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

아동문학

[ juvenile literature , 兒童文學 ]

요약 성인(成人)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창조한 문학의 총칭.

성인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쓴 문학작품 가운데, 어린이에게도 흥미있게 읽히는 작품, 예를 들면 D.데포의 《로빈슨 크루소》 등을 넓은 의미의 아동문학으로 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린이 자신이 쓴 작문이나 동시(童詩)도 아동문학 속에 포함시키려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런 것들은 아동문학이 아니다. 아동문학은 어디까지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인이 만든 문학작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아동이라 하면 보통 6세에서 12∼13세까지의 어린이를 말하는데, 아동문학의 세계에서는 보다 폭넓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보육원 ·유치원 ·초등학교의 과정이 끝나고 중학교 1,2학년까지, 즉 만 3세에서 14세까지에 걸친 어린이가 대상이 된다.

아동문학의 종류에는 동화 ·소년소설 ·동요 ·동시 ·희곡 ·전기(傳記) ·수필 등이 있다. 이들 여러 분야는 다시 세분되어, 이를테면 유년동화(幼年童話)라고 하는 종류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아동문학은 그 기본적 구조에 있어서 문학 그 자체와 조금도 다른 점이 없다. 그것은 아동문학이 창조되는 과정에서 미루어 보더라도 알 수 있으며, 아동문학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일반문학에서와 같이 작가의 사상이나 인식의 질(質), 작품구성의 확실성, 언어의 표현력과 문체의 세 가지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아동문학은 무엇보다 먼저 문학이 되어야 하며 훌륭한 예술성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것을 독자인 어린이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아동문학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하고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아동문학의 특질은 어린이의 생활체험의 내용이나, 정신발달의 단계에 따라서 쉽고, 재미있으며, 게다가 교육성(敎育性)과 지향성(指向性)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소재(素材) ·주제(主題) ·등장인물 ·구성 ·이야기 줄거리 ·용어 등 여러 요소에 대해서는 아동문학에 독자적인 가치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이 점에서 아동문학은 성인문학과 다른 특수한 성격을 가지는데, 소재 ·주제 ·등장인물 등에 있어서 어린이의 독자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었을 때 그것은 비로소 아동문학으로서 자립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아동문학에 의하여 어린이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비춰 주는 ‘거울’을 가지게 되며, 현실사회와 인간의 진실을 발견한다. 또한 성인독자는 아동문학을 통하여 어린이의 내면세계를 알게 된다.

세계의 문학사에서 아동문학의 지위가 처음으로 확립된 것은 19세기 후반 이후의 일이었다. 그 이전에는 우화(寓話) ·민화(民話) ·신화(神話) ·전설 등이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솝 이야기》 《로빈 후드》 《니벨룽겐의 노래》 《그리스 신화》 《아라비안 나이트》 등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프랑스의 샤를 페로가 1698년에 동화집 《거위아줌마 이야기》를 어린이를 대상으로 출판하자 여기에 실린 《붉은 두건(頭巾)》 《신데렐라》를 비롯한 8편의 작품이 큰 호평을 받았다. 18세기에는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여행기》가 나와 아동문학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 영국의 존 뉴베리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출판에 손을 대어 그 보급에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이름은 미국의 아동문학상(兒童文學賞)의 명칭이 되어 지금도 시상되고 있다.

