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적 복제

보존적 복제

[ conservative replication ]

DNA가 이중 가닥 형태를 갖는다는 것이 밝혀진 후 DNA가 어떻게 복제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3가지 모델 중의 하나이다. 이 3가지 모델이란 보존적 복제 (conservative replication), 반보존적 복제 (semi-conservative replication), 분산적 복제 (dispersive replication)다. 보존적 복제 모델은 이중 가닥 DNA가 복제를 하게 되면 원래의 이중 가닥은 보존되고 새로운 이중 가닥이 만들어진다는 모델이다. 그러나 매튜 메셀슨 (Matthew Meselon)과 프랭클린 스탈 (Franklin Stahl)이 1958년에 발표한 논문에 의해 DNA 복제는 반보존적(semi-conservative)으로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 보존적 복제 모델은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었다.

목차

DNA 복제를 설명하기 위한 3가지 모델

아서 콘버그 (Arthur Kornberg)의 실험 결과

콘버그는 DNA에 DNA 중합효소 (DNA polymerase), dATP, dCTP, dGTP, dTTP, 적절한 완충액을 넣어주어 반응시키면 시험관내에서도 DNA를 복제할 수 있음을 보였다. 복제된 DNA는 원래의 DNA와 같은 염기 조성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1개의 이중 가닥 DNA는 복제의 과정을 거친 후 2개의 이중 가닥 DNA로 만들어졌다. 콘버그는 시험관내에서 DNA를 복제해낼 수 있음을 증명했지만  새롭게 합성된 이중 가닥 DNA가 어떤 형태로 복제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3가지 복제 방식에 대한 모델이 제시됨

그림 1. DNA 복제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되었던 3가지 모델 ()

1개의 이중 가닥으로 된 주형 DNA가 복제되어 2개의 이중 가닥 DNA이 만들어질 때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3가지 모델을 제시되었다 .

보존적 복제

주형으로 사용된 이중 가닥 DNA가 여전히 이중 가닥 DNA로 남아 있고, 새롭게 합성된 이중 가닥 DNA가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복제를 하더라도 원래 주형으로 사용되었던 이중 가닥 DNA는 계속 이중 가닥을 형성하고 있고, 새로운 이중 가닥 하나가 합성된다는 모델이다.

반보존적 복제

복제 후 만들어진 2개의 이중 가닥 DNA에는 원래 주형에 있는 단일 가닥 DNA가 각각 하나씩 들어가 있고, 새롭게 합성된 단일 가닥 DNA가 하나가 들어간다는 모델이다. 복제 후 만들어지는 2개의 이중 가닥에는 원래 주형에 있던 단일 가닥 1개와 새롭게 합성되는 DNA 단일 가닥 1개가 들어가 서로 쌍을 이루게 된다는 모델이다.

분산적 복제

주형으로부터 2개의 이중 가닥 DNA가 만들어질 때 양쪽 이중 가닥 DNA안에 원래 주형의 DNA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도록 복제된다는 모델이다. 복제 후 만들어진 2개의 이중 가닥 DNA에는 원래의 주형 DNA와 새롭게 만들어진 DNA가 뒤죽박죽 섞여있는 형태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모델이다.

메셀슨과 스탈의 실험

메셀슨과 스탈은 15N과 밀도 표지법을 이용한 실험을 사용하여 반보존적 복제가 DNA 복제의 원리로 맞다는 것이 증명하였다.

실험의 핵심 아이디어

이 두 사람은 다음의 2개의 아이디어를 실험에 사용하였다 .

15N: 이는 질소 동위원소이다. 15N는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14N과 달리 매우 드물게 존재하며 방사능을 띄지 않는 동위원소이다. 질소는 DNA의 염기에 들어 있기 때문에 15N이 들어있는 배지에서 세균을 배양하면 배양하는 동안 만들어진 DNA에 모두 15N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세균을 14N이 들어있는 배지로 옮겨서  배양하게 되면 DNA 복제 후 새롭게 만들어진 DNA에 14N이 들어간다.

