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이동

전기 이동

[ electrophoresis ]

전기 이동은 용액에 전극을 넣어서 전기장을 걸면 용액 내 전하를 지니고 있는 분자(또는 이온)들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용액 내에서 전하를 지니고 있는 분자(또는 이온)은 반대 전하를 지닌 전극으로 이동하게 되며 (음전하를 지닌 분자는 (+)극으로, 양전하를 지닌 분자는 (-)극으로), 주로 물질의 전하나 분자량 등에 따라서 이동하는 속도가 다르므로 이 성질을 이용하여 분자 또는 이온들을 분리할 수 있다. 이온들 뿐아니라 콜로이드 입자, 그리고 단백질, 핵산과 같은 생체 고분자의 분리 및 분석에 널리 사용된다.

목차

역사

  • 1807년에 러시아의 물리학자 레우스(A. Reuss)가 점토의 현탁액에 직류 전원을 가했을 때 전하를 띤 입자들이 이동하는 현상을 처음 발견하였다.
  • 1930년대에 스웨덴의 생화학자 티셀리우스(A. W. K. Tiselius)가 혈청 단백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전기 이동 장치(티셀리우스형 전기 이동 장치)를 개발하였고, 이에 대한 공로로 1948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 젤 전기 이동이 등장하여 단백질이나 핵산의 분리, 단백질의 분자량 측정 등 생화학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많은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 1990년대에 모세관 전기 이동을 결합시킨 자동화 기기가 도입되면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에서 인간 유전체 염기 서열을 분석하는 목표를 달성하였다.

원리1)

전기 이동은 전기 이동 흐름과 전기 삼투 흐름에 의해서 좌우된다. 일반적인 젤 전기 이동에서 전기 삼투 흐름은 작지만, 모세관 전기 이동에서는 전하를 띤 모세관의 내벽으로 인하여 이 흐름이 훨씬 크다.

전기 이동 흐름(electrophoretic flow)

일정한 전기장 안에서 전하를 지닌 분자(또는 이온)은 반대 전극을 지닌 전극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 분자의 전체 전하나 크기에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다르다.

전하 q(단위:쿨롱)를 지닌 분자(이온)에 걸어준 전기장이 E(단위:V/m)라면 이온에 걸리는 힘은 @@NAMATH_INLINE@@qE@@NAMATH_INLINE@@(단위:N)가 된다.

또한, 용액 내에서 걸리는 마찰력은 @@NAMATH_INLINE@@fu_{ep}@@NAMATH_INLINE@@(@@NAMATH_INLINE@@f@@NAMATH_INLINE@@는 마찰계수, @@NAMATH_INLINE@@u_{ep}@@NAMATH_INLINE@@은 이온의 전기 이동 속도)가 되는데, 전기장에 걸린 힘과 같게 되면 해당 이온은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게 된다.

@@NAMATH_INLINE@@qE = fu_{ep}, u_{ep}=\frac{q}{f}E=\mu_{ep}E@@NAMATH_INLINE@@

전기 이동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힘(전기장 힘과 마찰력) ()

이때 이온의 전기 이동 속도와 전기장 세기 사이의 비례 상수를 전기 이동 이동도(electrophoretic mibility, @@NAMATH_INLINE@@\mu_{ep}@@NAMATH_INLINE@@)라고 한다.

스토크(Stokes)식에 의하면 점도가 @@NAMATH_INLINE@@\eta@@NAMATH_INLINE@@인 유체 안에서 이동하는 반지름이 @@NAMATH_INLINE@@r@@NAMATH_INLINE@@인 구형 입자의 마찰계수(@@NAMATH_INLINE@@f@@NAMATH_INLINE@@)는 @@NAMATH_INLINE@@f=6\pi\eta r@@NAMATH_INLINE@@이므로, 결과적으로 수식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NAMATH_INLINE@@\mu_{ep} = \frac{q}{f}= \frac{q}{6\pi\eta r}@@NAMATH_INLINE@@

그러므로 분자(이온)의 전기 이동 속도는 전체 전하가 클수록, 그리고 분자의 반지름이 작을수록 커지게 된다.

