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추

유추

[ 類推 , analogy ]

과거의 인간행위를 알려진 자료(출처)들에 의해 추론(推論 : 주어진 자료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논리적 과정)하는 과정이다. 고고학에서는 직접 과거 인간들의 행위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유추를 통해 과거의 행위를 추정하며, 과거 문화를 복원하는 과정의 하나이다.

유추에 사용되는 출처에는 과거의 사회에 대한 역사적 기록, 현존하는 사회의 민족지적 연구, 과거 상황을 되풀이하거나 고고학적 자료의 형성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실험적인 연구, 그리고 생태학이나 고생물학적 지식 등이 있다.

유추는 실제적 관점에서 2가지 형태, 즉 특수역사적유추(特殊歷史的類推)와 일반비교유추(一般比較類推) 등으로 나누어진다.

특수역사적유추(特殊歷史的類推)는 동일 지역 내에서 고고학적 문화의 내용과 현존하는 사회가 역사적으로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 활용될 수 있다. 이 방법은 18세기 후반부터 신대륙에서 이용되었던 방법으로 발굴된 자료를 현존하는 인디언의 물질문화와 비교 가능한 미국 서남부지역에서 발전되었다. 이것은 스튜어드(J.H.Steward)의 직접역사적 접근과 보아즈(F.Boas)의 역사적 특수주의를 통해 더욱 발전되었다.

일반비교유추(一般比較類推)는 민족지적 혹은 역사적으로 연계되는 주민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삶을 영위하지 않는 지역이나 민족지적 기록이 불완전한 지역에 적용된다. 이 유추 하에서 과거 인간행위에 관한 해석은 광범위하게 비교하여 보편적인 관찰과 일반화에 입각하여 내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형태의 유추는 구대륙에서 19세기 단선진화론자들에 의해 널리 활용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해석은 단순히 비교해 보는 것으로 끝나게 되어 개연성이 낮다. 이러한 유추는 20세기 초 단선진화론을 겨냥한 전파론과 기능주의자의 거센 비판과 더불어 그 사용이 점차적으로 수그러들었다.

유추에 대한 논리적인 관점으로는 형식유추(形式類推)와 상관유추(相關類推)가 있다. 형식유추(形式類推)란 연구주제와 출처가 갖고 있는 세목들에 대한 단순한 존재여부확인과 그 공통세목들의 상사성(相似性)에 대한 개별적인 비교에 입각되어 추론되는 형태이다. 상관유추(相關類推)는 연구주제와 출처간에 각기 공유하고 있는 세목들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여 서로 비교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상관유추가 형식유추에 비해 유사성을 이끌어 내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1960년대의 신고고학자들은 유추의 사용을 제한하여 유추는 가설을 설정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만을 담당해야 한다고 보아 가설의 신뢰성은 연역적 가설검증법에 의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때부터 논리적 실증주의가 고고학계에서 그 영향력을 잃을 때까지, 고고학의 추론에 있어서 유추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와 유추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었는데 유추의 활용은 고고학에서 중요한 과제로 고고학 해석의 통합된 형태로서 간주되고 있다.

참고문헌

  • Archaeology(R.J.Sharer and W.Ashmore, Mayfield, 1993년)
  • 고고학 추론에 있어서 문화특수적 상관유추의 활용(추연식, 한국상고사학보 10, 한국상고사학회, 1992년)
  • 고고학에 있어서 복원문제(최몽룡, 인문논총 8, 서울대, 198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