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의 이유

유아기의 이유

유즙을 먹는 유아에게 고형의 음식을 먹도록 조정해 가는 과정이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모유나 조유만으로는 유아가 필요로 하는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가 어려워진다. 유아의 활동량이 많아져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신체의 급속한 성장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소가 섭취되어야 한다.

모유나 우유 등의 유즙은 수분이 많아 용량에 비해 영양분이 적으므로 유즙만으로 영양을 계속할 경우는 성장발육에 따른 소요량을 채우기 위해서 많은 양의 유즙을 섭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아가 모체로부터 받았던 무기질(특히 철이나 구리 등)의 저장은 생후 6개월 정도까지에 소모되어 버렸고, 유즙 중의 철 ·구리의 함유량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유즙 이외의 식품을 섭취할 필요가 생긴다.

이런 영양학적 관점 외에도 유아 자신이 고형식에 대한 욕구도 가지게 되며, 모체에서도 모유 분비감소와 모유성분의 약화 등도 이유의 필요성이 된다. 유아기 후반이 되어서도 이유가 행해지지 않으면 유아체중의 증가가 둔해지고 빈혈로 안색이 창백해지며, 근육의 이완, 뼈의 발육장애 등이 일어나고 유아의 신경증 ·면역 ·저항력의 저하 등을 초래한다.

이유를 시작하는 시기는 개인차를 충분히 고려하여 초조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 이유를 시작할 때는 유아가 순조롭게 발육되어 있는지를 살피고 절대로 무리하게 먹이지 말며, 시원한 봄 ·가을에 신선한 식품으로 조리 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음식으로 조금씩 시작하여야 한다. 특히 초기에는 신중히 하여 처음 사용하는 식품은 찻숟가락으로 한 술씩 2∼3일 간격으로 증가시킨다.

이유는 마음내키는 대로 유아에게 비스킷 등의 과자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연하고 부드러운 음식물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양과 종류를 증가시켜 나아가는 것이며, 계속적 ·점진적으로 반고형식을 주는 것이다. 또한 이유는 고형식을 씹어서 삼키는 새로운 섭취방법을 유아에게 습득시키는 일이기도 하므로, 국물이나 주스를 주는 일은 정확한 의미의 이유가 못 된다고 할 수 있다.

⑴ 이유식의 유의점:이유식은 우선 위생적으로 만전을 기해야 하므로 조리용구는 깨끗이 씻고, 식기 ·행주는 끓여 소독해야 한다. 유아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각(온도와 입맛 등)이 민감하여 맛이 없는 것을 먹이면 다음 번에는 거부할 때가 있다. 어른의 음식보다는 다소 담백한 맛으로 하고, 단맛 또는 신맛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으므로 빨리 좋아하는 입맛을 알아내어 입에 맞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온도는 모유 정도(체온 정도)의 것이 가장 입에 맞는다. 처음에는 젖을 빠는 것처럼 이유식을 빨아 넘기려고 하기 때문에 부드럽게, 덩어리가 없도록 조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유는 신중히, 서두르지 말고 진행시킬 것이며 수개월에 완료해야 한다. 인공영양아는 이미 종류가 다른 식이에 익숙해 있으므로, 모유영양아에 비해 이유의 진행을 빨리 해도 좋다.

⑵ 이유식의 종류:가정에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이유식에는 달걀 ·우유 ·육류 ·어패류 ·콩류 ·채소 ·과일 ·감자류 ·곡류 ·유지류 등 어떠한 식품이거나 조리법만 주의하면 거의 모든 식품이 이용될 수 있다.

이유에서 탄수화물 특히 녹말은 일찍부터 줄 수 있다. 쌀로 흰죽을 쑤어서 으깨어 먹이거나, 빵죽(빵을 수프 ·우유에 잘게 풀어서 걸쭉하게 끓인 것) 또는 이유 플레이크 등을 간단히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채소가 쓰일 수 있으며, 처음엔 체로 걸러서 주고 5개월 이후에는 갈거나 으깨어 주며, 그 후엔 다져서 주고 1년 이후엔 푹 삶아서 준다.

