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문화 후기

구석기시대문화 후기

슴베찌르개

슴베찌르개

최후의 뷔름 빙하기는 3단계의 소빙기(小氷期)와 그 사이의 소간빙기로 구분되는데, 제1 소간빙기에서 플라이오세의 종말까지 격지석기 문화계에서 나온 가늘고 긴 돌날[石刃]석기를 특색으로 하는 여러 문화가 발생하였다. 그것은 전대와는 다른 호모 사피엔스가 활약한 최성기의 수렵 ·채집 문화였다. 즉, 활 ·투창 ·투석 ·함정 등으로 매머드 ·들소 ·동굴곰 ·야생마 ·순록 ·코뿔소 등을 수렵하였으며, 또한 어로도 시작하였다. 그에 따른 주술적 요소가 증가하여 제사 ·매장 ·신체장식 등도 행하게 되어 생활 내용이 복잡해졌다.

이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3만 5000년 전에 시작된 구석기시대 후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뷔름의 온대성기후가 시작되는 BC 2만 5000년경 말에 오늘날과 같은 기후조건이 형성되었는데,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구석기시대 중기 말에 새로운 유형의 석기 출현과 구석기시대 후기의 석기 중 무스티에문화인 긁개의 계속적인 출현에 의해서 확인되었다. 이 마지막 시기에는 뼈연장이 출현하였는데, 거의 없다가 갑자기 출현한 것으로 석기제작 방법에 있어서도 여러 유형의 석기를 제작하기 위하여 긴 격지를 계통적으로 떼어 내는 방법을 강구하였다.

구석기시대 후기의 사람은 전기와 중기의 사람보다 지혜가 발달되어 간접 타격법으로 긴 격지를 떼어 내어 석기를 만들었다. 간접 타격법은 석재 위에 매개물을 놓고, 그 매개물에 타격을 가하여 격지 특히 긴 격지를 얻는 방법이다. 이때 남겨진 몸돌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긴 격지석기는 밀개 ·조각기 ·칼 ·송곳 등이었다. 긴 격지는 그 길이가 그 자체 넓이의 2배를 초과하는 것을 지칭한다.

이러한 석기의 제작자는 현생인류(現生人類)로 그들의 활동 자체가 종족의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준이 되었다. 그들이 생활한 가장 오래된 유적 내에서 그들의 집자리, 염료사용 흔적, 장신구 등이 발견되어, 예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었던 것이 확인되었다.

프랑스에는 이 시기 초에 샤텔페롱문화가 있었으며, 중부 유럽의 스젤레티안문화, 이탈리아의 베르나르디니안문화, 러시아의 코스티엔키문화, 근동과 중동의 에미리안문화와 바라도시티안문화가 있었다. BC 3만 년경 오리냐크문화가 유럽과 근동에서 전(前)문화와 교체되었는데, 근동의 그러한 문화를 때로는 앙테리안문화라고 부른다. 몇몇 지역에서 오리냐크 문화전통이 지속되었고, 그라베트문화는 BC 2만 5000년경 서유럽에서 돈 계곡까지 전파되었다.

이 무렵 오스트리아에서 러시아까지 특수한 문화가 발생하였는데, 이것을 파부로비안문화라고 한다. 솔뤼트레문화는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발생한 특수한 문화인데, BC 1만 8000~1만 5000년에 이 지역에 정착되었다. 곧 이어서 마들렌문화 전기 또는 바드굴리안문화 그리고 지중해 북서쪽의 지역문화로서 살페트리안문화가 출현하였다. 마들렌문화의 발전은 BC 9000년경 유럽 북방의 온대기후 시기까지 지속되었다.

독일 북쪽의 함부르지안문화와 영국 그레스월리안문화는 이탈리아와 프로방스의 로마넬리안문화와 같이 마들렌문화 말기에 속한다. 근동의 오리냐크문화를 계승한 아틀리티안문화는 이 지역에서 발생한 중석기문화와 더불어 변형된 것이 확실하였다. 아프리카 북쪽의 르발루아-무스티에문화는 지역에 따라 구석기시대 후기에도 지속되었다. 그것이 앙테리안문화이다.

카푸문화와 이베로-모루지안문화는 그 편년이 1만년 이상으로 올라간다. 콩고의 도코시안문화, 케냐의 카푸문화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에 의하여 동일연대로 측정되었다. 스틸바이안문화, 상고엔과 포레스미안문화는 남아프리카 구석기시대 후기 전기간을 통하여 지속되었다. 이 시기의 아시아 석기에 관해서는 아직 충분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다만 자바의 나간동문화, 중국의 오르도스문화, 시베리아의 안가라와 아퐁토바-고라문화를 열거할 수 있을 뿐이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에 의해서 여러 가지 연대를 얻었지만 앞으로 더 확인하여야 될 것 같다.

한편, 아메리카 북쪽에 최초의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유럽 구석기시대 후기 초와 같은 시기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메리카 내 가장 오래된 독립문화는 산디아문화라고 하는 것으로서 약 1만 2000년 전에 해당된다. 그러나 BC 1만 년부터 근동에서는 중석기가 출현하고, 최초로 식량을 생산한 사실이 밝혀졌다. 기타 지역에서는 계속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면서 전(全) 구석기시대 동안을 수렵 ·어로 ·채집으로 생활하였다. 이러한 문화는 후빙기에도 연장되어 최말기구석기문화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