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독교
[ 躡獨趫 ]
섭독교(躡獨趫)는 명나라의 동월(董越)이 지은 〈조선부(朝鮮賦)〉에 나오는 솟대타기를 말한다. 성종(成宗) 19년(1488) 3월에 조선에 사신으로 왔던 동월은 평양·황주(黃州)와 서울의 광화문에서 백희를 관람했다. 〈조선부〉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 땅재주를 넘으매 상국(相國)의 곰은 셀 것도 없고, 긴 바람에 울거니 어찌 소금 수레를 끄는 훌륭한 말이 있겠는가? 많은 줄을 따라 내리매 가볍기는 능파선자(凌波仙子, 미인의 모양으로 가볍게 걷는 자)와 같고, 외나무 솟대를 타는 모습(躡獨趫)에 날뛰는 산귀신인가 놀라며 본다. ······
인용문의 섭독교는 솟대타기로 볼 수 있다. 섭(躡)은 밟거나 오른다는 뜻이고, 교(趫)는 '행동이 민첩하여 나무 위에 올라가기를 잘 한다(行動敏捷 善于椽木升高)'는 뜻이다. 또한 교(趫)는 '나무에 잘 올라가는 사람(善椽木之士)'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섭독교는 외나무 장대 위에 올라가서 재주를 부리는 솟대타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장형의 시 〈서경부(西京賦)〉에 "날렵하게 높은 곳에 잘 올라가는 도로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 누가 저렇게 높이 올라갈 수 있으랴(非都盧之輕趫孰能超而究升)"라는 구절을 통해, 잘 오른다는 뜻의 교(趫)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신근영, 「솟대타기의 역사적 전개와 연희양상」, 『민속학연구』 20, 국립민속박물관, 2007.
- 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학고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