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 戴竿 ]
대간은 솟대를 머리나 어깨에 올리는 기예이다. 정간(頂竿)이라고도 한다. 고려의 이규보(李奎報, 1168-1241)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대간무(戴竿舞)〉란 시를 남겼다. 이 시는 솟대 위에서 기예를 연행하는 연희자를 묘사하고 있다.
이날 이 자리에 현준(賢俊)을 가까이했던들(此樓當日邇英奇)
얼굴에 이경(二更)까지의 피로도 없었으련만(玉色曾無乙夜疲)
어찌 이 같은 온갖 놀이 벌여서(胡奈今朝陳百戱)
대랑의 머리에 어린애를 이게 되었던고(大娘頭上戴孩兒)
왕대낭(王大娘)은 당나라 때 솟대타기로 유명한 여자 연희자를 말한다. 당나라 현종대에 솟대타기 연희자 왕대낭이 대간을 하는데 100척 길이의 솟대를 머리에 이고 있으면, 그 위에 남자아이가 올라가 다양한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 북이 울리면 왕대낭은 쿠차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했는데 그 인기가 대단했다. 쿠차는 현재 신장성 지역으로 남북조시대에 흉노족, 선비족 등 유목민족과 서역의 산악·백희가 많이 유입되었다. 쿠차의 구자악(龜玆樂)과 간쑤(甘肅) 지역에서 전래·발전된 서량악(西凉樂) 등 외래의 음악을 사용하여 더욱 인기를 얻었던 것이다. 현종은 유안(劉晏)에게 왕대낭의 묘기를 주제로 시를 짓도록 명했는데, 유안은 다음과 같이 시를 읊었다.
누앞의 백 가지 공연이 신기함을 서로 자랑하는데(樓前百戱競爭斷)
오직 장간의 묘기에 정신이 빼앗길 듯하네(唯有長竿妙入神)
참고문헌
- 신근영, 「솟대타기의 역사적 전개와 연희양상」, 『민속학연구』 20, 국립민속박물관, 2007.
- 안상복, 『중국의 전통잡기』,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