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법

삼원법

[ Three Distances , 三遠法 ]

요약 전통 산수화의 가장 기본적인 구도법의 하나로 고원, 심원, 평원의 세 종류의 시점을 말한다.

삼원법은 전통 산수화의 기본 구도 형식으로, 자연을 화폭에 담아내는 방식을 산수(山水)를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고원(高遠)·심원(深遠)·평원(平遠)의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작품에 하나의 시점이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러 시점이 병행되어 사용되어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공간 표현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한 화폭 안에 자연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내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소요유(逍遙遊)의 감각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 표현을 지향하던 10~11세기 중국의 산수화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삼원법은 서구의 선원근법 등으로 대표되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의 원근법 개념과 달리, 보다 관념적이고 이상적이며 전형적인 측면이 강하다. 또한, 특정 상황에 일정한 원법이 필수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즉, 삼원법은 3차원의 실재를 2차원의 평면에 구현하는 기법으로서의 과학적인 서구 원근법을 대체하는 개념이기보다는 자연을 복합적이고 다원적 각도에서 관조하고, 이해하고 나타내고자 했던 동양의 자연과 공간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정신 수양의 한 방법으로 보았던 예술관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배경과 역사

산수화가 발달하며 자연의 풍광을 보다 효과적으로 화폭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고민 속에서 삼원의 시점이 고안되었다. 7~8세기경 중국에서 시대와 지역별로 다양한 형식이 출현했는데, 북(北宋)의 곽희(郭熙, 1020~1090)는 그의 저서 《임천고치, 林泉高致》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기존의 이론과 화풍을 종합하고, 본인의 관점을 더해 체계화한 삼원법의 이론을 정립했다. 이 책에서 그는 산수화를 그릴 때 필요한 태도와 자세, 구체적 방법과 기법에 대해 서술했는데, 삼원법은 '산과 물의 형태가 걸음마다 다르게 보인다' 등의 그의 화론을 화폭에 담아내는 하나의 방식으로 제시되었다. 이것은 매원매이(每遠每異), 매간매이(每看每異)의 산수의 의태(意態)를 나타내려는 사상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후 대(淸代)에 들어서며 활원(濶遠)·미원(迷遠)·유원(幽遠)이 더해진 6원의 보다 복잡한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오늘날에는 곽희가 정립한 내용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특징과 종류

삼원법의 고원, 심원, 평원의 세 시점은 자연을 바라보는 다양한 각도에 따라 나타나는 산수의 다채로운 모습과 무한한 공간을 화폭에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하여 보다 풍부하고 유기적인 공간 표현을 가능하도록 한다. 각 시점의 표현 방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구분

시점 및 구도

산세와 색

인물표현

분위기

고원(高遠)

산 아래에서 산 정상을 올려다보는 앙시(仰視)

산세가 높이 솟아 있어 산의 색이 청명함

크고 뚜렷하게 표현

웅장함

심원(深遠)

산 앞에서 산 뒤쪽을 굽어서 넘겨다보는 부감시(俯瞰視)

산이 층층이 중첩되어 나타나 무거우며 어둡고 흐림

작고 세세하게 표현

깊이감

평원(平遠)

가까운 앞산에서 뒤쪽의 먼 산을 바라보는 수평시(水平視)

나직하고 멀고 흐릿해 보이며 산색은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함

크지 않되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표현

광활함

대표 작품

삼원법이 이상적으로 구현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곽희의 《조춘도, 早春圖》(1072)이다. 곽희의 이론이 이상적으로 구현된 이 작품에서 시점은 평원에서 고원으로, 고원에서 심원으로 이동하며,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경험을 화폭에 담아낸다. 삼원법을 한 화폭에 담아낸 작품으로 언급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있다.

카테고리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