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자유

[ freedom , 自由 ]

요약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 또는 그러한 상태.

구속이 될 수 있는 것은 유한(有限)한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그 전제에 입각한다면, 비록 구속되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모든 장애에서 해방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는 또 터부(禁忌)라고 환언하여도 무방하겠으나, 터부에는 성(性)에 관한 것에서부터 절도나 살생과 같은 것까지도 포함된다. 인간의 자유는, 터부를 초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터부는 역사적·사회적으로 변화한다.

가령, 근친상간(近親相姦)이라든가 간통 등은, 일부일처 제도하의 사회에서는 인정하지 않지만, 이집트에서는 왕족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 형제끼리 결혼하는 예도 흔히 있었고, 30년전쟁(1618∼1648) 후에는, 10년간 모든 남성이 두 사람의 배우자를 두는 것을 공적으로 승인하였다. 또 동성애(同性愛)는 현대의 구미사회에서는 금지되어 있지만, 그리스에서는 미덕이라고 권장하였다. 개인이 개인의 소유물을 훔치는 것만이 절도는 아니다. 국가 또는 사회가 그 구성원으로부터 교묘한 방법으로 약탈하는 것도 공공연히 인정된 절도의 하나인 것이다. 살생에서도 똑같은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대사회에서 인신공희(人身供犧)나 복수·결투 등이 윤리적으로도 긍정되었다는 사실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현대에도 사형은 부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국가와 국가, 계급과 계급간의 대량적인 살생은 오히려 이것을 부정할 자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결국, 반가치(反價値)라고 인정되는 것은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틀린 일이다. 왜냐하면, 무엇이 가치에 위배되느냐 하는 것은, 절대적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며, 그것은 역사적·사회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이다. 자유의 문제는, 일반적으로 반가치라고 인정되고 있는 행동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은, 공동체 시대에는 그 속에서 일생을 마치는 것을 자연의 운명으로서 받아들였다. 그 후에 나타난 새로운 집단에서는, 어느 집단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각 개인의 의사에 달렸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기가 태어난(우연적이지만) 국가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곧 장애와 위협을 초래하는 결과가 된다.

현재, 사회주의국가에서는 그 구성원이 '자유사회'로 탈출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의 여행까지도 제한하고 또 억제한다. 그 때문에 '자유화'에의 요구가 대두되고 있지만, 그것은 언제나 억압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력이 향상되면 '자유화'는 결국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며, 사회주의사회에서의 전체주의·독재주의·관료주의는 붕괴될 것이다.

사상(思想)·언론·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사회주의사회보다는 시민사회가 훨씬 윤택한 쪽에 놓여 있으며 이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것은 사회주의사회는 가장 긴 역사라고 하여도 불과 반세기의 역사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시민사회는 수세기의 체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고용관계(雇用關係)·노동시간·복지시설 등에서는 전자(前者)가 우월하다고 말해왔으나, 현재는 북유럽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복지국가의 성립으로 사회주의국가의 경제적 자유도 빛을 잃고 있다. 사회주의국가의 경우,최후의 장점은 전쟁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점에 있다고 말해 왔으나, 이것도 중·소대립이나 대국주의(大國主義)의 횡행 등으로 보아 이념이야 어쨌든 현상적(現象的)으로는 불투명한 것이다.

인간의 자유에 관해서는,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 및 생물로서의 한계라는 점에서도 고찰할 필요가 있겠다. 과학적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각종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있음에는 틀림없겠으나 또다른 생명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일이다. 그 경우, 인간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모든 사회적 장애를 극복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의 생명 그 자체는 몇백 년 동안 연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장차, 우주개발이 발전하면 인간은 태양계의 여러 혹성(惑星)을 왕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만 태양계를 넘어서, 은하계(銀河系) 우주의 끝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1대(代) 내지는 수대에 걸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 하더라도 그것은 겨우 은하계 우주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거리인 것이다. 인간은,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는 없다. 즉, 광대한 우주 속에서는, 생물로서의 인간의 기술적 자유라는 것은 극히 미미(微微)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술적 자유가, 인간의 모든 자유의 물질적 기초가 되는 것이다. K.야스퍼스나 J.P.사르트르 등이 말한 실존적 자유도, 바울로에서 칼뱅에 이르는 그리스도교적 자유도, 모두 이 물질적 기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벗어날 수 있다는 그러한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며 그것은 단순히 이념으로서의 자유일 뿐, 현실적 자유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참조항목

구속, 터부

카테고리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