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초과

색초과

[ color excess ]

색초과는 관측된 색(색지수)이 본래의 색(색지수)과 얼마나 다른 지를 등급으로 표시한 양이다. 천체에서 방출된 빛은 성간물질이나 지구대기를 통과하면서 흡수나 산란에 의한 소광을 겪는데, 파장이 짧을수록 소광이 더 강하게 일어난다. 그 결과, 푸른색 빛이 붉은색 빛보다 더 많이 약화되면서 천체의 색이 석양의 태양처럼 실제보다 더 붉어 보이는 적색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색초과를 이용하여 소광량을 추정함으로써 성간물질 등의 특성이나 분포에 대해 알 수 있다.

목차

색초과의 특성

천체에서 방출된 빛은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 우주공간을 여행하면서 두 가지 이유로 세기가 약해진다. 첫 번째는 빛이 공간의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감에 따라 진행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빛의 세기가 약해지는 거리효과이다. 두 번째는 빛의 진행경로상에 놓인 성간물질이나 지구대기 등이 빛을 흡수하거나 산란함으로써 일어나는 소광효과이다. 천체의 색은 거리효과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소광효과의 영향은 받는다.

천문학에서는 천체의 색을 표현할 때 인접한 두 파장 간의 등급차인 색지수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청색(B)과 녹색-황색(v)의 두 파장에서의 겉보기등급, @@NAMATH_INLINE@@B@@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V@@NAMATH_INLINE@@ 간의 차이인 @@NAMATH_INLINE@@(B-V)@@NAMATH_INLINE@@ 색지수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빛의 세기에 대한 거리효과는 모든 파장에서 동일하므로 동일한 천체에 대해 서로 다른 두 파장 간의 등급차를 구하면 거리효과가 상쇄된다. 즉, 천체의 색(혹은 색지수)은 거리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소광효과는 파장에 따라 다르므로 만약 관측된 천체의 색(혹은 색지수)이 본래 값과 다르다면 이는 오로지 소광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천체의 색(혹은 색지수)의 변화량을 알면 소광량을 알 수 있다.

색초과는 이와 같은 색지수의 변화량이다. 소광효과는 파장에 따라 다르므로 색초과 역시 특정 색(혹은 색지수)에 따라 다른 값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어느 색지수에 대한 색초과인지가 표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NAMATH_INLINE@@(B-V)@@NAMATH_INLINE@@색지수에 대한 색초과는 @@NAMATH_INLINE@@E(B-V)@@NAMATH_INLINE@@나 @@NAMATH_INLINE@@E_{B-V}@@NAMATH_INLINE@@로 표시하며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색지수와 마찬가지로 색초과도 등급으로 나타낸다.

@@NAMATH_DISPLAY@@E(B-V) =(B-V)_{\text{관측}} -(B-V)_{\text{고유}} @@NAMATH_DISPLAY@@

색초과는 결국 소광효과 때문에 생기므로 색지수 대신에 파장 @@NAMATH_INLINE@@\lambda @@NAMATH_INLINE@@에서의 총소광량, @@NAMATH_INLINE@@A_{\lambda }@@NAMATH_INLINE@@을 이용해서 표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V 파장에서의 총소광량은 @@NAMATH_INLINE@@A_{V}=V_{관측}-V_{고유}@@NAMATH_INLINE@@처럼 V 파장의 겉보기등급에 대한 관측값과 고유값의 차이로 정의된다. 따라서 색초과를 @@NAMATH_INLINE@@E(B-V) = A_{B} - A_{V} @@NAMATH_INLINE@@처럼 두 파장 간 총소광량의 차이, 즉 선택소광량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색초과는 '초과'라는 단어가 함축하듯이 항상 양의 값을 갖는다. 즉, 관측색지수는 고유색지수보다 항상 크다. 이는 짧은 파장(B)의 총소광량이 긴 파장(V)의 총소광량보다 항상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색초과가 클수록 푸른색과 같은 짧은 파장의 빛은 대부분 제거되고 붉은색과 같은 긴 파장의 빛만 주로 우리에게 도달하게 되어 관측된 천체의 색이 실제보다 더 붉어 보이는 적색화(reddening) 현상이 일어나는데, 엄밀하게는 적색화보다는 탈청색화(de-blueing)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적색화가 일어난 천체는 색의 변화로 색온도 역시 실제 온도보다 낮아 보인다.(그림 3)

성간소광에 의한 색초과

그림 1. 파장에 따른 우리은하의 소광곡선.(출처: )

성간소광을 일으키는 먼지들은 주로 나선팔을 따라 분포하는데 우리은하에서 V 파장에서의 총소광량, @@NAMATH_INLINE@@A_{V} @@NAMATH_INLINE@@는 은하평면에서 1 kpc 당 약 1 등급이며, 우린은하에서의 파장에 따른 총소광량을 나타낸 소광곡선에서 보듯이 파장이 짧을수록 성간물질에 의한 총소광량은 증가한다(그림 1).

일반적으로 개개 별의 고유색지수는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동일한 분광형과 광도계급을 갖는 별의 이론적 스펙트럼이나 혹은 표준성의 관측스펙트럼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25 광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분광형 A0의 주계열성인 직녀성(베가)은 성간소광을 겪지 않아서 색초과가 전혀 없는, 즉 @@NAMATH_INLINE@@E(B-V)=0.00@@NAMATH_INLINE@@인 표준성이다. 방출성운의 경우에는 성간소광을 겪지 않은 수소원자의 두 방출선, H알파(6560 Å)와 H베타(4860 Å)의 밝기 비가 2.85인 점을 이용해서 색초과를 추산한다.

