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복원

생물복원

[ bioremediation ]

생물복원은 독성물질 또는 분해가 어려운 난분해성 물질(recalcitrant compounds)로 오염된 장소의 오염물질을 생물체를 이용하여 독성을 중화하거나 난분해성 물질을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생물정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물질의 분해가 핵심이기 때문에 생물복원이란 용어는 생물분해(biodegradation)와 혼용해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생태계에서 분해하기 어려운 기름과 같은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이 대표적인 예이다(그림1)

그림1. 미생물에 의한 석유분해의 개괄. 탄화수소로 된 석유를 분해하는 세균들이 생태계에 유해한 탄화수소를 무해한 대사물로 전환시킴. 그림출처: Timmer26, CC BY-SA 4.0

목차

종류

생물복원에 사용되는 생물체는 거의 대부분 미생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물복원을 이해하려면 미생물의 생리적 대사과정을 이해하여야 한다. 먼저 오염된 장소의 오염물질을 분해 및 제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오염물질을 현장에서 직접 제거하는 in situ 방법과 오염물질을 오염된 장소로부터 옮겨서 다른 장소에서 제거하는 ex situ 방법 등이다. 미생물, 특히 원핵세포로 구성된 세균고균을 합하면 지구 어느 곳에도 이들이 존재하며 오염된 장소에도 비록 미생물의 집단 수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원래의 토착 미생물(autochthonous microorganism)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이 오염된 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졌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대인의 생활을 위한 다양한 물질들이 생산되고, 가공되고 유통되며, 최종적으로 쓰레기로 버려지는 전체의 과정에서 오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들은 계속 주변 환경으로 유입된다. 이들을 크게 중금속, 합성물질(살충제와 살균제, 플라스틱 및 염료), 석유 등으로 나누어 생물복원 과정을 소개하겠다.

중금속 제거

구리(Cu), 니켈(Ni), 철(Fe), 카드뮴(Cd), 크롬(Cr) 등은 오래 전부터 최근까지 금속원소 자체 또는 다양한 화합물 형태로 산업에 사용된 금속들이다. 이들은 모두 두 가지 이상의 이온형(ionic form)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온상태에 따라 물에 대한 용해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산업적으로 중요하지만 환경에 유출되면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들을 제거해야 한다. 여러 미생물들이 이들의 이온 상태를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졌고 이에 따라 이들이 수용성 상태에서 침전상태로 전환되므로 미생물들을 선발하여 이들을 분리~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우라늄(Ur)의 분리~제거에도 사용된다.

합성물질 제거

합성물질 중에서 살균제와 살충제는 농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기타 방제산업과 가정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간단한 탄화수소 화합물에 할로겐족 원소(주로 염소)가 결합된 상태(그림 2)로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유기용매(예: 석유)에 녹여서 사용한다. 따라서 빗물에도 잘 제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초식동물로부터 먹이사슬을 통하여 결국 사람에게 까지 전달되며 역시 수용성이 아니기 때문에 소변으로 배출이 용이하지 않고 몸(지방세포, 특히 모든 세포막)에 축적된다. 이 물질들은 생체 내에서 대사되면서 성 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로 변형되어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 화합물들을 분해하려면 먼저 할로겐 원소를 제거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일부 세균들과 나무의 리그닌을 분해하는 버섯균류들이 이러한 기능을 가졌다. 또 이들은 할로겐 원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탄화수소도 분해하므로 살균제와 살충제뿐만 아니라 폭약 류(trinitrotoluene, nitroglycerine)도 분해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이러한 독성물질의 분해에 사용된다. 염료는 살균제나 살충제 및 폭약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분해가 잘 되지만 일부 염료는 복잡한 고리구조를 가졌고, 이의 분해에 역시 리그닌 분해능을 가진 버섯균류를 활용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현시대에 가장 문제가 되는데 현재까지는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미생물이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에 대한 보도가 있으나 이는 대부분 플라스틱을 전 처리하여 그 구조를 일부 변형시킨 상태에서 느리게 분해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의 플라스틱 대신에 생물 플라스틱(bioplastic)으로 대체하는 연구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어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석유오염의 제거

석유 자체를 오염물질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으나 이들을 대량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토양과 하천, 특히 바다에 유출되었을 때 큰 문제가 된다. 석유는 거의 순수한 사슬형 탄화수소(aliphatic hydrocarbon)와 일부 고리형 탄화수소(cyclic hydrocarbon)로 구성되었고 미량의 질소 및 유황이 함유된 혼합물이다. 그러므로 이들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진 미생물을 이용하려면 풍부한 탄소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질소원과 인 성분을 함께 공급해야 한다. 하천과 바다가 오염되었다면 오염물질이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주기적으로 석유분해 미생물을 적절하게 투입해야 한다.

그림 2. 염소로 치환된 살충제, 고엽제, 제초제 및 기타 유기화합물 (출처: Biol. Microorganism)

집필

최형태/강원대학교

감수

노정혜/서울대학교 

동의어

bioremediation, 생물복원, Bioremed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