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이원론

이기이원론

[ 理氣二元論 ]

요약 만물의 존재가 이(理)와 기(氣) 두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하는 성리학의 이론.

정이(程頤)가 주창하였고 주희(朱熹:주자)가 완성하였다. 성리학의 발생시기는 불교의 폐해가 노출되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시켰던 당나라 말기였다. 한유(韓愈)는 오륜(五倫) 등을 강조하는 유교의 사회철학적 입장에서 사회성이 결여된 불교의 폐단을 지적하고 배척하였으며, 이고(李翺)는 불교의 장점인 해탈의 논리를 유교의 이론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불교의 필요성을 부정하였다. 이고가 재구성한 유교적 해탈의 논리는 인간 속에 내재해 있는 초월적이고 불변적인 요소인 성(性)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성은 자신의 마음 속 깊이 존재하는 주관적인 것이어서 인식하기 어렵다.

이고를 계승한 송나라의 주돈이(周敦頤)는, 바깥의 사물에 존재하는 불변자와 자신의 성이 일치한다는 전제 하에, 자신의 성을 인식하기 위하여 바깥 사물에 내재하는 불변자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방법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주돈이는 음양오행으로 구성된 만물의 내면에는 무극(無極)과 태극이라고 하는 불변자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뒤를 이은 장재(張載)는 기(氣)가 잠시 모여서 형성된 형태가 만물의 현상태이고 기가 흩어진 상태인 태허(太虛)가 만물의 본질태라 파악함으로써 만물의 불변적인 본질을 확인하였다.

그뒤 정이는 만물의 현상태인 음양오행 등을 기로 수렴하고 무극, 태극, 태허 등의 불변하는 만물의 본질을 이(理)로 수렴함으로써 이기론을 완성하였는데 이 이기론은 주희에게 그대로 계승되어 성리학의 중심적인 이론이 되었다. 정이와 주희에 의하여 완성된 이기론은 원래 인간의 불변적 본질인 성을 인식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개된 것이므로 만물의 변하는 요소인 현상태를 대변하는 기와 불변하는 요소인 본질태를 대변하는 이를 이원적으로 파악하는 이원론적 성격을 갖는 것이다.

만물의 물질적 존재와 삶의 작용, 인간의 감정 등 인식 가능하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모든 요소는 기이다. 기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존재의 본질로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인식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며 궁극적으로 하나로 귀일되는 요소는 이이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존재의 본질이 '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여 '이'의 입장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 유교철학을 통하여 실현되는 것이다.

한국의 성리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이기이원론을 수용하지만, 퇴계 이황(李滉)을 중심으로 하는 수양철학에서는 존재의 본질을 회복하여야 하는 입장 때문에 이를 중시하였고, 율곡(栗谷) 이이(李珥)를 중심으로 하는 실천철학에서는 현실을 개혁해야 하는 입장 때문에 존재의 현실적 요소인 기를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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