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공

독공

[ 獨功 ]

요약 판소리 가객(歌客)들이 득음(得音)하기 위해 토굴 또는 폭포 앞에서 하는 발성수련.

독공창(獨功唱)은 폭포소리를 이겨내게 하거나, 외부 소리와 섞이지 않는 토굴 속에서 반사음으로 창법을 교정하는 등 실로 몇 년이 걸려야 이룩할 수 있는 판소리 특유의 피나는 발성수련이다. 조선 후기 판소리의 중시조(中始祖) 송흥록(宋興祿)을 흠모하던 관기(官妓) 맹렬(孟烈)은 3년간 폭포 뒤에 숨어서 이 명창이 피를 토하며 부른 독공창이 폭포소리를 이겨내기를 기다린 끝에 득음한 후 그의 아내가 되었다는 일화나, 역시 조선 후기의 명창 이날치(李捺致)가 일체의 잡음을 차단한 동굴 속에서 신기(神技)에 가까운 성질수련(聲質修鍊)을 쌓아 이로써 터득한 그의 새타령을 듣고 뭇 산새가 날아들어 그 소리가 노래소리인지 새소리인지 분간하지 못하였다는 시인 임규(林圭)의 증언은 실로 독공만으로 터득할 수 있는 판소리의 신비스런 경지를 말해준다.

1982년 8월 한국방송공사(KBS)는 “판소리는 비과학적인 민중의 소리인가”라는 가설을 세우고 국내의 학자 및 20여 명의 가객을 동원하여 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 판소리의 폭포 ·동굴 독공에서 나오는 성량(聲量) ·성질(聲質) ·음역(音域) 등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주목을 끌었다. 음성학자 ·전자공학자와 음압(音壓) 레벨측정기 등을 동원해서 실시한 이 실험 결과 ① 토굴 독공은 가객의 소리를 외부 소리와 섞이지 않도록 감싸는 오늘날의 스튜디오와 같은 구실을 하고, 요즘 가수들이 헤드폰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들어가며 창법을 교정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가객의 소리를 계기로 측정한 결과 가장 큰 소리(100데시벨)와 벽에 부딪쳐 나오는 반사음(90데시벨) 및 가객의 귀밑으로 들리는 소리(90데시벨)가 서로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② 폭포에서의 독공은 소리를 익히는 가객들이 폭포소리보다 더 큰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성량을 키우고, 음을 정확히 분별할 수 있는 득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등 과학적인 수련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실험 결과 독공으로 득음한 명창들의 소리는 폭포소리(82데시벨:공사장의 불도저 엔진소리와 유사)보다 훨씬 음량이 큰 107데시벨로, 이 소리는 300명이 일시에 터뜨리는 소리에 해당한다. 음역에 있어서는 벌이 웅웅거리는 듯한 가장 낮은 소리(31.5Hz)에서 초음속기의 엔진소리(1만 6,000Hz)에 해당하는 고음까지 폭이 매우 넓으며, 성역은 3옥타브 반 정도, 음성 지속시간도 평균치(남자:20∼25초, 여자:15∼20초)를 훨씬 넘는 것으로 밝혀져 독공을 통한 판소리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게 되었다.

역참조항목

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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