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용기

사리용기

[ 舍利容器 ]

감은사지 동탑 사리 내·외함

감은사지 동탑 사리 내·외함

사리용기의 개념은 사리(舍利)를 담는 그릇을 총칭하는 것이다. 즉 사리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사리병(舍利甁) 또는 골호(骨壺, 舍利壺)의 의미이며, 사리함(舍利函)의 다른 이름이다. 또 사리를 넣은 용기와 공양물(供養物)을 함께 탑속에 봉안하는 것을 사리장치(舍利藏置)라고 한다. 사리의 구체적인 개념은 시기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고, 이러한 여러 상황에 따라 사리구(舍利具) 역시 좀 더 다양하게 사용되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리구는 사리를 포함한 사리를 넣는 사리용기, 공양소탑(供養小塔), 탑지(塔址)를 지칭한다. 사리용기는 불사리(佛舍利)를 봉안하고, 공양소탑은 법사리(法舍利)를 봉안하며, 탑지(塔誌)는 건탑연유(建塔緣由) 및 형지기(形止記) 등을 기록한다. 사리용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역사적인 측면과 재료, 사리용기를 봉안하는 위치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리용기는 석가가 열반한 후, 그의 유체(遺體)를 보관(寶棺)에 두었는데 보관은 금(金)·은(銀)·동(銅)·철(鐵) 의 4종관(重棺)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다. 사리용기가 여러 겹으로 조성되어 온 것은 그 중요성과 함께 이러한 경전(經典)의 출처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리용기의 기원은 인도의 피푸라하와탑이 모범(模範)이 되고 있는데 이 용기는 납석제로서 일종의 합(盒)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이후 동양 불교국에 큰 영향을 주었다.

용기의 형태와 재료는 중국에서 다양하게 발전되었는데 이는 삼국의 유학승(遊學僧)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의 사리장엄구의 사용은 7세기경 자장에 의하여 처음 사용되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사리용기의 재료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짙다. 재료는 유리, 수정, 금동, 청동, 은, 나무, 석재 등이 대부분이다. 사리용기 중 직접 담는 것으로는 유리를 주로 사용하고, 이 유리병을 넣는 것으로는 사리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사리함은 2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함(內函)과 외함(外函)이다.

사리 내·외함의 형태는 주로 호(壺)나 합(盒), 병(甁), 통(筒) 등의 형태로 만들어져, 사리를 넣은 사리병을 넣게 된다. 이 내함의 재료는 수정, 금, 은, 청동이 많다. 외함은 주로 금속제로 조성하고, 드물게 석함(石函)이 사용되기도 한다.

사리용기의 안치장소는 주로 탑속에 봉안하게되나, 단(壇) 위나 내부, 지하의 돌 항아리, 불상의 복부(腹部)등 다양하다. 백제의 경우 익산 제석사터의 목탑지 심초석에는 사리장치 사각홈이 나 있음을 보아 백제시대에도 사리용기의 존재를 짐작할 수 있다. 신라는 분황사 모전석탑 석함에서 은제사리합과 각종 공양품(供養品)이 확인되었다. 이들 공양품은 수정, 유리, 패각, 금은제 침(針), 향유병(香油甁), 동전, 금동장식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황룡사지 목탑터 심초석 사리공과 심초석 하부에서는 찰주본기(刹柱本紀)와 백자사리호(白瓷舍利壺), 청동호(靑銅壺), 염주, 금은제사리합 등이 다양하게 출토되었다. 감은사지(感恩寺址) 동·서탑 내외함과 수정사리병, 수저, 집게, 묵서지편(墨書紙片)이 함께 나왔다. 이러한 사리용기는 부도(浮圖)에서도 확인되는데 신라 염거화상탑이 유명하고, 고려나 조선시대에도 이러한 사례가 확인된다.

사리용기는 탑에 가장 흔하게 봉안되는데 탑에 봉안하는 위치 역시 일정하지는 않다. 신라때에는 탑의 심초석에 안치되는 경우, 1·2·3층에 봉안 경우 등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1층탑신이나 몇 곳에 나누어 봉안되기도 하였다. 부여 장하리 3층석탑은 2층 옥신석과 기단부, 서산 보원사지(普願寺址) 5층석탑은 옥신석과 4층 옥개석, 기단부의 3곳에 안치되었다. 부여 무량사 5층석탑은 1·3·5층 탑신석 3곳에서 조사되었다. 조선시대에도 남양사 수종사 8각탑의 경우 1층 옥새석 및 탑신석, 기단부의 중석 등 3곳에 나누어 봉안되었다.

참고문헌

  • 韓國 舍利器에서의 “寶帳”형식에 대한 考察(金姸秀, 美術資料 第65號, 國立中央博物館, 2000년)
  • 감은사지 동 삼층석탑 사리장엄(국립문화재연구소, 2000년)
  • 英陽 三池洞 模塼三層石塔 舍利莊嚴 小攷(申大鉉, 文化史學 第11·12·13號, 韓國文化史學會, 1999년)
  • 사리구(김희경, 대원사, 1996년)
  • 한국 불교의 사리장엄(강우방, 교양한국문화사-7, 열화당, 1993년)
  • 舍利莊嚴具를 통해서 본 高麗金屬工藝(전경미, 文化財 第26號, 1993년)
  • 佛舍利莊嚴(國立中央博物館, 1991년)
  • 韓國佛敎大辭典 3(韓國佛敎大辭典編纂委員會, 寶蓮閣, 198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