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주변질

세포주변질은 그람음성균의 내막(cytoplasmic membrane, inner membrane)과 외막(bacterial outer membrane)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대략 15nm의 두께를 가지고 있다. 세포주변질에는 단백질 농도가 매우 높아 겔과 같은 점성을 가진다. 초저온 전자 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을 이용한 연구에서 그람양성균에서도 펩티도글리칸 층과 안쪽 세포막 사이에 매우 작은 세포주변질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세포주변질은 그람음성세균의 경우 총 부피에 최대 40%에 달하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람양성균에서는 매우 적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다.^[1]

세포주변질의 위치 (출처: 하남출/서울대)

목차

그람음성균의 세포주변질에는 얇은 펩티도글리칸 층이 존재한다. 세포주변질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주로 영양물질의 초기 분해 기능을 가진 가수분해효소(hydrolytic enzyme), 세포질 내외로 기질 수송 과정을 담당하는 결합단백질(binding protein), 주화성 반응에 관여하는 화학수용체(chemoreceptor)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결합단백질은 외막, 세포주변질, 내막에 위치한 단백질들의 복합체로 이루어진 수송 펌프 복합체에서 세포주변질에 위치한 단백질을 주로 일컫는다.

Escherichia coli의 macrolide계 항생제 배출 펌프인 AcrBA-TolC hybrid 구조 (출처: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777412 를 직접 수정함)

세포주변질로 분비되는 대부분의 단백질은 내막의 Sec 단백질 수송 체계에 의해 세포주변질로 이동한다. 세포주변질로 분비되는 단백질은 SecA 단백질이 신호서열(signal peptide)을 인식해 결합 후 세포막 분비 복합체(membrane secretion complex)까지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세균에서 Sec 단백질 수송 체계는 SecYEG 단백질로 구성된 채널(channel)을 가진 복합체를 일컫는 말이다. 세포막으로 이동하거나 세포막을 통과하는 대부분의 단백질은 N-말단에 15-20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신호 서열(signal sequence)이라는 펩티드 서열을 갖고 있다. 이 신호 서열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로 시작 부위에 양성 전하를 띄는 잔기를, 중앙에는 소수성 잔기를, 그 뒤에는 더 큰 극성 부위를 갖는다. 이러한 서열 구조를 가지는 것은 신호를 전달해야 할 신호 서열이 완전히 접히는(folding) 것을 막기 위함이고, N-말단에 신호 서열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백질이 완전히 합성되기 전에 외부로 수송되는 초기 단계가 진행될 수 있다. SecA는 세포질 주변부로 완전히 수송되는 단백질에 결합하는 하는데, 완전히 외부로 나가지 않고 세포막에 삽입되는 단백질의 경우 신호인식입자(signal recognition particle, SRP)가 결합해 세포막 분비 복합체로 전달한다. 이러한 SRP에는 작은 단백질이나 작은 RNA 분자(4.5S RNA)등이 포함된다. Sec 단백질 수송 체계에서는 완전히 접히지 않은 상태의 단백질을 실 모양으로 막을 통과시키고, 최종적으로 수송이 완료된 후에 단백질의 완전한 접힘이 이루어진다.

최종적으로 접힐 때 작은 조효소가 반드시 삽입되어야 하는 일부 단백질의 경우 Sec 체계와는 다른 Tat 단백질 배출 체계(Tat protein export system)에 의해서 세포주변질로 수송된다. Tat은 "twin arginine translocase"의 약어로 수송되는 단백질이 한 쌍의 아르기닌(arginine) 잔기를 갖는 짧은 신호 서열을 보유하기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 주로 세포주변질에서 에너지 대사에 관련된 기능을 하는 철-황 단백질(iron-sulfur protein)이나 산화환원형(redox type) 단백질이 Tat 단백질 배출 체계에 의해 수송되며 외막 생합성에 관여하거나 조효소를 포함하지 않지만 세포질에서만 올바른 접힘이 일어나는 단백질들 또한 이 배출 체계에 의해 수송된다.  

Thermus thermophilus SecYEG 복합체 구조 (PDB code: )

하남출/서울대학교

김은자/한국미생물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