채소의 빛깔이나 섬유질이 변에 섞여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달걀은 소화하기 쉽고 철 ·구리 등 무기질을 포함하며 영양가가 높아 이유식으로 적당하다.

5개월 후부터는 노른자를 그릇에 담아 찌거나 수프 ·죽 속에 풀어 넣어 반숙으로 하여 준다. 노른자로 소량씩 주기 시작하여 5개월부터는 1/4∼1/2개, 6개월 후부터는 1/2∼1개까지, 7∼8개월부터는 통째로 1개쯤 줘도 된다. 흰자는 1년 후부터 주는 것이 안전하다.

어육류는 처음에는 어육즙을 주며 6개월 후부터는 으깨어 소량에서 5∼10 g까지, 7개월경에는 잘게 뜯어서 10∼20 g, 9개월경부터는 크게 뜯어서 20∼30 g쯤 준다. 초기에는 넙치 ·가자미 ·삼치 등을 찌거나 끓여서 주며, 구운 것은 적당하지 않다.

조개류는 이유식으로 잘 쓰지 않는다. 10개월경부터는 닭고기 ·쇠고기를 잘게 다져서 주며, 익숙해지면 20∼30 g을 준다. 돼지고기는 이유식으로 적당하지 않으며, 간은 단백질 ·비타민과 조혈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6∼7개월경부터 체로 걸러서 수프에 넣어 주면 좋다.

콩은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아미노산 균형이 비교적 잘 되어 있으므로 이유식에 적당하다. 두부 ·콩가루 등을 어느 정도 죽에 익숙해졌을 때부터 먹일 수 있다.

식물성 식용유 ·동물성 버터 ·마가린 ·라드 등은 과거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으나 6개월쯤부터 1일 1 g씩 점차로 증가해서 1년경에 10 g 정도 조리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무기질 ·비타민의 급원으로 이유를 시작하기 전부터 과즙으로서 공급되고 있으나, 6개월쯤에는 갈아서 익혀 으깨서 사용하면 소화가 잘 되므로 유익하다.

과일을 그대로 주는 것은 이유가 상당히 진전되었을 때이다. 양질의 과자류는 이유식으로 일찍부터 사용될 수 있다. 비스킷 ·크래커 등 감미가 적은 곡분제과가 좋으며, 캐러멜 ·드롭스 ·엿 등 감미가 강한 캔디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유식의 조리는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각종 조제식품이 시판되고 있는데, 앞으로 점점 그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는 유아용 곡류제품으로 플레이크 ·미숫가루, 체로 거른 각종의 채소, 과일 ·육류 등의 통조림, 기타 분말이유제품 등이 있다.

이유기에 부적당한 식품은 우엉 ·연근 ·고사리 ·고비 ·파 등 섬유질이 많고 냄새가 강한 채소류나 짜고 매운 김치류, 낙지 ·오징어 등 살이 단단한 어류 및 후추 ·겨자 ·마늘 ·생강 등 강한 향신료 등이다.

⑶ 이유의 방법:이유를 시작하기 1개월 전부터 수유시간을 정해 놓는다. 채소 수프, 된장국의 맑은 국물, 맑은장국, 과즙 등의 액체를 수유 사이에 숟가락으로 먹이는데, 삼키는 버릇, 숟가락에 대한 습관, 색다른 맛에 대한 습관의 연습을 목적으로 한다. 미음 ·곡분즙, 양질의 곡분제과 등도 좋다. 어느 것이나 1숟가락에서 시작하여 10숟가락에 이르게 한다.

5개월에서는 곡분 ·달걀 노른자 ·채소의 순서로 진행한다(묽은 죽으로 시작). 묽은 죽 5숟가락의 단계에서부터는 달걀노른자를 함께 주어, 노른자 1/2개까지 증가시킨 후 녹황색 채소를 익혀 으깬 것을 주기 시작한다. 6개월쯤에는 이유식을 오전 ·오후 2차례 준다.

