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쌀을 중심으로, 기타 곡류에 물을 가하여 끓여서 죽보다 되게 지은 것의 총칭.
팥밥

팥밥

밥을 짓는 곡류 중에서는 쌀이 수위(首位)를 차지하므로 좁은 뜻으로는 쌀밥만을 가리키기도 하며, 다른 곡식을 섞을 때는 혼합물의 이름을 붙여서 보리밥·콩밥·팥밥 등으로 부른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일본 및 동남아시아 민족의 대부분이 밥을 주식으로 하여, 섭취 칼로리의 대부분과 영양분의 일부를 이에 의존한다. 예전에는 일부 귀족 가정을 빼놓고는 보통 쌀밥보다는 콩·팥은 물론, 중부 이남지방에서는 보리를,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조를 많이 섞은 잡곡밥을 상식(常食)하였다. 그러나 명절·제사·생일 같은 때는 서민층에서도 쌀밥을 먹었다.

〈쌀밥의 영양과 성분〉 쌀밥은 조리법이 간단하고, 조미(調味)를 하지 않아도 맛이 좋아서 상식(常食)하여도 물리지 않고, 소화 흡수도 좋으며, 필요한 영양소를 거의 다 함유하고 있다. 다만 정백도(精白度)를 넘은 백미(白米)는 비타민 B1과 무기염류가 다소 부족하나, 이것은 쌀밥을 단일적(單一的)으로 다식(多食)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므로 섭취량을 적당히 조절하고, 양질의 부식을 함께 먹으면 이 결점은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수분이 약 65%이고, 주성분은 녹말로 입자가 미세하고, 열에 의한 호화와 알파화(α化)도 비교적 빠르다. 단백질도 약 95 %는 순단백질이고 나머지는 아미드 상태이다. 동물성 단백질에 비하면 리신(lysine)과 트레오닌(threonine)이 적지만, 그 밖의 필수아미노산은 갖추어져 있어서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는 상위에 속한다. 그러나 비타민류(類) 특히 B1과 무기성분이 적다. 쌀밥 100 g이 위 속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2시간 15분이다.

〈종류〉 밥이라면 쌀 단일의 밥을 말하는데, 쌀밥에는 원곡(原穀) 그대로의 현미밥, 쌀의 도정도에 따라서 반도미(半搗米)밥 ·칠분도미(七分搗米)밥 ·배아미(胚芽米)밥 등이 있다. 그리고 잡곡을 섞은 보리밥 ·조밥 ·수수밥 ·옥수수밥 ·콩밥 ·팥밥 등이 있는데, 한 가지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잡곡을 함께 섞기도 한다. 또, 계절에 따라서 제철에 나는 채소나 견과류 등을 섞어서 계절의 맛을 즐기는 감자밥 ·완두콩밥 ·콩나물밥 ·무밥 ·송이밥 ·밤밥 ·굴밥 등이 있다. 한국에서 대보름날 먹는 오곡밥과 약밥(약식), 그리고 겨울철에 즐겨 먹는 김치밥 등은 맛과 영양이 좋은 밥 중의 하나이다. 밥은 보통 밥그릇에 따로 담아 반찬과 함께 먹는데, 한국의 비빔밥이나 서양식의 필러프(piluf), 중국식의 차오판[炒飯] 등과 같이 다른 재료와 함께 조미된 밥도 있다. 휴대하기 편리한 형태로는 주먹밥 ·김밥 또는 일본식의 여러 가지 초밥 등이 있다.

〈조리법〉 쌀을 잘 씻어 일어서 돌을 없앤 후 적당량의 물을 붓고 끓인다. 물의 양은 쌀의 건조도(乾燥度)에 따라 다르다. 햅쌀은 적게, 묵은쌀은 많이 붓는데, 대개 쌀의 1.1∼1.3배가 적당하다. 묵은쌀은 잠시 물에 담갔다가 밥을 짓는 것이 좋다. 잡곡이나 기타 혼합물도 미리 손질해서 종류에 따라 쌀 밑에 안치기도 하고 쌀 위에 안칠 때도 있으며, 쌀과 골고루 섞기도 한다. 처음에는 불을 세게 하여 끓이다가 물을 잦힌 후에 불을 약하게 해서 5∼10분 동안 뜸을 들인다. 최근에는 전기밥솥으로 밥짓기가 편리해졌으며, 많은 양의 밥을 지을 때에는 파이프로 증기를 보내서 익히는 방법도 있다.

〈쌀밥의 장단점〉 장점으로는 쌀은 모든 곡류 중 가장 맛이 좋고, 특히 동양 사람의 기호에 맞다. 조리법도 간단하고 수분이 많기 때문에 먹기 쉽고, 소화 흡수도 좋다. 또 다른 잡곡이나 채소 ·어패류 ·수조육류와 함께 섞어서 지을 수도 있다. 단점으로는 수분이 많아서 중량이 크기 때문에 빵이나 건빵류에 비하여 휴대하기에 불편하고, 여름철에는 부패하기 쉽다. 맛이 좋은 탓으로 단일적으로 많이 먹게 되면 비타민 B1과 일부 아미노산, 그리고 무기성분의 결핍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