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과 조난

등산과 조난

등산은 위험도가 높다. 산이라는 대자연이 인간에 비하여 너무 위대하기 때문에 때로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무모함이나 무지에서 야기되는 조난이 때로는 시적(詩的) ·극적(劇的)으로 다뤄지고, 조난사도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에 빠지는 일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조난사고의 태반이 피할 수 있는 사고이며, 불가항력으로 일어나는 조난은 극히 드물다.

조난의 3대원인은 암벽추락 ·눈사태 ·피로이다. 희생자가 압도적으로 20세를 중심으로 한 청년층에게 많다는 것은 생각할 점이 많다. 스포츠등산에서는 항상 고도가 높은 산을 희구하는 것이 당연하며, 이에 맞추어서 자신의 체력과 기술을 연마해야 하는데, 자기 힘의 한계를 잊고 실력 이상의 등산을 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근본적으로 조난을 방지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파티의 능력을 과신(過信)하여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대상이 된 산의 조사연구를 소홀히 하여 불완전한 장비로 산에 들어가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 평소의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여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등산하는 것도 때로는 파티에 부담을 주는 결과가 된다. 또 출발 직전까지 일을 하여 몸을 피로하게 하거나, 야간열차에서의 수면부족 등도 조난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날씨의 급변이나 길을 잘못 들었을 때에 일어나는 마음의 동요는 조난에의 제1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럴 경우에는 리더는 먼저 대원을 완전히 장악하고 침착하게 다음 행동을 신중하게 취해야 한다. 대원이 불안하게 여긴 나머지 함부로 행동하여 파티가 분산하여 일어난 비극은 의외로 많다. 길을 잃은 경우, 원래의 지점에 되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육감에 따라 행동하는 일은 심신을 극도로 소모시켜 조난하게 만든다. 짙은 안개나 눈보라로 시계(視界)가 나빠지고 더구나 등산로를 잘못 든 경우에는 그곳에서 대기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선후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링반데룽(직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진하지만 실제는 동일지점을 빙빙 도는 일:環狀彷徨) 등도 초조한 나머지 함부로 행동하는 데서 일어나는 일이다.

산에서의 피로는 반드시 초조감이 따르며, 극도의 초조감 때문에 정상에서 벗어난 정신상태에 빠지는 일이 있다. 날씨가 불순한 경우의 피로는 조난 일보직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암장(岩場)에서의 추락사고도 흔히 경솔하였거나 부주의했기 때문에 일어난 경우가 많다. 루트로 되어 있는 암장이라도 낙석(落石) 등을 항상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적설기(積雪期)의 조난은 눈사태와 눈보라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가 압도적이며, 여름산인 경우는 설계(雪溪)에서 미끄러지거나 암장에서의 추락이 대부분이다. 자기 파티에서 사고자가 생겼을 경우, 리더는 다른 대원의 정신적 동요를 달래고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휘해야 한다. 만일 대원이 설계나 암장에서 전락한 경우에는 눈에 보이는 장소에서 정지되었으면 다른 대원을 진정시키고 안전지대로 유도한 뒤에 전락장소까지 내려가서 응급처치를 한다. 물론 이중조난이 일어날 것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행동하여야 한다. 만일 전락자가 쉽게 발견되지 않을 경우에는 철저히 수색하고, 그래도 찾지 못하면 곧 구조를 구하는 활동을 개시해야 한다.

또 파티가 이동할 수 있는 경우는 리더가 현장에 남고 전원을 장악하여 구조대를 기다리든가, 서브리더에게 현장을 맡기고 자신이 구원을 청하기 위하여 하산한다. 물론 현장의 상황 판단에 따르겠지만 어디까지나 파티가 분산하지 않도록 엄중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보라나 그 밖의 사태로 이동할 수 없을 경우에는 지형을 잘 조사하고 나서 설동(雪洞)을 만들어 대기하는 방법도 취해야 한다.

부상자의 응급처치는 전락 ·눈사태 또는 피로의 경우 등 여러 가지 상태를 생각할 수 있는데, 처치 후에 이동하여도 좋은 증세, 안정을 요하는 증세 등을 가려서 신중히 행동하여야 한다. 이미 절명하였을 경우는 유해(遺骸)의 이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구조를 청하는 경우는 사고자의 성명 ·연령 ·주소 ·근무처 ·소속단체의 유무, 리더의 성명 ·주소, 사고발생 장소 ·상황 ·시간, 나머지 대원의 상황, 파티의 장비 ·식량, 금후의 행동 등을 빠짐없이 연락한다.

조난현장으로부터 구원을 청할 때는 큰소리, 피리, 물건을 두드리는 등 음향에 의한 전달, 흰 헝겊을 혼들거나 높이 거는 등의 시각에 의한 전달, 야간이라면 등화(燈火)의 점멸 방법 등 임기응변으로 처치를 취하고, 만국공통의 신호를 알기 쉽게 보내면 된다. 신호방법은 1분간에 10초 간격으로 6번 보내고, 1분간 중지하고 다시 10초 간격으로 6번 보낸다. 이것을 몇 번이라도 반복한다. 이 신호를 받은 경우의 응답신호는 1분간에 20초 간격으로 3번 보내고 1분간 쉬고 되풀이한다.

참조항목

응급치료,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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