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시장

현대백화점 신촌점

정기적으로 개설되는 재래시장인 정기시가 점차 구체적인 상업시설을 갖추어 매일시장이 됨으로써, 오늘날에는 다수의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가 집합하여 양자간의 거래관계에 따라 시세가 형성되어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와 아울러 시설이나 건물도 시장으로 보게 되었는데 이것이 구체적인 시장이다.

이러한 상설시장으로서의 구체적인 시장은 크게 거래단계에 따라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으로 나누어지며, 도매시장은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농산시장·수산시장 및 청과시장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같은 농수산물은 생산자로부터 소비지에 있는 도매시장의 도매업자 및 중매업자(仲買業者)를 거쳐 소매점에 도매되고 다음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생산소비경로를 따를 때 산지(産地)에는 산지시장, 대도시에는 중앙도매시장·분산도매시장 및 소매시장 등이 개설된다.

한국의 도·소매업진흥법 제4조는 시장·대규모소매점(백화점·쇼핑센터)·대형점 등으로 나누어 저마다 영업자수 ·건물연면적·매장면적 및 직영매장 점유율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 또한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은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아울러 이에 준하는 농수협공판장(農水協共販場)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상설도매시장이다.

공설의 상설시장은 일용품소매시장 성격을 가지는 소매시장인데, 이러한 일용품소매시장은 도시의 서민층의 생활안정을 목적으로 사회정책적인 입장에서 설립된 상설시장으로서 시장 내의 점포는 일정한 자격을 가진 소매상인에게 저렴하게 임대된다.

여기서의 거래는 원칙적으로 현금을 받고 배달을 하여 주지 않는 방식을 취하므로 소매가격이 비교적 싸게 형성되며, 판매되는 상품의 품질이나 수량 및 가격에 대해 공적인 통제가 가해지므로 여기서 형성되는 시장가격은 일반소매가격의 표준이 된다. 이러한 일용상품시장에 개인회사가 설립한 사설시장도 많은데, 비록 공설시장처럼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는 않으나 이것이 가진 사회적 ·공공적 성격에 미루어 엄격한 규제를 가한다.

외국의 경우 농민 자신이 생산한 채소·과일·꽃 등을 광장이나 거리의 일정 장소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노천시장(露天市場)이 공공단체의 승인 아래 개설되어 있다. 대표적 시장으로는 청과·어류 등을 취급하는 로마 시장, 세계 제일의 규모를 자랑하는 밀라노 청과시장, 필요한 설비가 완비된 함부르크 청과시장, 12세기경 루이 6세에 의해 개설된 파리 시장, 꽃시장으로 유명한 암스테르담의 아르스메어 시장, 영국 전체의 청과물의 가격형성 ·수급조절의 표준이 되고 있는 런던의 코벤트가든 시장, 수백 개의 도매점포와 5개의 철도부두로 형성된 뉴욕의 맨해튼 시장 등을 들 수 있다.

이같이 뉴욕·런던·파리·로마·함부르크 및 암스테르담 등 서양의 대도시에는 대규모의 시장이 개설되어 있는데, 이러한 시장의 대부분은 시 또는 특별행정기관에 의해 건설·관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