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나선은하

막대나선은하

[ Barred spiral galaxy ]

막대나선은하는 나선은하 중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막대 모양의 구조가 있는 은하이다(그림 1). 외부은하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허블(Edwin Hubble)은 은하의 체계적 연구를 위해 은하 형태의 분류 체계를 세웠다. 허블의 분류에서 나선팔로 특징지어지는 나선은하는 막대가 없는 정상나선은하와 막대가 있는 막대나선은하로 구분하고, 정상나선은하를 S, 막대나선은하를 SB로 표시하였다. 나선은하 중 막대나선은하는 30% ∼ 60% 정도를 차지한다. 막대나선은하의 비율이 이렇게 큰 범위의 값을 갖는 것은 약한 막대를 가지는 은하의 포함 여부와 막대의 식별 기준에 따라 비율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약한 막대와 강한 막대의 구분은 적용하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허블의 은하 분류를 확장한 드보끌레르(Gerard de Vaucouleur)의 형태 분류를 따르면 약한 막대나선은하(SAB)와 강한 막대나선은하(SB)가 각각 30% 정도가 된다. 막대나선은하에서 나선팔은 그림 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막대의 끝에서 시작하여 바깥으로 뻗어나간 2개의 대칭적인 팔로 된 경우가 많으나 여러 개의 나선팔을 가지는 은하도 적지 않다. 막대나선은하에는 성간먼지로 된 띠가 두드러지게 보이기도 하고 중심부에 핵고리나 핵나선팔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2차적인 구조는 막대에 의해 원반의 물질이 재배치되어 만들어진다.

그림 1. 막대나선은하 NGC 2543의 사진(출처: SDSS DR7)

목차

막대나선은하의 형태 구분

나선팔이 열린 정도와 중앙팽대부(bulge)의 크기 및 나선팔이 분해되는 정도에 따라 조기형 막대나선은하와 만기형 막대나선은하로 구분한다. 조기형 막대나선은하는 팔이 많이 감겨있고 은하 전체 광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큰 중앙팽대부가 있으며, 나선팔이 분해되는 정도가 낮은 은하이고, 만기형 막대나선은하는 팔이 많이 열려있고 중앙팽대부가 작으며, 나선팔에 별이 탄생하는 영역들이 분해되어 보이는 은하이다. 조기형과 만기형의 경계에 있는 은하는 중간형으로 따로 구분한다. 허블의 분류에서는 조기형은 a, 중간형은 b, 만기형은 c로 표시되어 조기형 막대나선은하는 SBa, 중간형 막대나선은하는 SBb, 만기형 막대나선은하는 SBc가 된다. 그림 2와 3에 예시한 것처럼 나선팔이 열린 정도나 중앙팽대부의 크기가 조기형 막대나선은하와 만기형 막대나선은하에 따라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조기형 막대나선은하의 경우에 원반의 가장 자리에 고리 구조가 보이는 은하가 많으며 이를 외부고리(outer ring)라 한다. 이러한 외부고리는 막대의 끝부분에 있는 내부고리(inner ring)와 구별된다.

그림 2. 조기형 막대나선은하 NGC3185(출처: SDSS DR7)

그림 3. 만기형 막대나선은하 NGC3346(출처: SDSS DR7)

막대의 크기

막대나선은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막대 구조는 주로 비교적 길쭉한 타원궤도를 가지는 별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타원궤도는 동시회전 반경(co-rotation radius)안에서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막대의 길이는 동시회전 반경으로 제한된다. 막대의 길이는 은하에 따라 다양한데 조기형 막대나선은하는 큰 막대를 가지는 경향이 있으며, 만기형 막대나선은하는 짧은 막대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조기형 막대나선은하와 만기형 막대나선은하에서 나타나는 막대 길이의 차이는 케플러 회전을 하는 원반 모형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케플러 회전을 하는 원반의 반경 속에 있는 질량이 @@NAMATH_INLINE@@M(r)@@NAMATH_INLINE@@ 일 경우 반경 r에서 각속도는 @@NAMATH_INLINE@@({GM(r) \over r^{3}})^{1/2}@@NAMATH_INLINE@@ 가 되어 @@NAMATH_INLINE@@ r@@NAMATH_INLINE@@이 증가할수록 각속도가 감소하므로 같은 질량 분포를 가지는 경우 막대의 패턴 속도가 느릴수록 동시회전 반경이 커지게 되고 따라서 막대의 길이가 길어진다. 또한, 각속도는 @@NAMATH_INLINE@@M(r)@@NAMATH_INLINE@@이 클수록 빠르므로 무한히 얇은 원반을 가정할 경우 @@NAMATH_INLINE@@M(r)@@NAMATH_INLINE@@은 중앙팽대부의 질량으로 가정할 수 있어 큰 중앙팽대부를 가지는 은하일수록 원반의 같은 반경에서 각속도가 커진다. 따라서 막대의 패턴 속도가 같을 경우 동시회전 반경이 조기형 막대나선은하에서 더 먼 곳에서 생기며 막대의 길이도 이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 막대의 축비@@NAMATH_INLINE@@(a/b@@NAMATH_INLINE@@)는 강한 막대의 경우 3보다 큰 경우가 많으며 극단적인 경우 5보다 큰 경우도 있다.

