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서

요한복음서

[ The Gospel According to John , ─福音書 ]

요약 신약성서의 네 복음서 가운데 하나.
원어명 Κατά Ιωάννην Ευαγγέλιον(그), Evangelium Secundum Iohannem(라)

〈요한복음서〉는 〈마태오복음서〉, 〈마르코복음서〉, 〈루카복음서〉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언행을 기록한 《신약성서》의 4복음서로 꼽히는 문헌이다. 그러나 다른 세 복음서가 공통된 관점에서 유사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어서 공관복음서(共觀福音書, Synoptic Gospels)라고 불리는 것과 달리, 〈요한복음서〉는 독특한 신학적 관점을 보이며 다른 복음서들과 공통된 내용도 적다. 특히 예수를 신의 외아들로 명시하고 사랑을 강조해 그리스도교의 교리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종교개혁가인 마틴 루터(Martin Luther)도 바울의 편지들과 함께 이 문헌을 중시했고, 그런 시각은 오늘날까지 개신교에서 나타난다.

〈요한복음서〉는 공관복음서들과는 달리 예수의 생애와 행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기록하고 있지 않다. 이를테면, 예수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일이나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은 일, 나병 환자를 고치고 많은 병자들을 고친 기적 등이 기록되어 있지 않으며,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일을 첫 번째 기적으로 적고 있다.

〈요한복음서〉에는 예수가 율법에 관해 설파한 산상설교(山上說敎) 등 교인이 가져야 할 행실과 윤리에 관한 내용은 거의 담겨 있지 않으며, 대신 믿음이 절대적으로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요한복음서〉는 다른 공관복음서들보다 예수의 신성(神性)이 두드러지게 강조된다. 예수의 탄생이나 세례부터 시작하는 다른 복음서들과는 달리 <요한복음서> 1장은 예수가 신과 함께 처음부터 존재했고 모든 것이 그를 통해 생겨났다는 ‘예수의 선재성(先在性)’을 주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예수를 신의 말씀으로 이해하고,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인 예수를 통하지 않고는 신에게 갈 수 없다고 선언한다. 유대교에서 율법인 토라(Torah)가 신과 함께 선재하며 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되듯이, 예수도 신과 함께 선재하며 신의 인간 구원 계획을 계시하는 원리로 파악되는 것이다. 이는 우주에 내재하는 창조와 질서 유지의 원리로 정의되는 그리스 철학의 로고스(logos) 개념이 그리스도론과 결합하며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한 병사가 그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자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고(요한 19:34) 기록하는 등 예수의 신성과 인성을 동시에 강조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인성(육체성)을 부정한 영지주의(그노시스파, Gnosticism)의 가현설(Docetism)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요컨대 예수의 생애를 중심으로 다룬 공관복음서들과는 달리 〈요한복음서〉는 예수가 메시아임을 강조하는 신학적 교리에 대한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요한복음서〉는 신학적 관점이나 내용이 다른 복음서들과 차이를 보인다. 이를테면, 영이신 신에게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신이 보호자인 다른 진리의 영을 보내줄 거라는 내용은 다른 복음서들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요한복음서〉는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요한 1:39)고 시각을 명시하거나,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었다거나(요한 13:1-20), 두 차례 징표를 일으켰다(요한 2:11, 4:54)는 등 다른 복음서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들이 등장한다. 사도 토마스가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자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게 했다는 내용도 기록되어 있는데, 일부 종교사학자들은 이를 요한 교파와 대립하던 토마스 교파를 비방하려는 목적에서 삽입된 것으로 해석한다.

한편, 〈요한복음서〉는 사랑의 교리를 유독 강조하여 ‘사랑의 복음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것은 믿음과 희망, 사랑 가운데 사랑이 으뜸이라고 말한 바울의 견해(코린토 전서 13장)와도 일치해, 바울 신학이 〈요한복음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도 한다.

〈요한복음서〉는 복음서들 가운데 가장 늦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톨릭 교회의 전승에서는 예수의 12사도 가운데 하나인 사도 요한이 1세기 말인 90〜100년 무렵에 에페소스에서 〈요한복음서〉를 작성했다고 여겨왔다. 2세기의 그리스도교 신학자인 이레나이우스(Irenaeus) 등은 요한이 늘그막에 소아시아 주교들의 요청을 받아 케린투스(Cerinthus) 등이 설파하던 영지주의와 맞서기 위해 복음서를 작성했다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학자들은 사도 요한과 복음사가 요한(John the Evangelist)을 동일인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복음서가 작성된 시기도 훨씬 나중으로 본다. 특히 독일의 신학자인 루돌프 불트만(Rudolf Karl Bultmann, 1884〜1976)은 1941년에 발표한 《요한복음서에 대해서(Das Evangelium des Johannes)》에서 〈요한복음서〉의 저자가 공관복음서와는 다른 구술 자료를 사용해 복음서를 썼다고 분석하고, ‘예수가 사랑하는 제자’에 관해 언급한 21장의 내용은 후대에 덧붙여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참조항목

복음서,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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