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
[ 月顚 ]
월전(月顚)은 난쟁이를 흉내 내거나, 난쟁이가 직접 연행한 우희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잡지(雜志)」 중 최치원(崔致遠, 857-?)의 〈향악잡영오수(鄕樂雜詠五首)〉에 월전의 내용이 전한다.
어깨를 높이고 목을 움츠리고 머리털은 빳빳(肩高項縮髮崔嵬)
팔소매를 걷은 군유(群儒) 술잔 다툰다.(攘臂群儒鬪酒盃)
노랫소리를 듣고서 모두 웃어 젖히며(聽得歌聲人盡笑)
초저녁에 꽂은 깃발이 새벽을 재촉하네.(夜頭旗幟曉頭催)
묘사를 통해 살펴볼 때 월전은 군유들이 우스운 모습을 하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가져다주는 연희였음을 알 수 있다. 어깨를 높이고 목을 움츠리며 머리털은 빳빳하다는 묘사는 난쟁이의 외형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들이 진짜 난쟁이인지 아니면 난쟁이를 흉내 내는 사람들인지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익(李瀷, 1681-1763)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월전은 아마도 유자(儒者)를 조롱거리로 삼는 연희인 듯하다고 지적하며, 후세의 유희(儒戱)와 같은 것으로 추정하고 달과 같이 둥근 가면을 사용하는 탈놀이의 일종으로 보았다.
북한학자 김일출은 이 견해에 대해 반박하며 월전을 주유희로 보았고, 이익의 주장이 군유의 유(儒)자에 끌린 추측에 불과하며, 묘사로는 가면 사용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일출은 최치원의 묘사를 충실하게 해석하여 월전을 어깨가 으쓱하고 목이 짧고 머리가 더부룩한 여러 난쟁이들이 술잔을 들고 나와서 서로 다투면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하여 관중을 웃기는 어릿광대 놀음의 일종으로 보았다.
양주동 또한 군유를 여러 주유로 보아 난쟁이들이 펼치는 가면극 또는 인형극으로 보았다. 이 학자들의 견해를 따르면 월전은 난쟁이들이 벌이는 주유희이며, 우스운 외양으로 웃음을 주는 우희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월전을 난쟁이를 흉내 내는 우희로 생각하는 견해 또한 다수 존재한다. 양재연과 이두현은 월전을 배우들이 흉내를 내는 연희라고 생각했다. 전경욱은 월전의 내용에 대해 실제 난쟁이가 춤을 추었을 가능성과 난쟁이를 흉내 낸 놀이꾼의 춤이었을 것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월전의 짧은 묘사만으로는 실제 난쟁이의 춤인지 배우가 난쟁이를 흉내 낸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러나 중국의 우희에 주유희와 흉내 내기가 모두 우희에 속함을 생각해볼 때, 월전의 연희 내용에 대해 이상의 두 가지 중 어느 것으로 보든지 간에 양자 모두 산악·백희의 종목인 우희에 해당된다.
참고문헌
- 김일출, 『조선민속탈놀이연구』, 평양 : 과학원출판사, 1957.
- 양주동, 『국학연구논고』, 을유문화사, 1962.
- 이두현, 『한국연극사(신수판)』, 학연사, 2003.
- 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학고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