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한관계

러시아의 대한관계

한·러 경제관련 의정협정

한·러 경제관련 의정협정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이 일본 및 청나라와 함께 조선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한-러 관계가 본격화된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외교 관계는 1885년 7월 7일 조로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최초로 수립되었고, 당시 조선은 청나라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를 적극 활용했다. 러시아도 조선을 남하정책의 교두보로 여겼기 때문에 양국의 관계는 적극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는 1896년 고종이 친일정부를 피하여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던 아관파천으로 이어졌으며,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는 일본이 조선 내에서 독점적으로 누렸던 권리를 일본과 나누어 가지며 각종 이권을 챙겼다. 이에 조선에서는 고종의 환궁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고종은 375일 만에 경운궁(현 덕수궁)으로 돌아왔다.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에서 러시아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조선은 1904년 5월 조선과 러시아 간 체결되었던 모든 모든 조약과 협정의 폐기를 선언하였고, 이를 계기로 양국 간의 국교는 단절되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러시아는 1905년 포츠머스조약을 통해 일본의 조선 지배를 인정하였다.

한국전쟁에서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Союз Советских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х Республик,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이 북한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줄곧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대한민국과 소련미하일 고르바초프(Михаил Горбачёв, 1931~)의 등장과 함께 해빙기를 맞게 되었다. 1989년 12월 양국은 영사처를 설치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앞서 4월에는 소비에트연방상공회의소 서울사무소가 개설되었으며, 7월에는 한국 무역진흥공사 모스크바사무소가 개설된 바 있었다. 1990년 12월에는 노태우 대통령이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하여 무역협정 및 과학기술 협정, 이중과세방지 협정, 투자보장 협정 등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이 해체되면서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경제·문화·과학 분야에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하였고, 1992년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Борис Ельцин, 1931~2007) 대통령이 한국을 공식 방문하였다.

1993년 이후 러시아 내에 민족주의 정서가 확산되면서 러시아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강대국으로서의 위치를 재확보할 것을 요구받았고, 이에 러시아는 서방과의 공조가 아닌 독자적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고자 하였다. 러시아는 양국의 우호관계 속에서 1995년 9월 '조·러 상호원조 및 우호협력 조약'을 폐기하였는데, 이는 6·25전쟁 발발 당시 러시아의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담은 조약이었다. 이후 대한민국과 러시아 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져 러시아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또한 러시아의 관세 특혜국이 되었으며, 어업협정의 체결로 러시아 수역 내 어획권을 확보하였다.

1998년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양국의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최악의 외교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이 방러하여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 동반자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에 양국이 합의하였고, 2001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Владимир Путин, 1952~)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를 통해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으로까지 이어졌으며,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러시아에 대규모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 등을 적극적으로 설립하였다. 2010년에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이하였고, 이와 같은 활발한 한러관계의 연장선 상에서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2014년부터 관광 목적 입국 시 무비자 입국에 합의하게 되는 외교적 결실을 맺었다. 2016년 한-EAEU 공동연구가 완료된 결과 양자 간 교역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산업부문의 공동 개발과 항공우주·신소재·기계 분야의 과학기술 협력도 긴밀하게 진행 중에 있다.

2018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19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최적의 실질 협력 파트너임을 재차 확인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 확충·유라시아 극동 개발·국민복지 증진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 방안을 논의하였다.

현재 대한민국과 러시아 간에는 각국의 수도를 연결하는 서울-모스크바 노선의 직항 항공기가 운항 중이며, 그밖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유즈노사할린스크, 야쿠츠크, 울란우데, 노보시비르스크, 이르쿠츠크 등으로 가는 항공 노선이 있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시베리아 횡단 항로가 열린 결과로, 과거보다 서울에서 유럽의 주요 도시를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해운 또한 러시아로 연결되는 다수의 정기 노선들이 개설되어 운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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