전기 삼투 흐름(electroosmotic flow)

전하를 띤 표면에 수용액이 접촉하게 되면, 표면에서는 표면의 전하와 반대 부호를 지닌 이온이 훨씬 더 많이 분포하게 된다. 이때 전압을 가하면 반대 부호의 이온이 많이 분포한 부분은 반대 전극으로 끌려가게 되는데 이것을 전기 삼투 흐름이라고 한다. 대체적으로 용융 실리카 모세관의 내벽은 pH 3 이상에서 음전하를 지니는 실란올기(Si-OH)를 지니게 되므로 모세관 내벽의 음전하로 인하여 과량의 양이온들이 표면에 층을 형성한다. 이때 전압을 걸어주면 과량의 양이온층으로 인해서 전체적으로 (-)극으로 끌려가게 된다.

이때 전기 삼투 속도(@@NAMATH_INLINE@@u_{eo}@@NAMATH_INLINE@@)는 걸어준 전기장에 비례하게 되므로

@@NAMATH_INLINE@@u_{eo} = \mu_{eo} E@@NAMATH_INLINE@@

이온의 전기 삼투 속도와 전기장 세기 사이의 비례 상수를 전기 삼투 이동도(electroosmotic mobility, @@NAMATH_INLINE@@\mu_{eo}@@NAMATH_INLINE@@)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포물선 모양의 유체 흐름을 보여주는 층류(laminar flow)와는 달리 전기 삼투 흐름은 내벽에 매우 가까운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속이 동일하다. 이로 인하여 분석 물질의 확산에 의해서 띠가 넓어지는 현상이 없으므로 분리 효율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모세관에서 나타나는 전기 삼투 흐름 ()

(a)일반적인 층류과 (b)전기 삼투 흐름 단면 ()

이온의 실제 이동도

실제 이온의 이동도는 이온의 전기 이동 이동도(@@NAMATH_INLINE@@\mu_{ep}@@NAMATH_INLINE@@)와 전기의 삼투 이동도(@@NAMATH_INLINE@@\mu_{eo}@@NAMATH_INLINE@@)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NAMATH_INLINE@@\mu_{app} = \mu_{ep} + \mu_{eo}@@NAMATH_INLINE@@

표면이 음이온으로 하전된 모세관에서 양이온 분석 물질의 전기 이동 흐름은 전기 삼투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실제 이동도(@@NAMATH_INLINE@@\mu_{app}@@NAMATH_INLINE@@)는 전기 삼투 이동도(@@NAMATH_INLINE@@\mu_{eo}@@NAMATH_INLINE@@)보다 크게 된다. 반면에 음이온 분석 물질의 전기 이동 흐름은 전기 삼투 흐름과 반대 방향이 되므로 실제 이동도는 전기 삼투 이동도(@@NAMATH_INLINE@@\mu_{eo}@@NAMATH_INLINE@@)보다 줄어들게 된다.

방식1)2)

젤 전기이동(gel electrophoresis, GE)

폴리아크릴아마이드나 아가로오스 등의 친수성 젤을 붙인 판에 하전된 분석 물질을 두고 전압을 걸어주어 분리가 일어나게 하는 전기 이동 방법으로, DNA, RNA, 단백질 등을 분리할 때 주로 사용한다. 젤에 시료를 넣고 전압을 흘려주면 더 큰 전하를 지닌 생체 고분자들이 더 빨리 이동하게 되며, 이때 지지체로 사용되는 젤은 다공성 형태의 그물 구조를 지니고 있어 체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므로 큰 분자일수록 이동이 제한되어 느리게 통과한다. 즉, 전체 전하와 크기에 모두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를 이용하여 DNA 단편 조각들의 분리 및 분자량 결정, 이외에 다양한 생체 고분자들의 분리, 분석에 사용된다. 전기 이동에 사용되는 바탕 전해질에 음이온성 계면활성제인 도데실 황산 소듐(sodium dodecyl sulfate, SDS)을 넣어주면 단백질의 경우에는 음전하를 가지는 SDS와 결합할 수 있는 염기성 아미노산의 수가 단백질의 질량에 대략적으로 비례한다. 그래서 분자량이 큰 단백질은 많은 음전하를 가지고 전기장에서 큰 힘을 받는데, 한편 질량이 크기 때문에 큰 전하의 효과가 상쇄되어 전기장에 의한 이동 속도는 분자량에 상관이 없다. 반면 젤의 틈새를 잘 통과하는 작은 분자가 멀리 이동해서 결과적으로 분자량에 따른 분리가 일어난다. 이것을 도데실 황산 소듐 폴리아크릴아마이드 젤 전기영동(Sodium Dodecyl Sulfate Polyacrylamide Gel Electrophoresis: SDS-PAGE)라 하며, 단백질 분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젤 전기 이동 방법이다. 젤 전기 이동을 변형시킨 형태로 친수성 젤을 모세관에 채우고 전압을 주어 진행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것을 모세관 젤 전기 이동(capillary gel electrophoresis, CGE)이라고 하며, 주로 생체 고분자들을 미량 분석 및 유전자 분석기 등에 활용되며 기존의 젤 전기 이동과 비교하여 자동화가 용이하다.