표면밝기 분포

막대나선은하의 표면밝기 분포는 막대를 제외하면 막대가 없는 정상나선은하와 유사하다. 나선은하의 원반은 표면밝기가 지수 함수를 따르고 중앙팽대부의 표면밝기는 더 보끌레르의 법칙을 따라 은하의 중심에서 바깥으로 나갈수록 표면밝기가 감소한다. 막대 자체의 표면밝기는 장축은 지수함수로 근사할 수 있으나 단축은 가우스 함수로 보다 잘 근사된다. 은하의 장축을 따른 표면밝기의 변화는 은하의 형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조기형 막대나선은하의 경우 거의 편평한 기울기를 가지고, 만기형 막대나선은하에서는 비교적 기울기가 크다.

별의 나이와 종족

막대의 색은 원반 상의 나선팔에 비해 훨씬 붉기 때문에 막대는 원반에 비해 나이가 많은 늙은 종족의 별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된다. 막대가 주로 늙은 종족의 별로 이루어진 이유는 막대를 구성하는 별이 대부분 원반이 중력 불안정해지면서 막대 구조가 생성될 때 만들어져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원반에는 원반이 생성될 때 만들어진 늙은 별도 있지만 나선팔에서 계속 새로운 별이 생성되어 항상 젊은 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성 중이거나 막 생성된 막대의 경우에는 막대도 젊은 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젊은 별로 구성된 막대의 경우에는 푸른색을 띈다.

막대의 성간먼지 띠

막대나선은하에서 흔히 보이는 성간먼지로 된 띠는 막대의 장축을 따라 나타난다. 성간먼지 띠는 대부분이 휘어져 있으며 회전축을 중심으로 대칭적으로 나타나나 간혹 거의 직선으로 뻗어 있는 띠도 있다.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적외선 영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성간먼지 띠를 이루는 성간먼지가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성간먼지로 된 띠는 성간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에 해당되는데 이것은 막대의 중력에 의해 끌려 들어온 성간물질이 서로 부딪혀 충격파를 내고 쌓이기 때문이다. 막대의 성간먼지 띠는 핵 주변에서 핵 고리에 연결된다.

그림 4. 막대나선은하 NGC 1097의 허블우주망원경 사진. 막대를 따라 검은 띠끌 띠가 잘 보인다.(출처 : )

핵고리와 핵나선팔

막대나선은하의 중심부에는 밝은 고리 형태로 별의 밀도가 높은 곳이 있는데 이를 핵고리(nuclear ring)라고 한다(그림 5). 핵고리는 보통 중심으로부터 약 3000 광년 거리보다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멀리 있는 은하에서는 잘 관측되지 않았으나 허블우주망원경의 우수한 분해능 덕분에 이제는 수 천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도 쉽게 관측된다. 핵고리 중 일부는 나선팔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이들을 핵나선팔이라 부른다. 핵고리는 막대의 은하 중심부 가까이세서 패턴 속도와 원 궤도의 주기가 일치하면서 일어나는 내부 린드블라드 공명(Inner Lindblad Resonance: ILR) 위치에 주로 생성된다. 핵나선팔(nuclear spiral arm, 그림 6)은 핵고리와 잘 구별되지 않으나 간혹 중심부 까지 깊숙이 뻗어 있어 쉽게 구별되는 경우도 있다. 핵나선팔은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활동은하핵(active galactic nuclei, AGN)의 원인이 될 수 있디.