7개월부터는 어육 으깬 것을 준다. 8개월부터는 죽을 으깨지 말고 주며, 고기도 갈아 준다. 9개월에는 이유식을 1일 3회 주며, 조금 단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된다. 돌이 될 때쯤이면 아침 ·점심 ·저녁 3회에 이유식을 주며, 간식으로는 오전 ·오후에 유즙과 비스킷 ·빵 ·과일을 주도록 한다.

이유식의 1회 식사에는 탄수화물 ·지방 등의 열량원과 단백질 ·유제품 등의 구성원, 신체기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일 ·채소류를 반드시 조합해 주어야 한다.

⑷ 대물애착:유아가 놀 때나 졸릴 때 항상 만지작거리고 찾는 물건으로, 꼭 특정물건만을 찾는 현상이다. 주위에서 흔하지는 않으나 종종 담요나 포대기 ·베개 ·기저귀 ·거즈손수건 등, 주로 잠자리용구를 입에 물고 다니거나 끌고 다니는 유아를 보게 된다. 이렇게 유아가 끌고 다니는 물건을 애착물이라 한다. 대개 1∼3년 사이의 유아에게서 가장 심한데, 유아에 따라서는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시까지도 이 애착물을 휴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대물애착 현상은 한국처럼 아이를 몸에 많이 접촉시켜 기르는 문화권의 나라에서는 비교적 흔하지 않으나, 미국이나 유럽 등 아이를 거의 몸에 접촉시키지 않은 채 혼자 잠들게 하는 양육방법을 취하는 지역에서는 흔한 일이다.

한국도 최근 양육방법이 많이 서구화되어 아이를 혼자 자게 하고, 모유보다는 우유를 주로 먹이는 경향이 크게 늘어나면서 아파트 등지의 유아에게서 꽤 찾아볼 수 있다. 발생원인으로는 잠자리에 혼자 들었거나, 수유기간이 짧아 우유를 먹고 자랐거나 하여 신체적 접촉이 부족한 양육방법으로 키워진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은 대략 생후 6개월 정도부터 자기의 애착물을 찾기 시작하는데, 그 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해서 가지고 놀며 어디든지 가지고 가야 하며, 특히 졸릴 때는 꼭 가져야만 잠을 잔다. 심한 경우는 여행 중이라도 자기가 애착한 베개 ·이불 ·요 등을 꼭 가지고 가야 한다.

외국의 연구를 보면 이러한 애착물이 유아를 안정시키고 어머니를 대신해서 아이를 달랠 수 있을 정도이며, 어떤 아이는 어머니보다 오히려 애착물을 찾는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외부 환경과의 접촉이 많아지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연히 없어지게 되고, 애착물을 가졌던 어린아이가 특별히 행동특성이나 성격특성에 결함을 보이지는 않으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단지 위생적으로 애착물을 소독하거나 청결히 해주면 된다.

⑸ 가짜젖꼭지:우유병 젖꼭지와 같은 모양으로 입에 물 수 있게 만든 젖꼭지이다. 최근 젖먹이들이 입에 물고 다니는 가짜젖꼭지는 처음에 어머니들이 아이의 울음을 달래고자 입에 물려 주었던 것이 유아 초기의 빨려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게 되어서, 아이에 따라서는 평상시에도 늘 입에서 때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은 잠자리에 들 때 위안을 주게 되고, 신체적 접촉만족감을 충족시켜 주게 되어 대물애착의 애착물과는 달리 어머니가 습관적으로 물려 주었던 것이지만, 애착물과 같은 정도로 가짜젖꼭지를 놓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은 대개 우유를 먹는 인공영양아에게서 볼 수 있는데, 우유병으로 먹는 우유가 유아들이 빨려고 하는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 못한 채 다 없어져 버린 데도 어느 정도 원인이 있는 듯하다. 어떤 소아과 의사는 이것을 심하게 빨면 이가 곧바로 나오는 것을 방해하고 입 모양이 예쁘게 되지 않는다고 하나, 아주 심한 아이가 아니면 그렇게 큰 지장은 없는 듯하다. 가짜젖꼭지 역시 이유식을 먹고, 고형음식을 먹게 되면 더 이상 빨지 않게 된다.

카테고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