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조

우조

[ 羽調 ]

요약 통일신라 때부터 현재까지 향악에 사용된 악조(樂調)의 하나.

평조라는 악조명처럼 우조는 오랜 동안 사용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복잡한 뜻으로 다양하게 변천되었다. 즉 어느 악곡의 구성음과 관련된 (音階), 음계 안의 나열된 음들의 기능에 따른 선율의 특징을 나타내는 (旋法), 그리고 선법에 나타난 중심음의 높낮이와 관련된 조(調), 이상 세 가지의 음악적 요소와 관련되어 있다.

① 통일신라 때 거문고음악에 쓰인 악조의 하나. 『삼국사기』 「악지」(樂志)에 전하는 우조는 당시 (平調)와 함께 거문고를 위한 187곡에 사용됐다. 거문고의 이 우조는 선법명이 아니고 중심음의 높낮이를 표시하는 조명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즉 거문고의 우조는 『』(樂學軌範 1493) 소재 (鄕樂七調)에 나오는 (樂時調)의 대칭인 우조 또는 향악 7조 중 (五指)의 별칭인 우조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거문고의 우조는 높은 조를 의미하는 우리말 웃조의 한자 음차(音借)이기 때문이다.

② 중국 오조(五調)의 다섯째 선법명. 우조는 (五聲)의 다섯 번째 음인 우(羽)를 중심음으로 삼아 만든 우선법(羽旋法)이다. (蔡元定)의 『』(律呂新書)의 60조에 의하면, 12율을 옮겨가며 한 번씩 중심음으로 삼아 우선법을 만들기 때문에 60조에서 우조 곧 우선법은 열두 번 나온다. 5성의 궁(宮)을 양악(洋樂)의 C와 같다고 한다면, 우선법은 A·C·D·E·G로 구성되고, 양악의 솔페지(solfage)로는 라·도·레·미·솔·라이다. 『악학궤범』 권1에 의하면, 중국 오조의 우조는 우리나라의 계면조선법(界面調旋法)과 같다.

③ 조선시대 향악칠조(鄕樂七調)에 사용된 조명의 하나. 일명 오지(五指). 『악학궤범』 소재 향악의 우조는 향악 7조에 나오는 낙시조의 대칭어로 사용됐고, 또한 향악7조 중 오지의 별칭으로 사용됐다. 일곱 조 중의 다섯 번째 조명인 우조는 (1418~1450) 무역(無射)을 중심음으로 삼았다. (1469~1494) 때에는 무역 또는 (應鍾)을 궁(宮) 곧 중심음으로 삼는다고 『악학궤범』 권7에 전한다.

④ 조선초기 향악칠조(鄕樂七調) 중 (四指)·오지(五指)·(六指)·(七指), 이상 네 조의 총칭. 이때의 우조는 다음의 표에 정리됐듯이 (一指)·(二指)·(三指)·사지(四指), 이상 네 조의 총칭인 낙시조(樂時調)의 대칭어로 사용됐다. 조선초기 향악칠조 중 사지()·오지(우조)·육지()·칠지(), 이상 네 조(key)의 총칭인 우조는 낮은 네 조(key)의 총칭인 낙시조와 대칭을 이룬다.

조선초기 향악칠조의 하나인 오지의 속칭. 우조는 무역 또는 응종을 중심음으로 삼은 조(key)라고 『악학궤범』 권1의 악조총의(樂調總義)에 전한다. 낙시조의 대칭어로 사용된 우조는 사지(횡지)·오지(우조)·육지(팔조)·칠지(막조)의 총칭인 조명이었고, 오지의 별칭으로 사용된 우조도 역시 조명이었다. 그러나 『』(梁琴新譜 1610)의 우조는 선법명과 조명을 포괄하는 악조명, 즉 (淸黃鍾)을 중심음으로 삼은 평조선법(平調旋法)으로 변천됐다.

