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

구조개혁

[ structural reform , 構造改革 ]

요약 자본주의를 변혁하기 위한 마르크스주의 전략.

구조개혁을 전략적 체계로 정식화한 것은 이탈리아공산당으로, 1956년 P.톨리아티의 지도하에 제8차 공산당대회에서 채택한 강령적(綱領的) 선언이 그 확인절차였다. 그러나 구조개혁은 그 배후에 마르크스주의의 원리를 근거로 하고 있으며, 이 원리를 탐구한 사람은 A.그람시이다. 구조개혁이 마르크스주의 전략으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그 사회가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사회이어야 한다는 역사적 조건이 필요하다.

즉 이 조건 아래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사적 원리(私的原理)와 사회적 ·공적 원리(公的原理)가 예리하고 지속적인 대립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공업의 단계는 일반적으로 국가독점자본주의로 불린다. 여기서는 생산 ·소유 ·관리 ·분배라고 하는 여러 영역을 사적 이윤의 추구에 따르게 하려는 자본의지와 이들을 사회화해서 자본의 사적(私的) 헤게모니를 제한하고 타파하려는 노동논리가 대립한다. 이런 경제과정에 부응하여 정치과정도 같은 상황이 출현한다.

즉 자본제 민주주의하에서는 권력의 실질적 집중(과두지배)과 그 형식적 사회화(대중민주주의)와의 모순이 확대된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부르주아적 제한과 그 사회주의적 철저화를 둘러싼 계급투쟁의 무대를 제공한다. 구조개혁은 자본주의사회의 내부에 반(反)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하여 자본과 그 권력에 적대적인 개입정책을 취함으로써 사회주의변혁으로의 주관적 ·객관적 조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부르주아 권력의 헤게모니하에서 부분적 개혁을 서서히 시행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회민주주의적 개량주의나 혁명 이외에는 어떠한 반자본주의적 개혁도 있을 수 없다는 교조적 좌익소아병(敎條的左翼小兒病)과는 그 유형을 달리한다. 구조개혁은 부르주아 정치권력의 토대를 이루는 시민사회의 내부에 부르주아지의 헤게모니에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진지전(陣地戰)의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생산업소나 거주지에 직접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반독점진지(反獨占陣地)를 구축하는 것이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견해의 배후에는 사적 유물론에 대한 그람시의 해석방법이 있다. 앞서 마르크스는 생산력에 상응한 생산관계라는 토대 위에 관념적 ·법제적 상부구조가 성립되고, 토대의 변혁과 함께 상부구조도 변혁된다고 생각하였다.

여기서 토대의 변혁을 목표로 하여 우선 중앙권력을 탈취하는 러시아혁명형의 방식이 도출(導出)되었다. 이에 대하여 그람시는 토대와 상부구조의 ‘역사적 블록’을 중시한다. 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적 지반에서 생산력과 토대와의 모순을 의식한 인간이 ‘역사적 블록’을 변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입각하여 그람시는 인간의 의식과는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에 대한 레닌의 파악에 대하여 ‘그것을 변혁하는 인간과의 역사적 관계 속에 있는 현실’이라는 파악에 중점을 둔다. 레닌이 자연사적 ·발생론적 파악에 역점을 둔 데 대해 그람시는 인간사적 ·의식적 파악을 중시한다.

구조개혁은 이러한 마르크스 ·그람시적인 유물사관의 바탕 위에서 도출된 실천적 ·혁명적 방식이다. 사회주의혁명에 있어서도 전쟁이나 공포의 비극적인 파국을 계기로 하는 종말사관적(終末史觀的) 형태가 있었다. 그러나 구조개혁은 혁명의 과정조차도 인간의 의식적 영위(營爲)하에 두려고 한다.