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질전환

형질전환

[ transformation ]

형질전환이란 특정 DNA 단편을 생명체의 유전체 내로 삽입하여 새로운 유전형질이 발현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주로, 박테리아에 플라스미드(plasmid)를 통해 유전자를 도입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지만, 동물 및 식물에서도 형질전환기술이 개발되어 유전자변형생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을 만드는 기술로 이용되고 있다.1) 식물의 형질전환은 1980년대 토양 미생물 중 식물세포를 감염하여 자신의 DNA 일부를 식물의 유전체 내에 삽입하는 아그로박테륨(Agrobacterium)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의 전달 기작을 연구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2) 또한,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 DNA 연결효소(DNA ligase),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한 DNA 증폭기술 등과 같은 유전자 변형 방법이 개발되면서 재조합된 유전자를 식물체에 도입함으로써 유용한 형질을 갖는 작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유전체학(genomics)의 발달을 통해 유전자의 대량 발굴이 가능해지면서 이들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식물형질전환 기술은 기존의 전통적인 육종 방법을 뛰어넘어 분자육종(molecular breeding)의 도입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미래 농업의 핵심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목차

식물 형질전환 방법

식물의 형질전환을 위해서는 유용 유전자를 선정하여 분리하고, 그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유용한 유전자의 선별은 형질전환 대상이 되는 식물 유래 유전자뿐 아니라 다른 식물 종 또는 미생물, 동물로부터도 얻을 수 있다. 원래 생물종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여 새로운 유전자로 재조합하는 일 또한 가능하다. 재조합된 유전자를 식물세포 내로 도입하여 발현시키는 방법은 아그로박테륨 또는 바이러스를 이용하거나 물리적으로 도입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재조합된 유전자가 도입된 식물세포는 세포배양 기술과 조직배양 기술을 통해 선별 및 재분화 과정을 통해 형질이 전환된 식물을 만들 수 있게된다. 유전자를 식물세포 내로 도입하는 방법은 다양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그로박테륨을 이용한 형질전환

아그로박테륨을 매개로하여 식물을 형질전환하는 방법은 가장 널리 이용되는 방법이다. 아그로박테륨은 작물의 뿌리와 줄기에 근두암종 병(crown gall disease)를 일으키는 토양세균이다. 아그로박테륨은 식물 뿌리에서 분비되는 영양분에 의존하여 살아가며, 직접 식물에 침투하여 기생을 하기도 한다. 이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Ti 플라스미드 DNA의 일부(T-DNA, transfer-DNA)를 절단하여 식물 유전체 내에 도입하게 된다. T-DNA는 생장을 조절하는 식물호르몬을 합성하는 효소와 아그로박테륨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분을 합성하는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들 유전자가 식물의 유전체에 삽입되어 발현된 생장 호르몬에 의해 세포분열 촉진되고 비정상적인 혹이 생기게 된다.

이처럼 아그로박테륨 유전자의 일부를 식물에 옮기는 현상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을 이용한 형질전환 기술이 개발되었다. 즉, T-DNA 내 원래 있던 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용유전자로 대체한 재조합 플라스미드를 제조한 후 아그로박테륨에 집어넣고, 이 아그로박테륨을 식물세포에 감염시킴으로써 목적으로 하는 유용 유전자가 식물세포의 염색체에 삽입된 형질전환체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외래 유전자인 유용 유전자가 도입된 형질전환 식물세포는 조직배양 방법을 통해 항생제를 통한 선발과정과 재분화 과정을 거쳐 완전한 형질전환 식물체로 만들어지게 된다. 식물 종마다 아그로박테륨이 감염되어 T-DNA를 삽입하는 효율이 높은 조건을 찾고 선발 및 재분화에 적합한 조건을 찾음으로써 다양한 식물의 형질전환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그로박테륨을 이용한 식물 형질전환 방법 (출처:정동훈)

바이러스를 이용한 형질전환

식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유전자운반체로 이용하기도 한다.3) 이 방법은 바이러스의 특성상 일단 식물세포에 감염되면 주변 세포로 새로운 유전자를 빠르게 도입하여 발현시킬 수 있다. 즉,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조작하여 유용유전자가 삽입된 재조합 바이러스 유전체를 만들어 식물체 내로 도입하게 된다. 이때 바이러스 유전체를 직접 식물체에 삽입하거나, 아그로박테륨의 플라스미드에 재조합 바이러스 유전체를 넣고 아그로박테륨 감염을 통해 식물체로 옮기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재분화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미 발달한 식물을 사용할 수 있어 도입 유전자의 기능을 비교적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도입 유전자가 종자를 통해 다음 세대로 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유전자총을 이용한 입자충격법

유전자총(bombardment biolistics)을 이용하여 도입하고자 하는 DNA를 텅스텐 또는 금 분말에 코팅한 후 강한 충격으로 식물 세포에 강제로 주입시켜 형질전환을 유도하는 방법이다.4) 유전자를 특별한 벡터에 클로닝 할 필요 없이 그 기능을 비교적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삽입된 유전자의 안정성이 떨어지며, 비정상적인 개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 외 식물형질전환 방법

일반적인 식물 형질전환 방법은 조직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수행한다. 이 경우, 조직배양을 통해 재분화하는 기간이 길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재분화 과정에서 체세포변이(somaclonal variation) 등에 의한 기형 발생의 문제가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in-planta transformation 기술과 같은 방법이 이용되기도 하다.5) 이 방법은 조직배양을 거치지 않고 식물이 생장하는 상태에서 생장점 부위에 있는 세포들을 형질전환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 또한 유용 유전자를 재조합한 플라스미드를 아그로박테륨에 도입한 후, 진공을 이용하거나(vacuum infiltration), 화아를 배양액에 담그는(floral meristem dipping) 방법 등으로 식물세포를 형질전환 한다. 

참고문헌

1. Lacroix B, Tzfira T, Vainstein A 등 (2006) A case of promiscuity: Agrobacterium's endless hunt for new partners. Trends Genet, 22: 29-37
2. Broothaerts W, Mitchell HJ, Weir B 등 (2005) Gene transfer to plants by diverse species of bacteria. Nature, 433: 629-633
3. Robertson D (2004) VIGS vectors for gene silencing: many targets, many tools. Annu Rev Plant Biol, 55: 495-519
4. Finer JJ, Finer KR,  Ponappa T (1999) Particle bombardment mediated transformation. Current topics in microbiology and immunology, 240: 59-80
5. Bent AF (2000) Arabidopsis in planta transformation. Uses, mechanisms, and prospects for transformation of other species. Plant Physiol, 124: 1540-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