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이든

요약 영국의 정치가로 1955년에 처칠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되었다. 1957년 수에즈운하의 소유권을 두고 이집트를 공격했지만 실패하였고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임하였다.

영국 더럼 주(County Durham)에서 윌리엄 이든(William Eden) 준남작(baronet)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튼 칼리지(Eton College)에서 공부하던 이든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대위로 참전하여 십자훈장(Military Cross)을 받았다. 전쟁 이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에서 동방언어학을 전공하였다. 

1922년 하원의원 선거에 보수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으나, 이듬해 12월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이 해에 은행가인 윌리엄 저버스 베케트(William Gervase Beckett) 준남작의 딸인 베아트리스 베케트( Beatrice Beckett)와 결혼했다. 1924년 보수당 내각에서 내무부 정무비서관으로 일했으며, 1931년 노동당의 램지 맥도널드(Ramsay MacDonald) 정부에서 외무부 차관이 되었다. 그리고 1934년에는 국왕의 인장을 관리하는 국새상서(Lord Privy Seal)로 내각의 각료가 되었으며, 1935년 보수당의 스탠리 볼드윈(Stanly Baldwin) 내각에서는 국제연맹 담당 장관을 거쳐 외무부 장관이 되었다. 이든은 아서 체임벌린(Neville Chamberlain) 내각에서도 외무부 장관으로 있었는데, 1938년 독일과 이탈리아에 대한 유화정책에 반발하여 사임하였다. 그 뒤, 이든은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과 함께 독일에 대한 강경론을 주도하였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이든은 체임벌린의 전시내각에서 자치령 담당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Dominion Affairs)을 맡았으며, 1940년 처칠 내각에서는 육군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War)을 맡았다가 그해 말에 다시 외무부 장관이 되었다. 1942년에는 하원의장과 중동사령부의 최고사령관의 직위를 맡기도 했다. 194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패배하자 이든은 보수당의 부대표가 되었다. 1950년에는 베아트리체 베케트와 이혼하고, 1952년에 처칠의 조카인 클라리사 처칠(Clarissa Spencer-Churchill)과 재혼했다. 1951년 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하여 처칠 내각이 수립되자 다시 외무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1954년 영국의 최고훈장인 가터훈장(Knight of the Garter)을 수상했으며, 1955년 4월 7일에는 처칠의 뒤를 이어 총리로 취임했다.

이든은 1956년 이집트 대통령 나세르(Jamal ‘Abd an-Nāser)가 수에즈 운하의 국유화를 선언하자 프랑스, 이스라엘과 협력해 이집트를 침공해 제2차 중동전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유엔에서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즉시 정전할 것을 결의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이 이어지자 성과 없이 철군하였다. 영국은 수에즈운하의 운영권을 비롯해 이집트에서의 이권을 상실했고, 5억 파운드에 이르는 막대한 전쟁비용의 지출로 파운드화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달러화에 경제적 주도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이든은 1961년 초대 에이번 백작(1st Earl of Avon)의 작위를 받고 상원의원이 되었다. 그리고 1977년 1월 14일 윌트셔의 솔즈베리(Salisbury)에서 사망했다. 그는 당시의 노동당 당수 클레멘트 애틀리와 함께 인신공격을 가장 적게 받은 정치가였으며, 대중민주주의국가의 최종발전단계인 복지국가에서 보수당 지도자로서 적격성을 보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