마약 검출을 위한 스크린의 생체 분자 반응 조사나 유로화 지폐의 위조 방지 등에도 사용된다.

유로퓸 화합물인 Eu(fod)3 (= Eu(OCC(CH3)3CHCOC3F7)3)의 경우, 과거에는 NMR용 이동 시약(shift reagent)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나, 가격이 더 저렴한 초전도체의 출현으로 현재는 그 사용량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Eu(hfc)3와 같은 카이랄성 이동 시약(chiral shift reagent)은 거울상 화합물(enantiomer)의 순도를 측정하기 위한 용도로 여전히 쓰이고 있다. 2015년에는 양자 메모리칩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