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군희
[ 參軍戱 ]
참군희(參軍戱)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발생해서 당나라 때 크게 유행한 놀이로, 풍자되는 대상인 '참군(參軍)'과 풍자하는 연기자인 '창골(蒼鶻)'의 두 연희자가 등장한다. 이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후조(後趙) 고조(高祖) 때 석륵(石勒)의 참군 주연(周延)에 대한 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석륵에게 주연이라는 참군이 있었는데, 관도령(館陶令)을 지낼 때 관의 비단 수백 필을 착복해서 하옥되었다가 여러 번 논의 끝에 풀려났다. 이후 석륵은 잔치 때마다 배우들을 시켜 이 부정한 관리를 풍자하고 놀렸다고 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배우에게 두건을 쓰고 누런 비단 홑옷을 걸치도록 분장을 시켰다. 다른 배우가 묻기를, "너는 무슨 벼슬을 했는데 우리들 속에 들어왔느냐?" 하면, "나는 원래 관도령이었습니다"라 하고, 또 자신의 옷을 흔들면서 "바로 이것을 착복했기에 당신들 속에 들어왔소"라고 대답해서 우스갯거리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두 명의 배우가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한 명의 연기자는 풍자를 받는 대상으로 분장했다고 한다. 이들이 분장하는 인물은 작품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들을 가리키는 명칭은 극중 인물의 이름보다도 역할을 가리키는 명칭이 되어서, 풍자되는 대상을 '참군(參軍)'이라 하고, 풍자하는 연기자를 '창골(蒼鶻)'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두 명의 연기자가 출현한 것은 우희의 발전된 형태로서, 통상 이를 '참군희'라고 부른다.
당대(唐代)에 참군희는 매우 성행했으나 당대 전반기 참군희에 관한 기록에는 여전히 두 명의 연기자만이 등장한다. 송 잡극은 기본적으로 바로 이러한 골계희를 계승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훗날 잡극(雜劇)과 전기(傳奇)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삽과타원(揷科打諢)', 즉 '우스꽝스런 동작과 말'도 바로 이 골계희의 영향을 받아 발전한 것이다.
참고문헌
- 양회석, 『중국희곡』, 민음사, 1994.
- 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학고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