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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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群書標記 ]

요약 조선 후기 정조 때 규장각을 중심으로 하여 정부에서 편찬한 책들에 대한 설명을 담은 책.
구분 서록
저자 정조 외
시대 조선 후기

6권. 정조 문집인 정리자본 《홍재전서》에 포함되어 있다. 정조가 서술한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실제로도 정조가 편찬한 글들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지금 볼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한 사람은 정조의 문화정책을 뒷받침한 신하들인 것으로 생각된다.

정조가 직접 편찬하거나 편찬에 참여한 책을 어정(御定)으로, 그 명령을 받들어 편찬된 책을 명찬(命撰)으로 크게 나누어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어정은 《해동신감(海東臣鑑)》을 필두로 85종, 명찬은 《역학계몽집전(易學啓蒙集箋)》을 비롯하여 62종에 이른다. 각 책을 편찬 연대순으로 배열하여 제목과 권수를 표제로 앞세운 다음 간행여부를 밝혔다. 이어 편찬의도 ·주제 ·내용 및 그 항목, 정조와 신하들이 지은 서문 및 발문, 편찬의 과정과 참여한 인물들, 활자의 제작 등을 포함한 간행경위 등을 실었다.

수록된 문헌들은 《해동신감》 등의 우리 역사서, 《송사전(宋史筌)》 등의 중국사, 《경서정문(經書正文)》 등의 유교 경전, 《사원영화(詞苑英華)》 등의 조선 및 중국 문학서, 《규장전운》 등의 음운(音韻) 서적, 《황극편(皇極篇)》 등의 정치이론서, 《악통(樂通)》 등의 음악이론서, 《도리총고(道里摠攷)》 등의 지리서, 《수민묘전(壽民妙詮)》 등의 의학서, 《신법중성기(新法中星紀)》 등의 천문서, 《흠휼전칙(欽恤典則)》 등의 국가제도론, 《군려대성(軍旅大成)》 등의 군사서, 《곡부합록(穀簿合錄)》 등의 재정지침서, 《규장각지》 등의 관서지, 《이충무전서》 등의 문집 및 그 밖의 여러 분야에 관한 책들로서 18세기 후반 조선문화와 국정의 폭과 깊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정조 연간의 ‘책들에 대한 책’이라는 점에서, 규장각에서 중국도서들을 수집하고 이용하기 위해 편찬한 해제집 《내각방서록(內閣訪書錄)》이나, 조선의 도서들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책판을 조사하여 작성한 책판목록 겸 해제집 《누판고(鏤板考)》 등과 문화적 맥락을 함께 하는 책이다. 서적에 대한 정조연간의 문화사업이 단순한 수집이나 간행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업들을 다시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조망하면서 전체적인 체계를 갖추고 방향을 점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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