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인종

[ races of mankind , 人種 ]

요약 인류를 생물학적으로 구분할 때, 신체상의 유전학적인 제반 특징을 공유하는 집단.

인류는 호모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種)으로 통합할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다양하다. 인종은 그 종 안에서의 변이를 나타내는 것이며, 동물의 아종(亞種)에 해당한다. 인류의 변이가 풍부하고 그것이 많든 적든 토지와 결부되어 있다는 것은 예로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고대 중국인은 ‘동이서융 남만북적(東夷西戎南蠻北狄)’이라고 하여 다른 집단과 자기들을 구별하였다. 이집트 왕묘(王墓)의 벽화에는 피부의 빛깔에 따라 인종을 구별하여 그려 놓았다.

인종은 생물학적 구분일 뿐, 풍속 ·습관과는 관계가 없다. 그런 점에서 문화적 구분인 민족이나 정치적 구분인 국민과는 엄연히 구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영어를 잘 구사하고 미국문화가 몸에 배었다 할지라도 한국계 2세(世) 미국인은 인종적으로 한국인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유대 민족은 있지만 유대 인종이란 있을 수 없다. 예컨대 금발이 많은 폴란드의 유대인에게는 금발이 많고, 흑발이 많은 에스파냐의 유대인에게는 흑발이 많은 것만 보아도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인종이란 개념은 집단을 나타낸다. 인류 유전학자 스턴은 ‘인종이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전적으로 격리된 집단이어서 다른 어떤 격리집단과도 다른 집단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인종은 통계학적 개념에 의해 이해되는 것이거니와, 이 경우 많은 인종 특징을 충분히 종합한 연후에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혈액형의 빈도가 두 집단 간에 닮았다고 해서 곧 두 집단을 같은 인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경솔한 일이다. 금발은 북유럽인의 심벌이라고 할 만한 특징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1/4은 금발이 아니며, 다른 특징을 가지고 북유럽인 속에 섞여 있다. 그러므로 개인을 두고 말할 때는 무슨 무슨 인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