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문학

동남아시아문학

[ 東南─文學 ]

요약 동남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여러 민족의 문학.

광대한 동남아시아에는 여러 민족과 언어가 분포하고 있으므로, 잡다한 문화와 국가사회가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상이한 민족적 풍토 속에서 자라난 문학 또한 다종다양하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문학과 말레이시아문학은 본래 같은 뿌리였으나, 지금은 서로 다른 성장을 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민족문학으로서 잘 알려진 타갈로그문학이 있지만, 비사야문학도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미얀마에도 몬족(族)과 카친족(族) 등 소수민족의 문학이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 문학에 공통되는 3가지 조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동남아시아의 구전문학
이 지역의 토착, 또는 고유문학의 전통은 대부분 민간전승의 형태로 계승되고 있다. 베트남의 가요 ·속담, 캄보디아의 설화, 타이와 라오스의 민화 ·민요, 미얀마의 농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4행시 등은 본래 민중 사이에서 발생,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구전문학(口傳文學)이다. 이 중에는 문자화되어 문학적 가치가 인정된 것들도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역시 운문은 산문에 선행한 문학으로 전통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운문의 우위성은 구전문학뿐만 아니라 기록문학에도 나타나 있다. 시를 비롯하여 소설 ·극 ·격언 ·속담 ·종교법어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문학 부문이 운문체를 취해왔다.  

동남아시아의 차용문학
다음 단계는 외래문화의 이입(移入)에 의한 차용문학(借用文學)의 발생이다. 동남아시아의 차용문학은 고대 중국 ·인도 등 2대 문화의 섭취로부터 비롯되었다. 이후 중세의 아라비아문화, 근대의 서구문화의 수입으로 이어진다. 중국문학의 영향은 특히 베트남에서 농후하여, 10∼18세기에 한문 ·한시의 융성이 극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것은 직수입 문학으로서 한학자들의 소일거리에 불과했다. 이 문학이 베트남문학으로 뿌리를 내린 것은 18∼20세기 전반에 발달한 베트남 속자로 기록된 추놈(chu’nôm) 베트남문학에 의해서다. 특히, 구엔왕조[阮王朝] 때의 장편시 《단장신성(斷腸新聲)》은 그 최고봉이다. 타이에는 19세기에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가 번안, 수입되었다. 그 밖에 중국 사화가 많이 번역되었다. 《삼국사》는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도 있다.

한편, 인도문학의 영향은 인도차이나반도의 불교권은 물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까지 미치고 있다. 인도의 고전 《마하바라타》 《판차탄트라》 《라마야나》 등이 여러 형태로 번안되어 각국에 이식되었다. 불교설화 《자타카[本生經]》도 동남아시아 각지로 전해져 문학 ·연극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 ·인도의 영향은 문학의 형식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체에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차용문학이 그 시대 각국의 독자적 문학을 궁정(宮廷)과 학자들 사이에만 머물게 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14∼15세기경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이슬람화하였으나, 문학면에서는 힌두 ·자바 문학에 흡수되었다.

동남아시아 국민문학의 대두
동남아시아문학의 제3단계는 국민문학의 대두다. 이 지역의 여러 나라에서는 19세기에 이르러, 문학을 특권계층으로부터 민중에게로 되돌리려는 운동이 일어났다. 베트남에서는 구엔주[阮攸]가 그 기수였으며, 타이에서는 이보다 늦게 스톤푸가 나타나 최대의 국민시인으로 활약했고, 미얀마의 우친우는 연극을 궁정에서 민간으로 옮기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문학의 근대화 움직임은 서구문학이 그 도화선이 되었다. 따라서 각국의 독립운동의 고양에 힘입어, 인도네시아에는 ‘신작가’, 베트남에는 ‘자력문단(自力文團)’ 등 문학 근대화를 위한 조직 서클이 생겨났다.

필리핀에서는 오랜 기간 부득이 에스파냐어와 영어로 작품을 발표해 왔으나, 1930년대부터는 타갈로그어(語)로도 발표하게 되었다. 1960년 이후에는 타갈로그문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식민지 경험이 없는 타이도,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서구 근대문학의 수법을 익힌 작가들이 배출되었다. 현대 동남아시아 문학은 젊은 작가들로 말미암아 백화요란(百花燎亂)의 지경에 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문학사적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