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치 빙하

요약 스위스 발레주(州)의 북동부에 있는 알프스 최대의 곡빙하(谷氷河).

스위스 남부 발레(Valais)주에 있는 곡빙하로, 알프스 산맥 내 최대이자 유럽 대륙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곡빙하이다. 과거 최대길이 약 30km, 평균너비 2km, 면적은 약 120㎢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길이 약 23km에 면적은 약 80㎢로 축소되었다. 알프스에서도 높은 산봉우리들이 있는 지역에서 발원하여 그 두께가 800m에 이르며, 융빙수(融氷水)는 마사(Massa)강을 지나 론(Rhône)강의 상류부로 흘러들어 수력발전에 이용되기도 한다.

알레치 빙하 주변에는 알레치호른(Aletschhorn, 4,182m), 융프라우(Jungfrau, 4,158m) 등 해발 4,000m가 넘는 고봉(高峯)들이 9개나 위치한다. 주변의 고산지대에 쌓이는 적설량이 만년설이 되어 거대한 알레치 빙하를 형성하였는데, 약 6만 년 전쯤 만들어지기 시작한 빙하는 오랜 기간 성장하면서 이동해왔다. 연평균 100~200m 가량을 전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그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알레치 빙하는 넓은 폭과 더불어 오랜 기간 빙퇴석을 운반·퇴적시켜 만든 지형인 모레인(moraine)이 인상적으로 발달해 있다. 중앙퇴석·측퇴석·종퇴석 등이 여러 곳에 특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빙하 퇴적지형인 모레인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2001년 알레치 빙하는 융프라우 등 주변의 산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빙하 주변에는 낙엽송과 소나무숲이 대규모로 형성되어 장관을 이룬다. 스위스 알프스 내에서도 대표적인 관광지로 유명한데, 근래에는 빙하 트래킹 및 하이킹을 목적으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