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절서열

요약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DNA 염기서열로, 하나의 세포 또는 개체에서 유전자 형질발현은 엄격하게 조절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여 형질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들을 전사인자라고 하는데, 조절 염기서열은 전사인자가 결합하는 자리를 제공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인자와의 복합체 구조에 영향을 미쳐서 전사인자의 기능을 결정하는 역할까지도 한다.

하나의 세포가 복잡한 생물체로 발달해가거나 한 생물체가 건강한 개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형질발현이 엄격하게 조절되어야만 한다. 예컨대 호르몬을 만드는 세포에서 간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거나 엉뚱한 호르몬을 만들면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여 형질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들을 전사인자라고 하는데 현재까지 많은 전사인자가 발견되었지만 이들 전사인자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많지 않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연구팀은 전사인자 가운데 하나인 Pit-1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하였다. Pit-1은 성장호르몬, 프로락틴, 갑상선자극호르몬 등 3가지 호르몬의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전사인자이다. 호르몬들은 뇌하수체에 있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Pit-1은 각 세포에서 다른 두 종류의 호르몬은 발현시키지 않고, 해당 호르몬만 정확히 발현시키는 선택성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프로락틴 유전자와 성장호르몬 유전자에는 Pit-1이 결합할 수 있는 조절 염기서열이 있는데, 그 염기서열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Pit-1이 프로락틴을 생산하는 세포에서 성장호르몬 유전자의 조절부위에 결합할 때에는 형질발현을 억제하는 억제자로 작용하지만, 프로락틴 유전자의 조절부위에 결합할 때에는 다른 전사인자들을 유인하여 전사 복합체를 형성하도록 함으로써 형질발현을 유도한다. 이 연구를 통하여 조절 염기서열은 전사인자가 결합하는 자리를 제공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인자와의 복합체 구조에 영향을 미쳐서 전사인자의 기능을 결정하는 역할까지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