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과정고고학

후기과정고고학

[ 後期過程考古學 , post-processual archaeology ]

1980년대 중반 신고고학에 대항하여 영국의 호더(I.Hodder)등에 의해 제창된 새로운 개념의 고고학으로, 호더는 고고학을 결코 역사학이나 인류학의 한 분야가 아니라 방법과 이론을 갖춘 독립적인 학문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그는 과정고고학에서 주장되는 범문화적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 대신에 지역적·시대적으로 독특한 규칙을 강조한다. 따라서 후기과정고고학에서는 지역적·시대적인 맥락 및 특성과 그 속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의 규범 등에 대한 끊임없는 재해석을 강조했다. 후기과정고고학은 기왕의 이분법을 무너뜨리고 개인과 규범, 변천과 구조, 물질과 이상, 그리고 객체와 주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고 하면서 과정고고학(신고고학)과 다르게 어떤 통일된 방법론을 제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기(post)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과정고고학이 고고학의 관심영역을 축소시켜 왔고 고고학의 폭을 좁혀 왔는데 비해 후기과정고고학은 과정고고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였다. 후기과정고고학에서는 구조·과정속에서 활동하는 개인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체계를 중시하는 과정고고학과 구분된다. 후기과정고고학은 물질문화와 사회와의 관계와 학문상의 인식론적 문제, 추론의 문제 등에 관심을 갖는다. 특히 호더는 물질문화 속에 살아 움직이는 상징성을 상징주의, 맥락주의, 민속지고고학의 입장에서 다루었고, 생크(M.Shank)등은 물질문화와 사회와의 관계 등을 주로 다루었다. 후기과정고고학이란 과정고고학과 다르게 과학적인 고고학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고고학의 흐름을 총칭하는 것이다. 그 중에는 상징주의, 구조주의, 맑시스트고고학, 여성고고학, 그리고 제3세계지역의 고고학(반식민지적 민족주의적 고고학) 등을 포함한다.

일부 미국고고학자는 이와 같은 경향은 이상주의(理想主義)나 보아스의 역사특수주의(歷史特殊主義)와 관련이 있으며, 최근 미국인류학에서 보여주는 경향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참고문헌

  • 탈과정주의 고고학의 주요내용과 과제(김권구, 한국고고학보 31, 한국고고학회, 1994년)
  • Archaeology(C.Renfrew and P.Bahn, Thames and Hudson, 1991년)
  • Post-moernism 고고학과 전망(이성주, 한국상고사학보 7, 한국상고사학회, 1991년)
  • Reading the past(I.Hodder, Cambride University press, 198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