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문화

복제문화

[ reproduction culture , 複製文化 ]

요약 실물·실연(實演) 그 자체가 아니라, 전적으로 복제의 형태로 보급되고 향수(享受)되는 문화.

카피문화라고도 하며, 매스커뮤니케이션은 모두 이에 해당된다.

1930년대 W.벤야민은 《복제기술시대에 있어서의 예술작품》(1936)에서 영화·사진 등을 예로 원본(original:실제의 것)의 대용품(가짜)으로서의 복제와는 다른 의미의 복제, 즉 원본에서 독립한 복제에 의해서 예술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지적하고, 복제기술시대(매스컴시대)에는 그 이전과는 다른 예술 양식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복제예술의 개념 및 그 의미를 확대 부연한 복제문화의 개념은 W.벤야민의 저술에서 확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 속에서도 매스컴의 발전으로 복제문화는 계속 융성하고, 텔레비전시대를 거쳐서 고도정보사회를 지향하는 현대는 복제문화의 시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벤야민이 적시한 틀 속에서만 전개된 것이 아니다.

“텔레비전에 의해서 사람들은 현지에 가지 않고서도 그 현지, 또는 현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이 전한 영상이 바로 그 현지인가, 또는 그 사건을 전한 것인가의 여부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불안을 표명하고, “텔레비전 영상은 의사적(擬似的)인 복제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종종 제기되었다. 이러한 주장은 매우 초보적이고 통속적인 원본 복제론에 근거를 두었다. 이것은 현지란 원본 즉 실물이고, 텔레비전은 단순한 복제 즉 가짜라는 자리매김이고, 또 가치적으로는, 원본은 높고 복제는 낮다는 것이 된다. 즉, 벤야민이 복제기술시대 이전의(고전적인) 예술양식으로서 제시한 것을 그대로 복제문화에 적용하려고 하였다. 따라서, 복제문화론은 이들에 대한 비판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복제문화가 복제화기술, 복제전송, 재생기술의 진보에 따라서 한층 발전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복제문화는 전통적 ·직접 체험적인 문화활동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도, 그것과 대립하는 것도 아니다. 즉,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무대화나 매스미디어와의 연동(聯動)에 의해 대규모적인 콘서트·이벤트 등이 실현되는 것처럼 직접 체험적 문화활동을 동기화·활성화하는 면이 있다. 또, 전위 내지 소규모 실연 그룹을 흡수함으로써 복제문화의 활력이 유지되기도 한다. 전통문화(직접 체험적 문화)와의 교류, 공생관계(共生關係)를 통해서 복제문화는 성립된다고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