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정치

여론정치

[ 輿論政治 ]

요약 국민의 공통된 의견인 여론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정치.

민주정치는 모든 정치활동을 여론과 연결시켜 그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하기 때문에 여론정치라고도 부른다. 여론이란 어떤 공공의 문제에 관한 다수 국민의 공통된 의견이나 요구가 집약되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고대 서양에는 '민중의 소리는 신의 소리'라는 격언이 있었으며, 동양에서도 '민심은 천심'이라 하여 여론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여론이 실질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 민주정치가 발전하면서부터이다. 특히, 신문·라디오·텔레비전 등의 매스컴의 발달에 따라 넓은 범위에 걸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여론이 보다 빠르고 폭넓게 형성됨으로써 큰 힘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여론에는 보도기관이나 대중 행동 등을 통하여 사회적으로 조직화된 현재적(顯在的) 여론과 아직 조직화되지 않은 채 막연한 기분이나 감정 또는 사고나 관념으로서 사회 안에 산재해 있는 잠재적(潛在的) 여론이 있다. 여론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이 잠재적 여론이 현재적 여론으로까지 승화되어야 한다.

참다운 민주정치, 즉 여론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여론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국민에게 널리 전달되어야 하며, 둘째 이러한 정보에 대한 정확한 해설과 자유롭고 책임있는 비판이 이루어져야 하고, 셋째 모든 국민이 정확하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사회 전체의 복리와 이익을 고려하여 판단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형성된 여론은 신문, 텔레비전 등의 매스컴을 통하여 선전되고, 청원·진정·서명운동·데모·압력단체의 활동 등으로 구체화되어 정책에 반영된다. 한편, 각 정당도 자기 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면서 여론의 동향에 주의를 기울여 그 정책이나 활동이 여론과 동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여론을 너무 의식하면 약체정부를 면치 못하고 중우정치의 위험도 따른다. 그러므로 여론을 존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부가 정치에 대한 소신을 국민 앞에서 피력하여 여론을 지도하거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