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족

베르베르족

[ Berber ]

요약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 연안이나 사하라 사막에 아랍인 ·베두인족과 더불어 분포되어 있는 함어계(語系)의 인종.
베르베르족의 여인들

베르베르족의 여인들

세분하면 30여개의 종족군으로 나뉘며, 인구는 약 1,000만이다. 그들의 언어는 J.H.그린버그의 분류에 따르면 아프로아시아 어족(語族) 중의 베르베르어인데, 전에는 서(西)함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베르베르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바르바로이라고 하지만 스스로는 이마지겐이라고 일컬었는데, 고귀한 종족의 출신자라는 뜻이라 한다. 인종적으로는 코카소이드에 속하는데 베르베르-유로아프리카 인종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흑·백  양인종의 접촉지역에 살기 때문에 양쪽의 특징이 혼합되어 있다. 또한 베르베르족과 아랍 베두인족과도 인종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인종학적인 통일체는 아니다.

12세기 이래 페니키아인이나 로마인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고 특히 카르타고와 로마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농경민족으로서 발달하여, 일찍이 베르베르족은 농경, 아랍인은 유목이라고 하는 식으로 구별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각기 지리적 환경에 적응한 다양한 생활양식을 지니고 있어서 일괄해서 규정할 수는 없다. 종교적으로는 아랍 베두인족을 매개로 하여 11세기에 북서 아프리카에 이슬람교가 침투하여 사하라 전역에 미쳤기 때문에 베르베르족도 일찍부터 이슬람교화되었다. 그러나 사하라 동·남부에서 흑인계 수단 문화와의 접촉도 옛날부터 있었으므로 사하라 본래의 전통적 신앙의례(信仰儀禮)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 그들의 문화에는 흑인 아프리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인종·언어·종교·문화가 베르베르·아랍·흑인 3자에 의하여 복합 및 교차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것들이 사회계층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베르베르족 중의 웅족(雄族)인 투아레그족은 베르베르어를 사용하며 ‘베일을 쓰는 민족’으로서 베르베르문화와 순혈(純血)을 자랑하는 지배층과, 그들에게 예속된 하층 흑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배층에는 귀족과 평민의 구별이 있는데 평민은 인종적으로 흑인과의 혼혈이 비교적 뚜렷하지만 귀족층보다는 덜 이슬람화되어 있다.

11세기에는 아프리카·이베리아 지역에 무라비트왕국을, 12세기에는 무와히드왕국을 건설하였으나 모두 아랍의 지배층과 세력을 다투면서 건설한 것이었으므로 영속성이 없었다. 귀족은 전사(戰士)로서 평민을 외적으로부터 수호하여 주는 동시에 유목 캠프의 지도자이기도 하였다. 평민은 특정한 귀족에의 공납(貢納)으로 귀족과 경제상의 공존관계(共存關係)를 유지하였으며 흑인은 노예로서 부유한 지배층의 경작지의 일부를 소작(小作)하는 외에 천민 카스트로서 대장질이나 피혁가공의 일에 종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