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케

에포케

[ epoche ]

요약 ‘판단 중지’라는 뜻.

고대 그리스의 회의론자(懷疑論者)들이 쓰던 용어. 원래는 ‘멈춤’ 또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둠’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피론을 중심으로 한 고대 회의론자들이 ‘판단 중지’라는 뜻으로 쓰게 되었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판단하는 사람이나 그 대상의 입장과 상태 ·조건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일률적으로 좋다, 나쁘다, 또는 있다, 없다고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매사에 대해서 ‘판단을 보류하는(에포케를 하는)’ 수밖에 없고, 또한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태도는 근세에 들어와 R.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에서 철학의 방법론으로서 그 적극적인 의의가 발견되었다. 따라서 E.후설은 데카르트의 정신을 취하면서, 이 에포케를 자신의 현상학적 환원(現象學的還元)의 방법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하였다. 이 경우에는 자연스런 판단을 그대로 진실이라 하지 않고, 그 판단을 일단 보류해 보는 것을 의미한다.

역참조항목

산자야,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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