조선초기 향악에 사용된 칠조(七調) 일람표

조선초기 향악에 사용된 칠조(七調) 일람표
구분 칠조(七調) 가야고·향비파 거문고(玄琴)

낙시조(樂時調)

일지(一指)

고선궁(姑洗宮)

고선궁·협종궁(夾鍾宮)

이지(二指)

중려궁(仲呂宮)

중려궁·유빈궁(imagefont賓宮)

삼지(三指)

임종궁(林鍾宮)

임종궁

사지(四指) 횡지(橫指)

남려궁(南呂宮)

남려궁·이칙궁(夷則宮)

우조(羽調)

사지(四指) 횡지(橫指)

남려궁(南呂宮)

남려궁·이칙궁(夷則宮)

오지(五指) 우조(羽調)

응종궁(應鍾宮)

응종궁·무역궁(無射宮)

육지(六指) 팔조(八調)

청황종궁(淸黃鍾宮)

청황종궁

칠지(七指) 막조(邈調)

청태주궁(淸太簇宮)

청태주궁·청협종궁(淸夾鍾宮)

⑤ 높은 조 즉 웃조라는 우리말의 한문 음차명(音借名). 일명 우조(右調)·우조(雨調). 『악학궤범』 권1에 의하면, 조선초기 우(羽)는 우(右)로 읽을 수 있고, 거문고 (遊絃) 4괘(棵)의 음을 중심으로 조현하는 것이 우조(右調)이다. 이 말은 거문고 (大絃) 5괘의 음을 중심으로 조현하는 낙시조인 (左調)의 대칭어로 쓰인다.

우조라는 말은 중국 오조(五調)의 우조가 아니고 우조(雨調)라고 적을 수 있다고 (朴趾源)의 『』(熱河日記) 소재 「망양록」(忘羊錄)의 설명으로 미루어 높은 조(調)를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일지는 우리말 한 가락, 이지는 두 가락, 삼지는 세 가락, 횡지(橫指)는 빗가락, 팔조(八調)는 , 그리고 막조(邈調)는 막막조를 한문 음차로 표기한 것임이 분명한 이상, 우조는 웃조의 한문 음차명이다.

⑥ 선법(旋法) 및 조(調)의 악조명(樂調名). 『양금신보』(梁琴新譜 1610)에 나오는 ""(羽調中大葉)의 우조는 선법명과 조명을 아우르는 악조명이다. 즉 선법명으로서의 우조는 중국 오조 중 (徵調)의 선법과 같다. 조명으로서의 우조는 거문고 유현 4괘(棵)의 음인 청황종을 중심으로 삼았다. 다시 말하자면, 17세기 초 우조는 청황종을 중심음으로 삼은 '솔'(sol)선법이다. 조명으로서의 우조라는 말은 『양금신보』에서 라는 선법명과 함께 사용됐다. 그 조명이 (羽調界面調)의 우조이다.

⑦ (歌曲)의 음악적 특징을 나타내는 악조의 하나. 가곡에서 우조는 평조·계면조와 함께 『』(靑丘永言)·『』(海東歌謠)·『』(歌曲原流)에서 사용됐다. 우조의 음악적 특징은 항우약마(項羽躍馬)하고 음아질타(暗啞叱咤)하니 만부혼비(萬夫魂飛)라고 시적으로 묘사됐다. 다시 말해 항우(項羽)가 말을 비껴 타고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소리를 크게 쳐서 꾸짖으니 많은 적군들이 놀라서 도망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묘사됐다. 즉 매우 씩씩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음악적 특징을 지닌 악조가 우조이다. 가곡의 우조는 슬픈 느낌을 주는 계면조(界面調)의 가곡과 대조적인 말로 사용됐다.

⑧ 현행 가곡에 쓰인 악조의 하나. 일명 평조. 현행 가곡의 우조는 (E)·(F)·(A)·(B)·(c)의 5음음계로 구성됐고, 황종을 중심음으로 삼은 '솔'선법 즉 중국 5조의 치조인 치선법(徵旋法)과 같다. 현행 가곡의 우조는 『양금신보』(1610) 당시의 우조처럼 선법명과 조명을 모두 포괄한 악조이다.

