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정치

에티오피아의 정치

에티오피아의 정체는 9개 주로 구성된 연방 민주공화국이며, 국가 원수는 대통령이지만 실질적인 국정 권한은 행정부의 수반이 총리가 갖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회는 양원제로 인민의회 및 연방의회로 구성되나 인민의회가 실세이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상징적·의전적 역할만을 담당하는데, 인민의회가 후보를 지명하고 양원 합동회의에서 2/3 이상 찬성으로 선출된다. 임기는 6년으로 3선은 허용되지 않는다.

총리는 행정부의 수반이며, 각료회의 의장이고, 국군의 최고 사령관으로서 국정의 실권을 행사한다. 총리는 인민의회에 대해 책임을 지며 인민의회의 임기와 동일하다. 인민의회가 의회 내 다수당 대표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의회는 하원인 인민의회(임기 5년)와 상원인 연방의회로 구성된다. 인민회의는 기본적으로 인구비에 따라 선출되지만 소수인종을 배려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총 547석 중 오로모(Oromo)주 가 총 의석수의 1/3, 암하라(Amhara)주 및 SNNPR가 각각 1/4, 티그라이(Tigray)주가 7%를 차지한다. 연방의회는 종족대표로 구성되며 각 종족은 적어도 종족당 최소한 1명의 연방의회 대표권을 보유한다. 또한 각 종족은 인구 100만 명당 추가로 1명씩 대표권 더 보유한다. 각 주의 의회에서 선출되며, 임기는 5년이다.
 
주요 정당에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 Ethiopian People's Revolutionary Democratic Front), 통일민주연합(CUD: Coalition for Unity and Democracy), 연합에티오피아민주전선(UEDF: United Ethiopian Democratic Front) 등이 있다. EPRDF는 1989년 멩기스투 사회주의 정권타도를 위해 싸우고 있던 3개 단체, 즉, TPLF(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 EPDM(에티오피아 인민민주운동), OPDO(Oromo 인민민주조직)가 연합하여 결성된 것이다. 집권여당이었던 EPRDF는 2005년 5월 총선을 통해 총 547석 중 327석을 차지하여 일당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CUD는 2004년 11월, AEUP, UEDP-Medhin, EDL 및 Rainbow Ethiopia for Democracy and Social Justice 등 4개 정당의 연합으로 결성되었다. 2005년 5월 총선에서 수도 아디스 아바바 시 23개 선거구에서 전 의석을 차지하는 등 109석을 차지했다. 지도층이 주로 교육수준이 높고 전문적 경험을 보유한 인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티오피아 내 거의 모든 지역 및 종족에 걸쳐 당원을 확보하고 있다. UEDF는 2003년 8월 ONC(Oromo National Council), ARDUF(Afar Revolutionary Democratic Unity Front)등 14개 정당의 연합체로 결성되었다. 2005년 5월 총선에서 52석을 차지했으나 43석을 획득한 ONC이 UEDF로부터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향후 단일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UEDF는 종족에 기반을 둔 정당의 연합체로 주로 남부 및 중부지역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으며, ONC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포들이 중심 세력을 이루고 있다.
 
최근 에티오피아의 정치 상황은 많은 불안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OLF(오로모 해방전선) 등은 에리트리아 분리 독립 허용, 종족에 근거한 지방 분권주의 채택 및 소수 종족인 티그레이족에의 권력 집중 등에 반발하여 대정부 무력 투쟁을 전개 중에 있다. 둘째, 현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2005년 총선에서 수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야당이 선전하고, 특히 수도에서 야당이 압승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것은 15년에 걸친 멜레스 정권의 장기집권과 소수 티그레이족 편중정책에 대한 여타 지역의 불만과 상대적 빈곤감 증대에 따른 민심 이반이 총선 결과에 반영된 것이다. 셋째, 2005년 6월 반정부 시위에 이어, 10월 야당측의 정부출범식 등원거부와 이에 따른 정부측의 해당의원 특권면제의 박탈 등으로 인하여 야당 및 대학생들의 반정부 활동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1월 아디스 아바바, 지방 도시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과정에서 경찰 등 보안국의 발포로 5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하였으며, 1만명 이상의 야당인사 및 시위 혐의자가 체포되었다. 넷째, 최근 에티오피아-에리트리아 국경지역에 설정된 임시안전지대(TSZ)에서의 긴장 고조가 국내 정국상황과 맞물려 불안 요인을 가중시키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외교 기조는 민주주의 구축 및 급속한 개발추진, 국가적 자존 및 위신, 그리고 세계화의 추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대유럽 관계는 우호적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1991년 멜레스 집권 이래 친서방 정책 노선을 취함에 따라 유럽의 에티오피아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였으며, 과거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에 대한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역사적 관계로 인해 에티오피아는 주요 공여대상국의 하나로서의 이익을 누려왔다. 에티오피아는 2005년 총선 시 유럽연합(EU)의 선거참관단을 받아들이는 등 최근 유럽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단지, 2005년 총선 이후 발생한 야당의 반정부 소요사태와 이에 따른 다수의 사상자 발생, 선거 투개표 과정에서의 부정의혹 등에 따른 문제로 일부 국가는 원조정책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대미 관계 역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어 왔다. 멩기스투 공산주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멜레스 정권은 냉전종식과 함께 빈곤퇴치 및 경제개발을 위해 친서방 정책을 취했으며, 특히 대미 관계를 중시, 1991년 이래 양국관계가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해오고 있다. 케냐(1963년), 미국(1975년), 에리트리아(1993년)와 방위협정을 맺고 있다. 18세 이상 국민에 대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2006년 기준으로 GDP 대비 방위비의 비중은 3.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