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반응

레페반응

[ Reppe reaction ]

요약 1930~1940년대에 독일의 화학자 W. J. 레페가 개발한 고압 아세틸렌을 사용하는 일련의 합성반응, 즉 각종 유기화합물에 특수한 촉매를 사용하여 가압하에 아세틸렌을 반응시키는 일이다.

레페반응은 제2차 세계대전 전부터 전쟁 중에 걸쳐 레페를 중심으로 연구되어 독일 국내에서 크게 발전을 이루었으며, 전후에 진주한 연합군의 기술조사단이 그 위대한 성과를 보고함으로써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즉, 합성고무(부나)를 비롯하여 놀랄 만큼 많은 화합물, 특히 공업원료가 좋은 수득율로 안전하게 합성되었다. 독일에서는 이를 레페반응 또는 레페화학이라 하였다.

레페화학의 요점은 각종 유기화합물에 특수한 촉매를 사용하여 가압하에 아세틸렌을 반응시키는 일이다. 이 방법에 의하여 지금까지 얻지 못하였던 새로운 유기화합물이 용이하게 합성되었고, 또한 종래의 복잡한 방법으로 합성되었던 것을 간단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레페화학에 의해서 아세틸렌은 화학공업의 원료로서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여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었으나, 이어서 일어난 석유화학공업으로 그 이상의 각광을 받지 못하였다.

레페화학의 범위는 매우 넓으나, 이를 크게 나누면 비닐화와 에타인일화 및 아세틸렌의 고리화 중합반응(分子內-分子間重合反應)과 카보닐화의 네 가지 반응이다.

① 비닐화: 가장 먼저 발견된(1930) 것으로, 오토클레이브(autoclave: 고온·고압하에서 화학반응 등을 일으키는 내열·내압 용기)에 알코올과 수산화나트륨을 넣고, 150~200℃에서 20~30기압으로 아세틸렌을 작용시켜 단번에 비닐에테르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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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 반응은 알코올·메르캅탄·카복실산·아민 등에도 널리 사용되어 염화비닐·비닐에테르·비닐아민·비닐에스터 등 비닐화합물을 얻었다. 이 비닐화합물을 중합시키면 폴리비닐화합물이 되어, 도료·접착제·플라스틱·절연재료 등으로 이용된다.

② 에타인일화: 1937년경에 발견된 제2의 레페반응으로, 아세틸렌이 삼중결합을 가진 채 에타인일기 HC≡C-로서 다른 화합물에 도입되는 반응이다. 이 반응은 고압하에서 구리·은·수은 또는 그들의 아세틸리드를 촉매로 하여 에타인일기를 카보닐기에 첨가시켜 에타인일카비놀을 합성한다. 대표적인 것은 구리의 아세틸리드를 촉매로 하여 5~15기압, 90~100℃의 조건하에서 이루어지는 포말린과 아세틸렌(에타인)에서 프로파르길알코올(propargyl alcohol)과 뷰타인다이올을 합성하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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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고, 후자는 합성섬유(나일론)나 합성고무(부나)의 원료로 제조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에서 공업화되었다.

③ 고리화중합반응: 아세틸렌 4분자 또는 3분자가 중합하여 고리모양 화합물을 생성하는 반응으로, 니켈카보닐과 트라이페닐포스핀에서 생기는 착화합물을 촉매로 하여 고압(20기압 정도) 아세틸렌을 반응시키면 육원고리인 벤젠이 생긴다. 또 사이안화니켈 등의 니켈 착화합물을 촉매로 하여 고압 아세틸렌을 중합시키면 팔원고리인 사이클로옥타테트라엔이 생긴다. 이것은 팔각형 구조를 가지는 불포화도가 높은 화합물이며, 쉽게 석신산·테레프탈산(합성섬유 테릴렌의 원료)·스타이렌(폴리스타이렌 수지의 원료)·페닐아세트산(농약) 등으로 바꿀 수 있다.

④ 카보닐화: 아세틸렌과 일산화탄소에서 카보닐기를 가진 유도체를 합성하는 반응으로 니켈·코발트 등인 금속 카보닐 화합물을 촉매 및 일산화탄소원(源)으로서 사용한다. 아세틸렌과 니켈카보닐을 물 또는 산의 존재하에 반응시키면 아크릴산이 생기고, 알코올 존재하에 반응시키면 아크릴산에스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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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산에스터의 중합물은 도료·접착제·종이 가공제·피혁 완성제 등 용도가 많다. 카보닐화 반응은 레페반응 중에서 현재 공업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중요한 합성법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