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신앙

[ faith , 信仰 ]

요약 절대적 타자(他者)나 절대적 자기에 대한 신뢰적·합일적(合一的)인 태도.

그리스도교에서는 하느님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 내지는 하느님의 섭리(攝理)에 대한 인간의 순종(신뢰)이라는 인격적 관계를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신불(神佛)과 같은 성스러운 존재에 대한 신뢰와 무조건 복종을 말하며, 불확실한 것을 주관적으로 확실하다고 믿는 것은 신앙이 아니다.

사람은 종교적 체험이나 의례(儀禮)를 되풀이함으로써 인격의 내부에 차츰 일정한 신앙적 자세가 형성되어 가는 것을 뚜렷이 자각하게 된다. 이 심적인 태도가 바로 신앙이라는 것인데, 신앙은 개인생활을 통일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는 한편, 신앙의 표현인 신조·조직·제도를 가진 공동체의 생활을 통일하는 중심이 되기도 한다.

신념과의 구별

인간은 지성(知性)을 통하여 직접적인 경험이나, 타인의 경험에 의해 얻어진 지식의 범위 안에서 사물을 생각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지식은 학문적 연구에 따라 무한히 변하면서 진보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 지식의 확실성은 항상 불완전하다.

그러나 불확실하고 충분히 검증(檢證)되지 않은 지식이라도, 하나의 가설(假說)로 인정되거나 주관적으로 완전하다고 긍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전적으로 지적(知的)인 근거에만 의거하여 생각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심적 태도가 신념이라는 것이다. 한편 신앙은 정의(情意)의 면까지를 기능적으로 통일하면서 실존적 상황에서 생사를 걸고 초월적 존재와 전인격적(全人格的) 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신념은 합리적 경험의 범주에 그치는 사고형식을 갖는데 비해, 신앙은 지(知)·정(情)·의(意)의 경험 전체에 관련될 뿐 아니라 경험을 초월한 영역에까지도 관련되기 때문에, 기성의 사고형식을 넘어선 새로운 것을 낳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과학이 진보하면 신앙은 불필요해진다는 사고방식은 신앙과 신념을 혼동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앙의 변화

신앙의 대상, 심적 태도의 특색,사회나 문화의 상황에 따라 신앙의 형태도 여러 가지로 다르다. 인간형성의 과정에 있어서도 유년기에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신앙은 변화한다. 특히 청년기에는 종교문제에 관심이 많아지기 때문에 입신(入信)이나 개종(改宗)이라는 회심(回心)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신앙은 점차 깊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신앙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신앙의 여러 형태로 구별되기도 하는데, 이상적인 종교적 인격을 갖춘 가치를 성자성(聖者性) 또는 성숙한 생산적 종교 정조(情操)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