⑨ 현행 산조(散調)에 쓰인 악조의 하나. (伽倻琴散調)의 에서 우조는 평조·계면조 등 다른 악조와 함께 쓰인다. 김병호류(金炳昊流)·김윤덕류(金允德流)·성금연류(成錦鳶流) 산조의 진양조에 나오는 우조는 5음음계(G·A·B·D·E)로 구성됐고, 중심음은 D이다. 우조의 다섯 음 중에서 가장 심하게 농현하는 음은 A이고, A음은 D음으로 완전4도 상행종지(上行終止)하는 특성이 있다. 진양조의 첫머리는 대개 우조로 시작된다. 우조로된 가락의 특징은 중 ""(赤城歌)의 가락과 같다.

⑩ 판소리에서 쓰인 악조의 하나. 일명 우조목·호령조. 평조처럼 가곡이나 시조와 같은 노래를 본떠서 판소리의 선율로 짠 우조는 웅장하고 화평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평화스러운 대목이나 기쁜 장면의 소리에 주로 사용됐다. 우조의 가락은 춘향가 중 "긴사랑가" 또는 에서 심청이 임당수(臨塘水)로 떠나는 대목에서 발견된다.

판소리에서 계면조와 함께 널리 쓰이는 우조의 음악적 특징은 담담하고 온화하다고 묘사됐다. 대체로 우조의 가락은 에 맞추어 불린다. 우조의 사설은 대체로 점잖은 인물과 관련된 내용이며, 신중하고 품위 있는 것이 우조의 특징이라고 한다. 우조는 5음음계(솔·라·도·레·미)가 주된 구성음이고 변청에서는 다른 음이 출현한다. '도'음으로 종지되는 수가 많고, '솔'음으로 종지되기도 하는 우조의 악상(樂想)은 남성적이고 영웅적이며 꿋꿋하고 호탕한 느낌을 주는 악조이다.

우조의 음악적 특징을 잘 나타낸 대목은 중 "집터잡는데," 춘향가 중 "적성가"(赤城歌), 심청가 중 ""(泛彼中流) 등이다. 이 세 대목에 나오는 우조의 가락은 황(E)·태(F)·중(A)·임(B)·남(c)의 5음음계로 구성됐고, 중심음은 황(E)이다. "범피중류"(泛彼中流)의 경우 시조·가곡의 계면조처럼 주로 황·중·임의 3음음계로 구성됐지만, 판소리에서는 그 곡을 계면조가 아니고 우조라고 한다.

그런데 판소리의 우조에서는 시조나 가곡에서와 같이 속소리 즉 (假聲, falsetto)을 쓰지 않고, 또 시조나 가곡처럼 사설의 모음(母音)을 풀어서 부르지 않는 것도 판소리 우조의 한 특징이다.

⑪ 현행 ""(靈山會相) 줄풍류의 한 곡명. (國樂藝術學校)의 교재에 나오는 이 곡은 "영산회상"의 ""(本靈山: 17각)·""(中靈山: 28각)·""(細靈山: 18각)·"가락(伽樂)도리"(15각)·""(上絃: 26각)·"잔도도리"(85각)·"하현"(下絃: 26각)·"염불"(念佛: 51각)·""(打令: 32각)·""(軍樂: 48각); 뒤풍류(총 142각): "계면"(界面: 43각)·"양청"(兩淸: 55각)·"우조"(羽調: 44각)로 구성됐다고 『池瑛熙民俗音樂研究資料集』에 나온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4.1649~54쪽
  • 『증보한국음악통사』 송방송, 서울: 민속원, 2007년, 83, 105, 260, 264, 441, 466쪽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송방송, 341~43쪽
  • 『海東歌謠』, 25쪽
  • 『韓國音樂學資料叢書』 권5(『歌曲原流』), 서울: 국립국악원, 1981년, 20쪽
  • 『民俗藝術事典』, 서울: 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79년, 210, 266쪽
  • 『악학궤범용어총람』 송방송, 서울: 보고사, 2010년, 251쪽
  • 『池瑛熙民俗音樂研究資料集』 成錦鳶 편, 서울: 민속원, 2000년, 53~78, 249~74, 277~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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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학궤범 7권(22) / 우조

악학궤범 7권(22) / 우조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