따라서 별 근방에 방출성운이 있다면 각각 독립적으로 얻은 두 개의 색초과를 서로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5 kpc의 거리에 있는 전갈자리의 행성상성운 IC 4663의 중심별에 대해 우리은하의 소광곡선을 사용하여 얻은 결과와, 행성상성운의 수소 방출선의 밝기 비로부터 얻은 결과를 비교하면 0.35~0.4 등급으로 잘 일치한다(그림 2와 그림 3).

그림 2. 행성상성운 IC 4663와 중심별.(출처: )

그림 3. 행성상성운 IC 4663의 중심별의 스펙트럼(적색: 본래의 스펙트럼, 청색: 성간소광에 의해 적색화된 스펙트럼).(출처: )

색초과와 관련된 성간적색화의 예로, 용골자리에 위치한 두 방출성운, NGC 3603과 NGC 3576은 서로 인접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자가 후자보다 두 배 이상 멀리 떨어져 있다. 이러한 거리 차이로 전자는 성간적색화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아서 좀 더 진한 붉은색을 띠는 반면에 후자는 상대적으로 연한 분홍색을 띤다(그림 4).

그림 4. 용골자리의 두 발광성운. 왼쪽: NGC 3603, 오른쪽: NGC 3576(출처 : )

또다른 예로서, 남반구 하늘의 땅꾼자리에 위치한 암흑성운 바나드 68은 저온 고밀도의 분자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성간구름이다. 이 성간구름 뒤에 있는 별에서 나오는 가시광의 빛은 성간구름에 의해 전부 산란되거나 흡수되므로 가시광 영역에서 성간구름은 어두운 암흑성운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장이 긴 적색광이나 적외선의 빛은 성간구름을 통과할 수 있으므로, 적외선 영역에서 관측하면 구름 뒤에 있는 별들의 모습이 나타난다(그림 5).

그림 5. 암흑성운 바나드 68. 왼쪽: 가시광 사진, 오른쪽: 가시광(청색), 근적외선(녹색), 적외선(적색)의 합성사진(출처: )

그림 6. 별 주위의 먼지원반/고리에 의한 적외선 초과 스펙트럼.(출처 : )

성간물질 외에 별주위물질에 의한 색초과 현상도 있다. 예를 들어, 직녀성(베가)은 1983년 적외선 파장영역에서 일반 별보다 더 많은 복사 방출이 일어나는 현상인 적외선초과가 관측된 최초의 별이다. 이는 직녀성이 태양계의 카이퍼대와 비슷한 먼지원반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별 주위의 먼지원반은 중심별의 가시광을 흡수해서 적외선으로 재방출하기 때문에 적외선 영역에서 본래의 별 스펙트럼을 능가하는 강한 복사가 관측된다.(그림 6) 별주위물질에 의한 적외선초과는 이같은 행성계 형성 단계에 있는 젊은 별 외에도 빠른 자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주위에 먼지층이 형성되는 늙은 별에서도 관측된다.

한편, 적색이동은 성간적색화와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적색이동은 멀리 있는 천체가 우주팽창에 기인한 도플러효과로 파장이 길어지는 쪽으로 전체 스펙트럼이 일정 비율로 이동하는 현상이므로 스펙트럼의 본래 형태는 유지된다. 반면에 성간적색화에서는 파장에 따라 소광량이 달라지는 선택소광 때문에 스펙트럼의 형태 자체가 변하게 된다.

대기소광에 의한 색초과

그림 7. 고도에 따른 태양의 색 변화.(출처: GettyimagesKorea)

지구대기 역시 흡수와 산란에 의한 소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는 대기분자에 의한 레일리산란, 그외 기체분자(오존, 수증기)에 의한 흡수, 먼지나 오염물질에 의한 에어로졸산란이 관여한다. 대기밀도는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증가하므로, 빛의 경로가 지평선 근방이면 천정 근방일 때보다 약 40배나 많은 양의 대기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천체의 고도가 낮을수록 대기소광을 더 많이 겪게 되어 천정에 위치한 천체는 대기 밖에서의 밝기에 비해 대략 0.3 등급만큼 어두워지지만, 지평선에서는 11 등급만큼 어두워진다. 예를 들어, 정오의 태양은 -27 등급이지만, 일몰과 일출 시의 태양은 -16 등급으로서 밝기 차이가 23000배가 넘는다. 이는 높은 산 정상에 천문대를 세우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대기소광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레일리산란은 성간소광처럼 파장이 짧은 빛을 더 많이 산란시켜서 적색화 현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 효과가 파장의 1거듭제곱에 반비례하는 성간소광에 비해 레일리산란은 파장의 4거듭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색의 변화가 훨씬 더 급격하다. 따라서 정오와 비교하여 뜨거나 질 때의 태양의 강한 붉은색은 태양빛이 지표면 근방의 고밀도의 대기를 지나오면서 짧은 파장의 빛은 대기입자에 의해 대부분 산란되고 긴 파장의 붉은 빛만 우리 눈에 도달하기 때문이다.(그림 7)

가시광 영역의 대기소광 효과는 관측지역에 따른 소광곡선을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므로 보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외선 및 그보다 짧은 파장 영역에서의 관측은 대기소광의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기 밖에 위치한 우주망원경을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