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미돈

요약 아이기나 섬에 살던 종족의 이름이다. 헤라의 분노로 아이기나 섬에 살던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아이아코스는 아버지인 제우스에게 사람들을 돌려달라고 기도한다. 이에 제우스는 수없이 많은 개미들을 사람으로 변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종족이 미르미돈 족이다.

미르미돈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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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기나와 제우스 사이에서 아이아코스가 태어났고, 아이아코스의 간곡한 청에 의해 제우스가 개미로 미르미돈 족을 만들었다.

신화 이야기

『변신 이야기』가 전해주는 이야기

미르미돈은 신화 속에서 아이기나 섬에 살던 종족의 이름이다. 미르미돈 족은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 이야기』와 아폴로도로스가 쓴 『비블리오테케』에 등장한다. 우선 두 신화 이야기에 공통적인 사항은 제우스의 연인인 아이기나와 아들 아이아코스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이기나는 강의 신 아스포스의 딸인데,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에 의해 오이오네 섬으로 납치되고, 아이기나와 제우스 사이에 아들 아이아코스가 태어난다. (→‘아이아코스’ 참조)

우선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살펴보면 아이아코스는 아이기나 섬을 다스리는 왕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그 섬의 이름은 원래 오이노에였는데 아이아코스가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아이기나 섬이라 바꾼 것이다. 이에 헤라는 엄청난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기나가 제우스의 연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가 나는데 섬 이름까지 아이기나로 바꾸다니!

헤라의 저주로 아이기나 섬에는 전염병이 돌아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이에 아이아코스는 탄식하며 말한다. “죽음을 슬퍼해줄 사람도 남아있지 않소. 그래서 아들들과 아버지들의 혼이, 젊은이들과 노인들의 혼이 애도하는 울음소리를 듣지 못해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아코스는 자신의 아버지인 제우스에게 기도한다. “오, 제우스시여! 당신이 진정 아스포스의 딸인 아이기나를 품으셨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위대한 아버님! 당신께서 제 아버님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신다면, 부디 제 백성들을 돌려주십시오! 아님 저도 죽은 이들과 같이 무덤에 묻히게 해 주소서!”

바로 그때 아이아코스는 참나무 한 그루가 있는 곳에서 양식을 모으는 개미떼들이 행렬을 길게 지어 움직이는 것을 본다. 그는 많은 숫자에 놀라며 다시금 기원한다. “최고의 선이신 아버지시여. 저에게 저만큼 많은 백성들을 주시어 빈 성벽들을 채워주소서!”

그리고는 그날 밤 아이아코스는 꿈에서 낮에 본 그 많은 개미들이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보는데, 다음 날 아침 자신이 꾼 꿈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그 사람들을 “미르미돈”(개미라는 의미)족이라 이름 짓는다.

아이아코스의 아들이 펠레우스와 텔라몬이고 펠레우스의 아들이 바로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우스이다.

『비블리오테케』가 전해주는 이야기

그런데 아폴로도로스는 이와는 다른 내용을 전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우스는 아이기나를 오이노에 섬으로 납치해 그녀와 정을 통해 아이아코스를 낳는다. 그런데 오이노에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았던 섬이다. 제우스는 아이아코스가 혼자 노는 것이 안쓰러워 아들을 위해 개미들을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미르미돈 족의 특성

아이아코스의 기도로 생겨난 종족인 미르미돈 족은 “개미”라는 이름 그대로 검소하고 고난을 잘 견뎌내고, 일단 손에 들어온 것을 헤프게 쓰지 않고 저축하는 종족이다.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는 미르미돈 족을 데리고 전쟁에 참가하는데, 이들은 아이아코스의 손자인 아킬레우스에게 헌신적인 봉사와 충성을 바친다.

또 다른 미르미돈

제우스가 개미로 변신하여 에우리메두사에게 접근하여 태어난 아들의 이름도 미르미돈이다. 미르미돈은 헬렌의 아들인 아이올로스의 딸 피시디케와 결혼한다. 이 미르미돈이 위에서 언급한 미르미돈 족의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