젤 전기이동 ()

모세관 띠 전기이동 (capillary zone electrophoresis, CZE)

바탕 전해질 용액이 모세관 안에서 이동하는 전기 이동 방식을 말한다. 모세관 표면의 음전하의 실란올(Si-OH)기에 의한 전기 삼투 흐름 (electroosmotic flow)과 전기장에 의한 전기 이동 흐름에 분석 물질의 분리가 일어나며, 이 경우 분석 시료들은 산화전극((+)극) 근처에서 주입되어 환원전극((-)극)으로 이동하게 되고 환원전극 주변에 검출기에 의해서 검출된다. 모세관 표면이 음전하인 경우에는 양전하를 지닌 분자, 중성 분자, 음전하를 지닌 분자 순으로 분리되어 나온다.

  • 모세관 전기 이동
등전 집중(isoelectric focusing, IEF)

단백질, 펩타이드, 아미노산과 같이 산성과 염기성을 모두 지닌 양쪽성 이온(zwitterion)을 등전점의 차이를 이용하여 분리하는 방법이다. 젤 형태의 판이나 모세관의 양쪽에 pH가 전혀 다른 용액을 각각 담근 상태에서 전기장을 양쪽에 걸어주면, 젤판(또는 모세관)에서는 구간별로 pH 차이가 나타나는 pH 기울기가 나타난다. 이때 분석 물질들은 각 물질의 등전점에 해당하는 pH 구간까지 이동한 뒤에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같으므로 더 이상 이동하지 않게 될 것이며, 물질들은 분리되게 된다. 세포에서 추출한 수백 가지의 단백질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등전 집중을 사용하고 그 다음에 SDS-PAGE를 사용하는 2차원적 분리를 많이 사용한다.

등전점에 따라 분리되는 등전 집중 ()

마이셀 동전기 크로마토그래피(micellar electrokinetic chromatography, MEKC)

중성 또는 극성 분자들을 분리할 수 있도록 CZE를 변형시킨 형태로, 도데실 황산 소듐(sodium dodecyl sulfate, SDS)과 같은 음이온 계면활성제를 바탕 전해질에 과량으로 첨가하여 마이셀을 형성하게 하고, 이 마이셀이 환원전극((-)극)으로 이동하면서 중성/극성분자와 친수성/소수성 상호작용에 의해서 분리하는 방법을 말한다. 분석 물질이 마이셀 안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이동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되며, 마이셀 자체는 유사 정지상처럼 거동하므로 사실 크로마토그래피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마이셀 동전기 크로마토그래피에서 마이셀에 의한 분리 ()

참고문헌

1. D.C. Harris, 분석화학 제9판, 강용철, 김강진, 김영일, 문명희, 여인형, 이동수, 이승호, 정두수, 정혁 번역, 자유아카데미, 2017, p804-805.
2. F. Rouessac, A. Rouessac, Rouessac 현대기기분석 제6판, 기기분석교재연구회, 2009, 자유아카데미, p123-137.

동의어

전기 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