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생담

본생담

[ 本生譚 ]

요약 석가의 전생의 생활을 묘사한 설화.
원어명 Jātaka

이 설화가 생겨난 의의는 일찍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석가의 깨달음은 만고불변의 진리로서 너무나도 위대하고 장엄한 것으로, 단지 출가 후 6년의 고행만으로서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래서 그의 고행은 무한한 시간 위에 끝없이 연결되고 무수한 세계 가운데로 한없이 확대되어 전생의 모습이 이야기 형식으로 꾸며지게 되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습은 사람에 국한하지 않고 동물 ·조류 ·신화 ·전설에 이르기까지 당시 유행하던 구비전승담(口碑傳承譚)은 모두 부처의 전생의 모습에 가탁(假託)되어 본생설화로 구성되었다. 한편 부처는 오랫동안 브라만교(敎)의 사상에 물들어 있다가 전향한 교도(敎徒)들을 일시에 불교사상으로 변혁시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고, 이같은 본생설화의 형식을 써서 “현재의 선악업(善惡業)은 과거의 선악업의 결과”라 설명하고, 그 설화를 통하여 인과(因果)의 진리를 분명히 해설하여 불교의 대도(大道)에 들어오도록 시도하였다.

경전 중에는 이같은 설화가 일종의 삽화로서 들어가 있는 것도 있으나 《육도집경(六度集經)》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 《본생경(本生經)》 《보살본행경(菩薩本行經)》 《보살본생만론(菩薩本生鬘論)》 같이 집중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것도 있으며, 또 남방불교의 소전(所傳)인 《소아함경(小阿含經)》 중에는 550편이나 되는 본생설화가 들어가 있다. 이 설화의 구성은 대개 서분(序分) ·본분(本分) ·유통분(流通分)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분은 설화의 인연유래(因緣由來)를 설한 것으로, 본생설화를 설한 경위와 장소 등을 밝힌 부분이며, 다음 부분은 정종분(正宗分) 즉 본론(本論)으로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석가의 전생의 경력을 설한 부분이며, 끝으로 유통분은 결론 부분으로서 본 설화 가운데 나타난 인물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부분이다.

이 설화의 내용은 위로 불도(佛道)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도(菩薩道)를 표방한 것으로서 다 같이 권선징악(勸善懲惡)의 행(行)을 실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그 배역에 나타나는 주인공들은 다양하여 위로 천인(天人)으로부터 아래로 용(龍)이나 뱀[蛇]에 이르기까지 3계 6도(三界六途)의 모든 중생이 나타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본생설화는 경전에 있는 다른 모든 설화들, 즉 비유설화 ·인연설화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완전한 형태로 갖추어진 것이 아니고, 처음 《아함경(阿含經)》 등의 옛 경전에서는 일종의 훈화(訓話)로 간략히 설해져 있었던 것인데 그것을 설명하기 위하여 새로운 비유가 부설되고, 또 그 비유가 사실적 설화로 구성되면서 새로운 글[偈頌] 등이 쓰여지고, 여기에 서분과 유통분이 가해져서 본생설화가 구성된 것이다.

이 같은 설화가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 유포된 것은 2∼3세기로부터 5∼6세기에 이르기까지로 보며, 사실적으로 신봉되었다고 한다. 중국은 267년에 축법란(竺法蘭)이 도래한 때로부터 285년 축법호(竺法護)의 《생경(生經)》 번역본이 나온 때까지 약 218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20권 700여 편의 본생설화가 번역되었다. 또 540년경 페르시아왕(王) 아누시루반 때에 중세 페르시아어로 번역되어 나왔고 그것은 다시 아라비아어 ·근세 페르시아어 ·그리스어 ·에스파냐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등으로 번역되어 《아라비안나이트》를 비롯하여 유럽 여러 나라의 속담 ·동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 불교문화에도 불탑(佛塔)이나 석굴 등의 미술 조각을 중심으로, 시 ·소설 ·전기 ·속담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구비 전승되어 오는 설화 가운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불교설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