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상황
[ Grenzsituation , 極限狀況 ]
- 요약
독일의 철학자 K.야스퍼스의 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상.
'한계상황'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갖가지 상황 속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상황이란 "그것에 깊이를 가지며 결코 종결되는 일없이 스스로 안에 가능성 및 불가피성으로서의 미래를 간직하는 것"이며, 말하자면 현존하는 주관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의 이해관계를 갖는 현실을 가리킨다. 그 중 대부분의 상황은 우리들 자신이 만들거나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중에는 변화시킬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우리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 있다. 예를 들면, 출생·우연·죽음·고통·다툼·책망 등이 그것이다. 우리들의 존재를 한계짓는 이 궁극적인 상황을 극한상황이라고 한다.
극한상황의 경험은 우리들을 고독과 절망 속으로 몰아넣는데, 야스퍼스의 말에 의하면 이를 회피하지 않고 "존재란 무엇인가" "오히려 무(無)가 아닌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을 가지고 이 의식적인 '비약(飛躍:Sprung)'에 의해 존재 자체에 대해 각성한다. 그리하여 사랑과 초월자(超越者)에 대한 신앙을 갖게 될 때 비로소 우리들은 세계의 구속을 벗어나 참다운 자기 자신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