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환

인순환

[ phosphorus cycle ]

인은 핵산과 세포막, 효소 합성에 필수적인 물질이고, 고등동물에서는 뼈와 치아의 구성에도 꼭 필요한 원소다. 인은 기본적으로 무기 인산 이온 형태(PO43-)로 존재하는데, 산화 상태가 거의 변화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은 탄소, 질소, 황 등과는 달리 산화–환원 순환 및 대기권으로의 순환이 없다. 대신 PO43-형태로 유기물 또는 무기물과 결합된 형태로 생명체 내외의 순환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용해성-불용해성과 유기-무기로의 상태 변화가 인순환의 핵심을 이룬다. 이런 변화는 주로 pH와 관련된다. 예를 들어, 인산용해미생물 (예. Thiobacillus 같은 세균)이 생산한 산에 의해 암석에 있는 인이 녹아나오면 생명체에게 가용해진다. 인은 중성과 알칼리 pH에서는 Ca2+, Mg2+, Fe3+ 등의 금속 이온과 침전을 형성한다. 바다에 인이 유입되면 부영양화가 일어나 조류(algae)나 남세균(cyanobacteria)이 급증할 수 있다.

목차

인의 순환

탄소와 질소, 황 등 다른 주요 원소의 순환과는 대조적으로, 인순환에는 이산화탄소와 질소, 아황산 가스 등과 같은 기체 화합물이 없기 때문에 인순환은 상대적으로 국지적으로 일어난다. 식물이 흡수하여 동화한 인산 이온은 초식동물을 통해 순차적으로 먹이사슬을 따라 올라가면서 배설물과 사체에 포함되어 유기인 형태로 토양으로 돌아간다. 토양 세균은 유기인을 다시 인산으로 바뀌어 인의 순환이 반복된다. 일부 인산이온은 지하수와 강물로 들어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인은 바다에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 바닷물에 있는 인산이온은 대부분 식물성 플랑크톤에 흡수되어 해양 먹이 사슬로 들어간다. 최상위 포식자에 해당하는 바닷새들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육지에 배설함으로써 바다에서 인을 채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바닷새의 배설물을 구아노(guano)라고 하는데, 새들이 서식하는 작은 섬들은 오랫동안 인산 비료 원료를 얻기 위한 채굴 장소로 이용되어 왔다. 인회석[3Ca3(PO4)2-Ca(FeCl2)] 등의 형태로 암석에 존재하는 인도 산 처리로 비료의 성분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인순환 (출처: 김응빈/연세대)

인산과 구아노(Guano)

인산과 질산염이 풍부한 구아노의 상업적 가치에 눈이 먼 인간들에 의해 자행된 불행한 노예매매 역사가 있다. 19 세기 초에 구아노는 귀중한 자원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페루 지역은 구아노는 건조한 기후 때문에 인산과 질산염을 가장 잘 보존되어 있어서 최고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거친 물살로 인해 당시 페루 바다로의 항해는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이곳으로 떠나는 구아노 광부들은 거친 뱃길에 목숨을 걸어야 할뿐만 아니라, 구아노 섬에 도착해서도 유독한 암모니아 냄새를 견뎌야만 했다. 처음에는 중국 이민자들이 주로 이 험한 일을 담당했지만, 점차 지원자 수가 줄어갔다. 급기야 돈독이 오른 자본주들은 노예를 사서 열악한 환경의 구아노 광산에 투입했다. 이러한 인신매매 행위를 블랙버딩(blackbirding)이라고 한다.

집필

김응빈/연세대학교

감수

이창로/명지대학교

동의어

인순환, phosphorus cycle, Phosphorus cy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