밀도 표지법 (density labeling): 15N이 들어간 이중 가닥 DNA는 14N이 들어간 이중 가닥 DNA보다 더 무겁다. 원심분리 방법을 이용하게 되면 15N만 들어간 이중 가닥 DNA, 15N과 14N이 반반씩 섞여있는 이중 가닥 DNA, 14N만 들어간 이중 가닥 DNA를 구분할 수 있다. 15N만 들어간 이중 가닥 DNA는 가장 무겁기 때문에 원심분리 후 시험관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다.  15N과 14N이 반반씩 섞여있는 이중 가닥 DNA는 15N만 있는 DNA에 비해서는 가볍지만 14N만 있는 DNA보다는 무겁기 때문에 원심분리 후 시험관 중간에 위치한다. 14N만 들어간 이중 가닥 DNA는 가장 가볍기 때문에 원심분리 후 시험관의 위쪽에 위치한다.

실험 결과

메셀슨과 스탈은 15N이 들어있는 배양액에서 대장균을 키운 후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대장균을 옮겨서 키웠다. 대장균은 37도에서 배양하면 매 20분마다 분열을 하기 때문에 DNA복제도 매 20분 마다 일어난다. 메셀슨과 스탈은 매번 대장균이 분열할 때마다 샘플링해서 대장균 DNA를 추출했다 (그림 2).

그림 2. 메셀슨과 스탈의 실험의 요약. ()

15N배양액에서 키우다가 샘플링한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해서 원심분리하면 시험관의 아래쪽에 위치하는 밴드 하나가 관찰되었다.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대장균을 옮기고 대장균이 한 번 복제를 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해서 원심분리하면 시험관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 하나가 관찰되었다.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두 번 복제를 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해서 원심분리하면 밴드 2개 (시험관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 하나와 시험과 위쪽에 위치하는 밴드 하나)가 관찰되었다. 이 두 밴드의 진하기는 거의 비슷했다.

이후 세대를 거듭할수록 원심분리 후 두 밴드 (중간 위치와 윗쪽 위치)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의 진하기가 점점 줄어들었다.

메셀슨과 스탈 실험 결과로부터 각 모델을 해석 보존적 복제가 맞다면

만약 DNA 복제가 보존적 복제로 일어난다면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하고 원심분리했을 때 시험관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는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즉, 시험관 위쪽에 위치하는 밴드 하나 ( 15N을 가진 단일 가닥 – 15N을 가진 단일 가닥)와 시험관 아래쪽에 위치하는 밴드 하나 (14N을 가진 단일 가닥 – 14N을 가진 단일 가닥)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메셀슨과 스탈의 실험에 의하면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하고 원심분리했을 때 시험관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가 나타났으므로 보존적 복제는 맞지 않다.

반보존적 복제가 맞다면

만약 DNA 복제가 반보존적 복제로 일어난다면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하고 원심분리했을 때 시험관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가 나타나야 한다. 이 모델에서 예측한대로 메셀슨과 스탈을 시험관 중간에 위치하는 밴드를 관찰했다.

또한 DNA 복제가 반보존적 복제로 일어난다면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나서 복제를 여러 번 시킨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하고 원심분리했을 때 2개의 밴드 (시험관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와 시험관 위쪽에 위치하는 밴드)가 나타나야 한다. 이 모델에서 예측한대로 메셀슨과 스탈은 시험관 중간에 위치하는 밴드와 시험관 위쪽에 위치하는 밴드 두개를 관찰했다. 이 결과는 DNA 복제는 반보존적 (semi-conservative)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산적 복제가 맞다면

만약 DNA 복제가 분산적 복제로 일어난다면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하고 원심분리했을 때 시험관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가 나타나고 이 밴드는 이 후 세대에서 계속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메셀슨과 스탈의 실험에 의하면 14N이 들어있는 배양액으로 옮기고 난 후 대장균에서 DNA를 추출하고 원심분리했을 때 시험관 중간쯤에 위치하는 밴드가 계속 나타났으므로 (세대를 거듭할수록 흐려지기는 했지만) 분산적 복제는 맞지 않다.

참고문헌

  1. Meselson, M.; Stahl, F.W. (1958). 'The Replication of DNA in Escherichia coli'. PNAS44: 67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