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암부

반암부

[ penumbra ]

반암부는 태양흑점에서 가장 어두운 암부를 둘러싸고 있는 중간 정도로 어두운 지역이다. 반암부는 암부에 비해 밝지만 흑점 주변 광구보다는 어둡다. 고분해 관측영상으로 보면 반암부는 방사선 방향으로 늘어진 가늘고 가느다란 구조물들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1). 반암부는 밝기가 주변 광구의 75~85%이며 온도는 주변 광구에 비해 250~450 K 낮다. 자기장의 세기는 암부에 가까운 쪽은 1500~2000 G 정도, 주변 광구에 가까운 쪽은 700~1000 G이다. 자기장의 방향은 수평에 가깝다. 작은 흑점은 대개 반암부가 없다. 간혹 암부는 없이 반암부만 보이는 기형적인 흑점도 나타난다.

목차

반암부 세부 구조와 겉보기 운동

그림 1. 태양 흑점 중심부의 고해상도 영상(출처: 채종철/조규현/천문학회)

반암부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구조는 방사선 모양으로 가늘고 길게 늘어진 밝거나 어두운 반암부 필라멘트(penumbral filament)들이다. 어두운 필라멘트(dark filament)는 밝기가 평균적으로 흑점 주변의 65%이며, 평균 온도가 5650 K이다. 밝은 필라멘트(bright filament)는 흑점 주변의 95%이다. 반암부 필라멘트의 폭은 200 km 정도로 매우 가늘다. 밝은 필라멘트의 길이는 500~1500 km이며, 어두운 필라멘트는 이보다 긴 수 천 km이다. 밝은 필라멘트는 자기장의 방향이 수직에서 50° 정도 기울진 지역, 어두운 필라멘트는 자기장이 거의 수평 방향인 지역인 것으로 보인다.

암부 속으로 연장되는 밝은 필라멘트의 끝이 매우 밝은 점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반암부 알갱이(penumbral grain)라고 한다. 고해상도로 관측하면 반암부 알갱이가 흑점 주변의 평균밝기보다 더 밝음을 알 수 있으며, 온도가 흑점 주변 정온 지역보다 100 K 정도 높다.

반암부 필라멘트와 반암부 알갱이 같은 구조물은 모두 방사선 방향으로 움직인다. 반암부에서 암부에 가까운 필라멘트와 알갱이는 주로 300~500 m s@@NAMATH_INLINE@@^{-1}@@NAMATH_INLINE@@의 속도로 암부쪽으로 움직이고, 흑점 바깥에 더 가까운 필라멘트는 주로 500~700 m s@@NAMATH_INLINE@@^{-1}@@NAMATH_INLINE@@의 속도로 바깥쪽으로 움직인다.

에버쉐드효과(Evershed effect)

그림 2. 태양 전체의 도플러그램. 어두운 부분은 시선속도가 관측자로 향하는(청색이동) 지역, 밝은 지역은 시선속도가 관측자에게서 멀어지는(적색이동) 지역을 나타낸다. (출처: 채종철/천문학회)

그림 2는 도플러효과를 이용하여 만든 태양의 도플러그램이다. 이 도플러그램의 태양 원반 중심에서 먼 곳에 있는 흑점들을 자세히 살피면, 모든 흑점에서 태양 원반 중심쪽 반암부에서는 관측자에게 다가오는 운동(청색이동)이 있고, 그 반대편 반암부에서는 관측자에게서 멀어지는 운동(적색이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에베쉐드효과라고 한다. 이 에버쉐드효과는 실상 흑점 중심부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반암부의 수평적 흐름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비스듬한 방향으로 관측하는 흑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다. 이 흐름은 위에서 언급한 바깥으로 이동하는 반암부의 세부구조들의 운동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버쉐드효과는 반암부의 광구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반암부의 채층에서는 이와 반대 현상이 관측된다. 즉 태양 원반 중심쪽 반암부에서는 적색이동, 그 반대편 반암부에서는 청색이동이 관측된다. 이를 역에버쉐드효과(inverse Evershed effect)f라고 한다. 역에버쉐드효과는 반암부의 채층에 흑점 중심으로 향하는 흐름이 있음을 시사한다.

반암부의 자기구조

그림 3. 반암부의 2성분 자기 구조 모형. 비스듬한 자기력선들은 1성분 자기 구조 모형에 가깝다. 그 사이사이에 수평 방향의 자속관들이 끼어 있다. (출처: Solanki 2003 AAR, 11, 153. 서울대학교 채종철 가공)

암부와 달리 반암부의 자기장의 방향은 수직에서 많이 벗어나 수평에 더 가깝다. 즉 수직에서 벗어난 경사각이 45°보다 크다. 전통적으로 경사각은 암부와 반암부의 경계에서 45°가량이며, 흑점 중심에서 멀어짐에 따라 증가하다 반암부와 주변 광구 경계에서 약 75°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분해 관측에서 이런 전통적인 모형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즉 흑점 중심에서 거리가 같은 위치라 하더라도, 흑점 중심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재는 방향(방위각)에 따라 경사각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반암부에서 방위각이 바뀜에 따라, 경사각이 가령 50°가 되는 지역, 경사각이 90°인 지역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반암부가 경사각이 전혀 다른 성분들이 엇갈려 존재하는 복잡한 자기 구조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림 3은 복잡한 반암부의 자기 구조를 비교적 단순화하게 표현한 모형이다. 이 모형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수직에서 기울어진 자기력선 지역(경사각=50°) 이 있고, 그 사이 사이에 수평 방향(경사각=90°)이 자속관(flux tube)들이 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