18세기 말부터 유럽에서 일어난 낭만주의운동은 동화의 부활을 촉진시키고 독일의 그림 형제와 러시아의 아파나시예프를 탄생시켰다. 민화(民話) 속에 새로운 시대정신을 불어넣은 것은 안데르센 동화인데 거기에는 사회부정(社會不正)에 대한 분노, 어리석은 것에 대한 풍자, 가난한 것에 대한 동정이 그 근원으로 되어 있다. ‘안데르센(아네르센) 동화’의 출현으로 공상적인 이야기가 성행하였는데, 그것은 영국에서 특히 발전하여 1865년에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왔다. 이 작품은 근대동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으며 영국의 국민성을 상징하고 있다. 그 뒤 모험소설인 《보물섬》(스티븐슨), 동물이야기인 《플랜더스의 개》(위다) 등이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버넷의 《소공자(小公子)》와 《소공녀(小公女)》,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등이 19세기 말에 발표되어 소년소녀소설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프랑스에서는 심리적인 소녀소설을 쓴 세귀르 부인, 공상과학소설을 쓴 줄 베르느, 《집 없는 아이》를 쓴 말로 등이 활약하였고, 독일에서는 교훈주의적인 작품이 많았는데 그 속에서 슈피리의 《하이디》, 비스의 《스위스의 로빈슨》 등 세계적 명작들이 탄생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콜로디의 《피노키오》, 러시아에서는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이 널리 알려져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세계의 아동문학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모두 큰 발전을 이룩하였다. 영국에서는 사실적인 필치의 동화적인 심정이 잘 나타난 공상소설이 일찍이 볼 수 없을 만큼 발전하였으며, 배리의 《피터 팬》, 드 라 메어의 《원숭이왕자의 모험》, 키플링의 《정글 북》, 그레이엄의 《두꺼비의 모험》 등이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인 리얼한 소년소설이 나타났는데 버넷의 《비밀의 화원》, 잭 런던의 《황야의 부르짖음》, 와일더의 《긴 겨울》 등이 그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전에는 모루아의 《뚱뚱이 나라와 키다리 나라》, 빌드락의 《장밋빛 섬》 등이 유명하였고 대전 후에는 베르나의 《머리 없는 말》, 생 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독일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본젤스의 《꿀벌 마야의 모험》을 비롯하여 잘텐의 《밤비 Bambi》, 케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 등이 나왔다. 또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바우만의 《초원의 아이들》, 뤼트겐의 《늑대에게 겨울은 없다》, 브루크너의 《멕시코의 폭동》, 프로이슬러의 《작은 마녀》, 이스벨트의 《노아의 방주》 등이 나왔다.

한국의 아동문학

“우리 대한으로 하여금 소년의 나라로 하라.” 이는 한국 최초의 종합 월간잡지인 《소년》(1908. 11∼14. 8)의 머리말 가운데 한 대목이다. 한국 최초의 자유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도 이 잡지에 실렸고 거기에는 소년문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1912년 11월에 창간된 《붉은 저고리》는 아동문학의 선구로 자처하고 있었으니, 소년문학 ·아동문학이라는 낱말이 이 때부터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에 적힌 풀이대로 ‘나이 어린 사내아이’가 ‘소년’이라면 소년문학의 대상이 남자아이에 국한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을 뿐더러, 그 당시의 ‘소년’이란 비록 10대의 어린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긴 했으나 이미 결혼한 ‘어른아이’를 가리키는 말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남녀 어린이를 통틀어 일컫는 ‘아동’이란 두 자를 ‘문학’ 위에 얹어 ‘아동문학’이라 일컬어 온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1908년에 창간된 《소년》을 비롯하여 《붉은 저고리》 《아이들 보이》 《새별》 등의 잡지가 동화나 동요를 다룬 적이 있으나, 옛날얘기가 남의 나라 동화를 다른 나라 말에서 옮겨온 2중 번역이 많았으며, 글도 한문투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23년 3월에 창간된 《어린이》 잡지를 무대로 새로운 동요 ·동화가 싹트기 시작하였다. 24년에 발표된 유지영(柳志永)의 《고드름》, 26년에 발표된 서덕출(徐德出)의 《봄편지》 등은 딱딱한 창가의 굴레를 벗어던진 예술동요의 새길을 터 준 작품들이었으나 창작동화에 이르러서는 동요보다 뒤져서 마해송(馬海松) ·고한승(高漢承)이 등장하였다. 초창기의 한국 아동문학이 문학작품으로서 손색이 있었음은 시인이나 작가가 붓을 든 것이 아니고 어린이운동에 발벗고 나선 이들이 어린이 깨우침의 한 방편으로 글을 쓴 경우가 많아서 그랬는데, 말과 글을 도로 찾은 8 ·15광복을 계기로 새싹이 돋아났고, 6 ·25의 쓰라린 전쟁을 겪었지만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읽힐 싱싱한 아동문학 작품이 새로 등장한 아동문학 작가 손에서 뒤를 이어 탄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