그림 5. NGC 4314의 핵고리 사진(출처: )

그림 6. 막대나선은하 NGC 1512의 핵고리와 핵나선팔 사진(출처: )

막대의 패턴 속도와 궤도 공명

막대를 이루는 별은 각각이 타원궤도를 따라 움직이는데, 궤도 전체는 동일한 패턴 속도, 즉 반경에 무관하게 같은 각속도로 회전한다. 이에 반해 원반에 있는 별은 반경에 따라 각속도가 다른 운동을 한다. 막대의 패턴 속도가 별의 궤도 주기나 주전원(epicycle) 운동을 고려한 궤도 주기와 같을 때는 궤도 공명이 일어나 이 부분에 별의 궤도 밀도가 높아진다. 대표적인 궤도 공명이 앞에서 언급한 동시회전 반경에 생기는 동시회전 공명(co-rotation resonance: CR)이다. 주전원의 각운동 주기(@@NAMATH_INLINE@@\kappa @@NAMATH_INLINE@@)와 원반의 각운동 주기(@@NAMATH_INLINE@@\Omega)@@NAMATH_INLINE@@ 사이의 관계는 @@NAMATH_INLINE@@ \kappa^{2} = \frac{R d\Omega^2 }{dR} + 4\Omega^{2} @@NAMATH_INLINE@@로서 막대의 페턴 속도(@@NAMATH_INLINE@@ \Omega_{p} @@NAMATH_INLINE@@)가 @@NAMATH_INLINE@@ \Omega –\frac{\kappa}{2} @@NAMATH_INLINE@@와 같은 곳에서 생기는 내부 린드블라드 공명(inner Lindblad resonance: ILR)과 @@NAMATH_INLINE@@ \Omega +\frac{\kappa}{2} @@NAMATH_INLINE@@와 같은 곳에서 생기는 외부 린드블리드 공명(outer Lindbald resonance: OLR)이 있다. 막대나선은하에서 주로 관측되는 고리 구조는 이러한 공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즉, 외부 고리는 OLR, 내부 고리는 CR, 핵고리는 ILR과 관련이 있다. 막대는 동일한 패턴 속도로 회전하는 일종의 정상 밀도파와 같이 생각할 수 있다. 막대의 패턴 속도는 막대의 성장이나 쇠퇴에 따라 변하며 느리게 회전할수록 원반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림 7. 막대나선은하에서 반경에 따른 각운동 주파수(@@NAMATH_INLINE@@\Omega@@NAMATH_INLINE@@와 공명의 위치. @@NAMATH_INLINE@@\epsilon@@NAMATH_INLINE@@은 주전원 주파수이다.(출처: 안홍배/천문학회)

막대의 생성과 진화

나선은하의 원반은 매우 얇은 구조이며 차등회전과 자체의 중력에 의해 쉽게 불안정해진다. 막대나선은하에서 관측되는 막대 구조는 원반의 중력 불안정에 의해 만들어지며, 중앙팽대부나 암흑헤일로의 영향을 받아 진화한다. 원반이 충분히 큰 구형 헤일로 안에 있을 경우 쉽게 불안정해지지 않으나 외부의 자극 등으로 중력 불안정이 일어나 막대 구조가 생성되면 헤일로와의 상호 작용으로 각 운동량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 원반이 불안정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까이 다른 은하가 있으면 쉽게 불안정 해질 수 있고, 은하간의 병합 과정에서는 원반 자체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막대가 충분히 강하면 막대를 따라 원반의 성간물질이 안쪽으로 끌려 들어오게 되고 이렇게 중심으로 끌려 들어오는 성간물질의 궤도가 중첩되어 충돌을 일으키며 쌓여 막대의 장축을 따라 성간먼지로 된 띠의 형태를 띄기도 하고, 안쪽으로 밀려들어온 가스는 ILR의 장벽에 막혀 고리 모양으로 가스의 밀도를 높이게 된다. 밀도가 충분히 높아지면 별의 생성이 활발해져 핵고리로 관측된다. 핵나선팔은 은하의 중심에 충분히 큰 초대질량블랙홀이 있을 경우 핵고리 영역에서 생긴 충격파에 의해 각운동량을 잃은 가스가 나선형태로 안쪽으로 끌려 들어오며 별생성이 이루어져 만들어진 구조이며 핵고리보다는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약한 막대에서는 충격파가 강하지 않아 핵고리 안으로의 물질 유입이 어려워 핵나선팔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막대의 중력 퍼텐셜에 의해 안쪽으로 충분히 많은 물질이 들어오게 되면 이들에 의해 없던 중앙팽대부가 만들어지거나 기존의 중앙팽대부가 성장하기도 한다. 중앙팽대부가 발달하면 구대칭 중력장을 만드는 물질의 중심 집중도가 증가하여 막대를 파괴하기도 한다. 막대는 동시회전 반경 바깥에서도 물질의 재배치를 일으키는데 외부고리는 막대로부터 각운동량을 얻은 가스가 바깥으로 밀려나 OLR 부근에 모여 생긴 것이다. 이처럼 막대나선은하에서는 긴 시간에 걸쳐 구조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를 영년 진화(secular evolution)라고 하며 대부분의 막대나선은하가 영년 진화를 겪는다고 생각된다. 막대는 은하의 생애 중 만들어지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하며 다시 생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